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나이

모과 2014. 10. 27. 13:35

주말마다  덕산 시골집으로 가는 길의 예산평야는  매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누렇게 익은 벼들과 길가에 단풍 들어가는 가로수들을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넓은 들판 논들의  결실을 보며 내 인생도 이 계절 쯤 도착했다는 것을 느낀다.


 

나이 60이 넘으면 덤으로 사는거라고 했다. 요즈음은 60부터 75세 까지를 신중년20년 전에는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격려도 해주고 60대 이상들은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나는 생리학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몸과 자주 막막해지는 마음의 상태를  자주 느끼고 있다.철이 들고  아마도 고2 정도 됐을 때부터라고 기억 된다.  나는 참 성실하고 진실되게 살았다.

무엇보다도 좋은 아내와 엄마가 되고 싶었고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큰 고난도 여러번 극복하며 살았지만  지금도 내면의 갈등을  계속하며 살고 있다. 까칠하고   직선적인 나와 착해지고  싶은 나와의 싸움에서 선이 이기는 비율은 70% 정도 같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70점 짜리 사람이라고  가끔 말한다. 
 




 사실 인생살이에 큰 문제로  힘든 경우는 몇 번 없다 매일 접하는 사소한 일들이 사람의 마음을 혼란에 빠트리고 고집을 만들며 남과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일을 할 때가 많다. 한발짝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사실 별 문제아닌데 말이다. 

 

나이 60이 넘었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 동안 살아온 결과를 응보로 받아들여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노년의 화두는  건강과 경제력과  일거리와 무료함이라고 했다. 나는  건강을 위해서  내안의  사소한 갈등에서 선이 이기려는 노력을 많이 하며 산다. 좋은 강의를 들으러다니고  좋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남편과 주말에 덕산 시골집에 자주 가고 있다.

건강을 잃고 남편과 자식들의 짐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며 운동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  기관지가 너무 약해서 늘 감기를 달고 사는 나는  노년의 반을 잠으로  보내고 있다.  건강 때문에 삶의 질이 낮아진 경험을 하고 있어서 더 건강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노년의 가장 큰 결실은 자식들과 손자들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아들들은 착하게 잘자랐다.   힘들어도 자기들이 책임질 일에 대한 상황파악을 빨리 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며느리 동글이는  가정교육을 잘 배운 아가라서 다행이다.   며느리로서 해야할일과 예의를  잘 실행하고 있다.  우리집은 며느리 동글이가 가족이 되면서  더 다복하고 행복한 집이 되었다. 
 

앞으로도  서로 노력해서  우리가 가족이고 고부간이 된 것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앞으로  손주를 보게 될 것이고  큰며느리도 보게 될 것이다.  그문제는 아들들의 몫이다. 생각이 깊은 아들들이 결정하는 대로 그대로  인정하면 된다.  이젠   부모보다 생각도 지혜도 판단력도  월등하기 때문이다.
 

내가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은 건강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기도를 하는 할머니로 살아가는 일이다.앞으로 아들들이 잘살아가는 일과 손주들의 삶까지 나의 인생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는 죽는 날 까지 겸손하게 살며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에야 인생의 온전한 마무리가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의 나이가 좋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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