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일상

부모는 자식의 운명이다.

모과 2018. 10. 22. 08:30


부모와 형제자매는 천륜이라 선택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나는 두아들의 운명이다. 40년 전 큰아들을 낳을 때는 준비없이 그냥 엄마가 됐다.


45세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후 큰상처와 상실감이 남았다. 2년 후 남편이 다가왔고 3개월 만에 결혼을 했다. 대학원생인 남편은 번역일로 용돈보다 좀 큰돈을 벌었다. 중학교 교사인 나는 왕복 3시간 거리를 6번 차를 환승하며 통근했다. 다행히 큰아들 출산 후 학교 근처로 이사갔다.


입덧이 너무 심해서 의사는 휴직을 권유했으나 당시 사립학교는 사직을 해야할 분위기였다. 대책도 없이 사표를 써 제출했더니 뜻밖에 일이 벌어졌다.


" 김선생 같이 양심적인 교사는 처음이예요. 앉아서 수업해도 좋아요"


걸혼 후 새로 간 학교에 3월에 임신했고 겨울 방학 2일 후에 출산한 기가막히게 미련한 상황이었다. 태교를 제대로 못하고 뱃속의 아가에게 스트레스만 주었다.


남편이 대학원을 졸업하고 2년 후 항구 도시의 대학 전임강사가 됐고 나는 전업 주부가 됐다.

큰아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젔다.


'내가 미쳐 몰라서 아이에게 제 때 교육을 못하면 어쩌나?'


아들이 커서 나보다 좋은 엄마를 만났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하고 싶지않았다. 최선을 다해 책을 찾아읽고 좋은 학습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12월생인 아이가 천천히 받아들이도륵 노력했다. 매일 아침에 약수터에 같이 갔고 아파트 주변길을 걸었다.


그러나 나는 37세에 큰수술을 해서 아들들에게 어미걱정을 하게 했다. 남편은 계속되는 사업실패로 경제적인 어려움과 부수적인 상처를 주었다.


내가 아들들에게 준 가장 큰 유산은 성실 ,검소, 정직, 끈기, 예의, 분수라고 믿고 싶다.

많이 부족한 엄마지만 자기들에게 늘 최선을 다한 것을 안다. 우리집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식이 부모를 배려하는 형국이 됐다.


내일이면 결혼한 막둥이의 둘째 손자가 태어난다. 손녀딸 같이 제왕절개로 출산하니 대전 사는 할미가 갈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는 좋은 부모이다. 특히 며느리는 모성애가 남보다 강한 엄마여서 감사하다.

나의 사랑하는 손녀와 손자는 무난하게 인생을 살아가길 빌고 있다.

우선 나부터 좋은 할미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