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덕산 시골집

새며느리에게 첫추석을 친정에서 보내라고 한 이유

모과 2014. 9. 4. 07:30

 

작년 10월에 결혼을 한 막내아들 부부는  결혼한지 10개월만에  오피스텔 원룸에서 방 두칸 작은 빌라로 이사를 했다.  며느리의 친정집에서 가까워서  남향의 예쁜집을 운 좋게 구했고 8월29일에 이사를 가서 새로 페인트칠도 하고 가구도 들여놓았다.

이번 추석연휴에도 며느리는   계속 근무를 해야 한다. 바리스타인 며느리는  직원 17명인 대형커피전문점의 점장이라서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지난 설날에는 결혼해서 맞이하는 첫번 명절이라서  전날에 근무하고 저녁에 도착해서 설날 당일 차례만 모시고 바로 서울로 돌아갔다. 오후 근무조였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하기 전부터  맏딸인 며느리에게 명절 중에서 한번은 친정에서 보내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은 큰아들이 결혼을 해도 같은 조건이다.

그 대신 미리  덕산 시골집으로 할아버지를 찾아뵙고  성묘도 하고 아버지가 농사 짓는 밭의 풀도 뽑으라고 했다.


 

막내 아들부부가  남편과 밭의 잡초를 뽑는 모습이다.


 

며느리는 딸만 둘 있는 집의 맏딸답게 책임감이 강하고 애교도 많은 착한 심성이다. 나는 성실하고 알뜰한 며느리가 기특하고 고맙다.

나는  먼지 아르레기가 있는 며느리를 위해서 이불과  요에 까는 패트와 배게커버를 깨끗하게 빨아서 시골집으로 가지고 갔다. 며느리는 감동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에 며느리는  6시 30분에  부엌으로  왔으나 나는 계란 후라이 5개만 부치라고 했다.  전날에  근무하고 내려온 피곤한 며느리에게 낯선 부엌에서 일을 시키고 싶지가 않았다.

그후,    2주 전 주말에  두아들이 시골집에 왔다.  며느리는 직장에 근무해서 못왔다.  할아버지께 추석인사를 미리하고 성묘를 하기위해서였다.


 

아들들은 도착한 날 오후에   증조할아버지와  두 분 할머니 산소에 성묘를 하고 왔다. 저녁식사는 돼지고기 수육과 덕산막걸리를 먹으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에는  집밥이 그리웠다는 큰아들의 식성에 맞게 묵은지찜과  새우 아욱 된장국을 끓여주었다.


 

두아들은  아버지가 농사를 짓는  집뒤에 있는 콩밭에 가서 몇시간 잡초를 뽑았다.  나는   새벽같이 아침밥을 해서 낮잠을 자느라고  사진을 찍지 못해서 전에 막내아들 부부가  잡초를 뽑은 밭 사진을 올렸다.

두아들이 묵묵히  잡초를 뽑고 나니 아버님이  수고했다고  오만원씩 용돈을 주셨다. 둘다 직장생활을 하는 30세가 넘은 손자들인데 안주셔도 되는 용돈을 주신다고 생각했다.  아버님이 흐뭇한 마음으로 주시니 두아들은 수줍어 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  
 
두아들은  일년에 한번 하는 일인데 당연히 해야한다고 온몸이 땀범벅이 돼서 웃으면서 말했다.


 

점심식사는  큰아들이 우리 부부와 아버님 막내고모부에게 게장백반(68,000원) 정식과 갈치 정식(38,000원) 을 대접했다.  덕산의 유명한 게장백반집은 벌초하고  식사를 하러 온  가족 손님들로 붐볐다.


 

식사후  계산하러 간 큰아들은  게장 1kg( 65,000원 )를  사서 두개로 포장해 할아버지와 운전하고 온 막내아들에게 주었다.  함께 못온 며느리에게 주라고 산 것이다.

이번 추석명절에 막내아들을 처가에서 보내라고 한 이유는 며느리 때문이다. 남들은 다 가족들과 명절을 즐겁게 보내는데 직장에 근무하고 서비스업이라서 혹시 힘든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된다.   더구나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피로가 누적됐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막내아들에게  명절 연휴 기간에 며느리를 자가용으로 출퇴근 시키라고 했다. 그게 부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편도  며느리가 못내려오는데  아들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대신 우리 부부는 다른 형제보다 먼저 시골집에 가서 청소를 깨끗하게 해놓을 것이다. 명절을 보내고  2주 후쯤 이사한 막내아들집에 초대 받아가서 자고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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