일상다반사 /일상

며느리는 딸이 아니라 자식이다.

모과 2019. 1. 13. 18:49


아들만 둘 키운 나는 둘째가 딸이기를 간절히 소망했으나 내 팔자에는 딸이 없었다.


두아들에게 자존감을 높이는 것은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가르쳤다.

남자가 아닌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려 애썼다.


양성평등 교육은 내가 아들들의 인격을 존중하므로서 엄마를 소중하게 여기게 했다.

나의 양성평등 교육이 아들들의 직장생활과 결혼생활에 큰도움이 되고 있다.


둘째가 대학졸업 전에 취직하고 서울로 발령난 후, 한 여성을 만나 3년 연애, 결혼한지 6년차이다.

며느리는 화목한 가정의 2녀 중 장녀로 다른 집의 장남 같은 마인드를 가졌다.


딸을 키워 보지 못한 나는 아들 신혼초 며느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어색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며느리도 자식이라는 생각이 점점 가슴에 새겨지고 있다.


며느리 동글이(애칭)가 가족으로 오고 우리집에는 한다발의 행복도 같이 왔다.

그전의 생활은 물맛같이 변화가 없는 그저그런 날들이 연속이었다


손녀를 낳고 양가는 활력이 생겼다.

손녀는 나를 많이 닮았는데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이 경이롭고 신기했다.

아들은 며느리와 딸아이를 같이 키우며 육아가 너무 힘들어 자식을 그만 낳는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며느리는 딸이 외롭다고 한 명 더 낳고 싶어해서 고마웠다. 남편과 사이가 좋은 증거라고 생각했다.

손자의 출생은 또 다른 기쁨을 주었다. 아들이 주는 담백하고 의젓한 기쁨을 며느리도 느낄 수 있는게 좋았다.


먼훗날 며느리는 아들의 성장과정을 보며 시어미인 나를 더 이해할 것이다.

일주일에 두 세 번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주는 아들, 화상통화로 손녀와 손자를 보여주는 것이 큰효도이다.


아직도 며느리와 나는 만나면 좀 어색한 면이 있다. 일년에 4~5번 만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며느리는 자주 오고 싶어하는데 정리정돈이 잘 안되는 나 때문에 늘 서울 아들집에서 만난다.


나는 감기 한번 안걸리는 아들 보다 며느리 건강을 더 염려한다.

딸을 키워보지 못해 딸같이는 대하지 못하지만, 며느리도 분명한 우리집 자식이다.

그러나 좀 어려운 자식이다.

핸드폰에 며느리는 <동글이 막내딸>로 저장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