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부부의 날, 결혼 37년 차 부부가 행복한 이유

모과 2014. 5. 21. 10:57

 

우리 부부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지 3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게 됐지요. 저는 결혼하면서 늘 남편을 저보다 10cm 정도 높이 생각했습니다. 늘 마음으로 존중하고 믿고  의논하며 살았습니다.

 

오늘이 부부에 날인데 아버님을 모시고 홍성에 갈 일이 생긴 남편에게 제가 톡을 했더니 이런 답이 왔네요. 함께 가기로 했는데 제가  밤을 새고  부탁을 받은 글을 써서 함께 못갔습니다.

 

 

 

 

남편은   5남 2녀의 딱 중간인 넷 째입니다. 위로 형 형 누나  남편 남동생 남동생 여동생이 있습니다.

시어머니는 남편이 8살에 병환으로 돌아가셨습니다. 3년 후 오신 새어머니도   평생 아프시다  3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집에서 남편의 존재감이 전혀 없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결혼 한 달 후 남편은 저와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제 무릅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결혼, 나이가 들었으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했답니다. 그런데  확실한 자기 편이 생긴게 너무 좋다고  하며 오래동안 울었습니다.  좋은 일이나 속상한 일이나 누구하고 말할 사람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전 그때 남편에게 깊은  애정과 우정이 생겼습니다. 

 

형들과 누나는  교사였던 아버님의 근무지에서 함께  살았고 남편과 세 살 아래 시동생은 시골의 할아버지 집에서 자랐습니다. 남편과 시동생의 정이 각별한 이유입니다.   맏딸인 저 역시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친정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살게 된 배경도 중요한 점입니다.

 

결혼 후 13년은 꿈같은 세월, 그후 남편의 갑작스런 이직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전쟁같은 사랑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 세월이 12년 화해와  용서의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후에 정말 귀중한 신뢰와  우정보다 깊은 사랑이 우리 부부에게 선물로 왔습니다.

 

파란만장한  세월을 함께 겪으며 남편은 저를 변함없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해준 게 고맙습니다. 제가  몸이 건강하지 못해서 집안 일을  잘 못하고 요리 솜씨가 없어도 한번도 뭐라고 탓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남편에 대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존중과  예의를 다하며 살았습니다.  실패할 것 같은 사업을 하려는 것은 반대했어도  돈을 적게 벌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 부부는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았습니다. 아들들과는 친구같이 대화를 많이 하며 살고 있습니다. 남편이 제게 가장 고마운점은 가족이 늘 대화를 하고 아끼는 관계를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60대 이상 부부 중에서 남편과 사이가  좋은 부부가 많지가  않습니다.  각 방을  쓰는 부부도  많구요. 우리  부부는  같은 이불을 사용하며 서로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과 손 잡고 잘 때가 제일 좋아~"

" 아이 시끄러 잠이나 자~ 지금 몇 시야?"

" 새벽 4시"

"어이구 마누라야~ 내 마누라야~

 

코 골고 자는 남편의   손을 잡으며 그렇게 말하니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래도 잠결의 남편은 제가 깍지 낀 손에 힘을 줍니다. 하하  행복은 이렇게 소소한 데 있다는 것을  저는 일찍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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