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덕산 시골집

귀농준비, 농사는 잡초와의 전쟁이다.

모과 2014. 9. 24. 10:58

시골집을 고치러 주말마다  다닌지가 10년이지만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이다. 이상하게 덕산시골집의 밭들은 유난히 돌이 많아서  씨를 뿌리기 전에 돌부터 골라내야했다.

집을 빙둘러서 대부분 시집의 밭인데 그동안 마을 농부에게 그냥 빌려주었으나 일손 부족으로  돌이 많은 척박한 땅은 그냥  방치한 채로 두었었다.



그런데  전문 농부에게 빌려준 밭이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서 바람이 불면 마치 갈대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전에 농사를 짓던 분이  돌아가시고 동생이 맡아서 농사를 지으면서 위의 사진 같이 됐다. 혹시 그분도 형과 같이  몸이 아픈게 아닌가?  생각 될 지경이다.  
 


집 왼쪽 옆의 밭도 같은 상황이었다. 콩잎보다 잡초가 무성해서 콩이 제대로 자라지 못할 지경이다.



 

그밭 옆의 다른 집의 콩밭은 잘가꾸어서 콩잎들이 깔끔하고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남편은 연휴 동안에 작심을 하고 풀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아무도 함께 하지 않았고  오직 남편 혼자서 3박4일간  거의 풀만 뽑았다.


 

집의 오른쪽 밭의 풀을 뽑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다. 풀냄새와 흙냄새가 좋아서 농사를 짓는다고 늘 말한다.


 

5일간 도시생활을 하고 시골에 들어와서 2일간  돌아갈 때까지 풀을 뽑거나 씨를 뿌리는 남편은  마치 속세를 떠난 것 같이 생각이 없이 일하는게 좋다고 한다.  


 

역시 빌려준 비닐하우스 2동도  관리를 잘하지 않아서 고추들이 말라있었다. 잎들이 말라서 목이 말라보였다.


사랑방 아래 밭에는 남편이 심은 팥이 자라고 있다. 전 날부터 잡초를 뽑아서 깨끗했다.   밭의 저 끝에는 모두 잡초밭이다. 남편은 그곳의 잡초도 열심히 다 뽑았다.


 

잡초를 다 제거한 밭에 고랑을 만들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다.  중간에 가끔 물을 마실 뿐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고 있다. 나는 그 시간에 이불 빨래를 하고 있었다.


 

남편은 이곳에도 팥을 심었다. 땀에 절은 옷을 벗어서 지하수에 흔들어 헹군
후 그대로 마당의 줄에 널면 뽀송 뽀송 기분좋게 마르곤 했다.


 

잘 정돈 된 밭에 팥이 아기자기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4일간 땀에 절은 옷을 벗고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도시로 출발 직전에 나를 기다리는 남편의 모습은 스스로 흐뭇한   것 같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남편은 뜻밖의 말을 했다.

"당신이 하루 더 시골집에 있자고 해서 기뻤고 고마웠어. 정말 감동했어"

나는 토요일에  덕산 시골집에 들어갔다 다음날 나오곤 할 때는  시골이 좋은 점은 공기가 좋고 경치가 좋은 것만 느꼈었다. 그런데 4박5일간  머무르며  빨래도 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나니 고향집이 주는 편안함을 온 몸으로 알게 됐다.

남편이 왜 시간만 나면 시골집에 가려고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나는 서울사람이지만 이젠 농촌인 시골집에  적응을 하며 살아갈 자신이 생겼다. 자연 속에 있으면  나도 자연이 되는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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