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맛집

반석숨두부 , 맛집 포스팅을 하고 보람있었던 식당

모과 2013. 4. 27. 14:22

 

대전으로 이사를 한지 5년이 됐다. 우리 동네에 있는 진잠 초등학교가 5월 11일에 개교기념 100주년 행사를 하는 아주 오래된 동네이다.  어느 동네나 그렇듯이 우리 동네에도 식당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부부가  자주 가는 집은  10곳이 채 안된다.  단골 식당이란  한동안 안가면 불현듯 떠오르면서 가고 싶어지는 맛있는 음식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1. 소박하고 마음이 따뜻한 아줌마가 하는 식당

 

남편이  촌스럽고  소박한 음식을 좋아해서 나의 식성도 남편을 따라 가고 있다.  반석숨두부는 남편이 일주일에 3번 이상가는  싼 밥집이다.  식당 아줌마의 남편이 진잠에서 두부공장을 해서  싼 값에 숨두부 재료를 받을 수가 있다.

 

 

42세의 식당 아줌마는  어려서 고향에서  자랄 때  배고픈 기억을 생각하고 싼 값에  영양가 있는 숨두부를  손님에게 대접하는 심정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종업원 없이  혼자 하는 이유는 밥값을 올릴 수가 없어서 라고 했다.

 

 

하루에 재료비 10만원만 제하고 남는 돈이 그날의 수입이라고 했다.

 

 

기본반찬은  콩나물 무침과 본인이 직접 담근 김치, 양념장이 전부이다.  밥도 한공기에 500원만 받고 있다.

 

 

큰 뚝배기에 방금 보글보글 끓여낸  숨두부 찌개에 간을 하지 않고 내온다.

 

 

 

각자 입맛에 따라서  간을 하고 밥을 말아서 한 뚝배기 하면 아주 훌륭한 보양식을 먹게 된다.

 

2. 아무 댓가를 원하지 않은 공중파  맛집 방송 출연하게 된 이유

 

 나는 지난 겨울 감기가 심해서 두 어달 외식을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숨두부집에 간 내게 아줌마는 반색을 하며 내 덕분에 TV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맛집 방송을 내주면 돈을 요구한다던데  그랬나요?"
" 그러지 않아도  저한테 돈을 달라고 할거냐고 물어봤어요. 아니라고 하대유. "

" 어떻게 알고 왔대요?"

"블로그에 올린 맛집 글을 보고 왔대유, 너무 고마워유. 제가 열심히 사니까 하나님이 사모님을 보내주신 것같아요. 우리 남편이  사장님과 사모님은 평생 숨두부 값을 받지 말라고 했어유"

"그러면 되나요. 그럼 전 이 식당에 못오지요. 음식을 싸고 맛있게 해서 그대로 올린 건데요"

 

그후  건강때문에 서울을 오가느라고 한 달 정도  숨두부집에 못갔다. 며칠 전 남편과 함께 갔더니.......

 

3. 어느  지적 장애인이 보낸 감사장

 

숨두부를 시키고  기다리는 데  아줌마가 노트 한 장을 보여주었다.  우리 동네에 자주 돌아 다니는 지적장애인 (31세 /남)이 준  감사장이었다. 그때 마침 장애인 돌보미 아저씨가  생두부를 사러왔다. 그청년은 몸이 아파서  못왔다고 했다.

 

 

그청년은 고마운 마음을  매일 편지로 써서 32탄 까지 아줌마에게 주었다.

 

 

잔잠의 반석숨두부는  숨두부와 함께  따뜻한 정을 팔고 있었다.

 

 

서울이나 창원에서도 대전에 올 일이 있으면 찾아오는 남자분들이 있다고 했다. 위의 글은  자기가 유명한  사람이라고 만 말한 아저씨가  식탁에 있는 휴지에 써준 글이다.

 

 

 

여러분들도 만약 진잠에 올일이 있으면 반석숨두부에  가셔서 뜨끈 뜨근한 숨두부만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인 아줌마를 만나보세요.^^

 

진잠맛집/ 반석숨두부

주소 : 대전시 유성구 원내동 91-6

전화 042)541-0089

 

* 반석 숨두부는  장사가 잘 돼니까  권리금을 받고 다린 사람에게 넘겼습니다.

남편의 두부 공장에서 싸게 재료를 받던 전 주인과는 달리 새주인은 원가 맞추기가 어려워

장사를 밤 10시 까지 했습니다.  사람을 1명 쓴 인건비등 장사가 안돼서 업종을 변경했습니다. 

제 마음이 많이 씀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