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황혼, 몇 살이 되어도 남자와 여자.

모과 2013. 1. 9. 06:00

 

나는 잠자리에 누우면 늘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

 

 '내 나이가 이제 62세가 되는구나. 참  많이 살아왔다. 남은 세월은  남편과  평균 수명까지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옆 자리의 남편은 고단해서 코를 골고 자고 있다.

 

1. 황혼의 나이에 혼자가 된 남자.

 

영화 '황혼'은  일본판 '죽어도 좋아'라고 할까?  65세 중학교 동기동창 남녀가 50년 만에 만나서 사랑을 하는 내용이다.  우리 부부와 나이가 비슷해서 공감도 하고 안스러워 하면서 영화를 봤다.

 

아직도 석수쟁이 일을 하는 타이키츠 후나양 (65세/타가 마사루역) 은 말기암으로  병원에서 투병 중인 아내가 있다. 타이키츠는 동네  슈퍼에 가서 젊은 아가씨의 치마를 걷어 올리는 장난을 자주 한다.  경찰이 오고 딸이 와서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는 것으로  해결 한다.

 

나는 그모습을 보며 일본과 문화 차이인가?  타이키츠 할아버지가 별난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뿐만 아니라  타이키츠는 동네의 스낵 바의 여주인과  동침을 하며 바람을 핀다. 나는 아내는 죽어가는데 저러고 싶을 까?   그런 생각이 들고 도무지 이해가 안됐다.

 

 

 

어느날 의사는 아내의 수명이   한 달 정도  남았을 정도로  병세가 악화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손자에게 할아버지가 슈퍼에서 한 행동을 듣고 아내는 남편과 둘이 있을 때 자기의 소중한 부분을 (영화에서는 구체적으로 말한다)  애무해 달라고 한다.   나는  적나라 한  일본의 성 문화가  낯설었다.

 

며칠 후  타이기츠의 아내는 임종했다. 아내의  병실에서 유품을 정리하는 타이기츠의 모습에서 우리 부부의 미래를  상상했다. 둘 중에 분명 한 명은  먼저 갈텐데 남편을 위해서는 내가 나중에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2. 50년 만에 만난 첫사랑인  여자 동창 친구.

 

타이키츠는 중학교 동창모임에서 그동안 전혀 나오지 않았던 기즈코 (65세/나미키바시 여스코역)를 만난다. 그녀도  남편과 시어머니를 여의고  혼자 살고 있었다. 며칠 후 아들과 함께 살기위해서   도쿄로 이사를 간다고 했다. 중학교 시절에 기즈코를 짝사랑했던  타이키츠는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며 헤어진다.

 

다음날 기즈코에게 전화가 와서 둘은 데이트를 한다. 기즈코는  타이키츠가 중학교 때  프로포즈했던 장소에 가서  자기도 그를 좋아했다고 고백한다.

 

 

둘은  밀당을  하다가 모텔에 들어 간다. 기즈코는  자기 나이가 65세라고  말하며 부끄러워 한다.

 

 나는 나이든 노배우들의 섹스신을 보는 것이 참 낯설고  어색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기즈코의 가슴을 노출하는 정도로만  보여주었다.

 

타이기츠 할아버지는  가지말고 자기와 함께 살자고 한다. 그러나 기즈코는 말 없이 그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다.  아들과 며느리는  이해를  못하는  눈치였다.  

 

 

기즈코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 엄마는 오늘 제일 행복한 날이다. 너희들 잘못하면 나는 이곳에서 이사람하고 살거다"

 

다음 날 기즈코는  타이기츠 의 배웅을 받으며 아들과 함께 도쿄로 떠난다. 65세에   여자가 된 것이 그렇게 그녀를 기쁘게 한 것이다.

 

3. 노년에 꼭  필요한 친구와 친구같은 아내 .

 

영화 '황혼'에는  타이키츠  할아버지의 동창 친구   두 명도 나온다.  그들은 나이가 들었서도 만나면  대화가  끝이지 않는다 . 같이 추억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서이다.

 

남편의 친구들도 만나면  순수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 간다.  그냥 같이 있으면 편하고 좋은 친구들이다.

아내와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친구가 하는 역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파란 만장한 인생을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온  우리 부부는  고향에서 4년 동안 살면서 100% 화해를 했다.

어떤 재산보다 그점이 참 다행이다.  둘이 생각하는 방향과 사회관,  교육관, 가치관이 같다.

 

 우리부부는 둘이 있으면  이야기 거리가 끝이지를 않는다. 나는 남편에게 늘 마음으로  우대하는 자세로 대하며 산다.  40대에  갈등이 많았지만  나는 한번도 남편에게 함부로 대한 적이 없다. 남편도 그렇다.

 

노년의 부부들 중에  각방을 쓰거나  이불을 따로 깔고 자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가장 큰 이유는  부부 중에  한 쪽은  몸에 열이 많고  다른 쪽은  추위를 많이 타서 그랬다.

 

우리 부부도  체질은 다르다. 그러나 남편은 아무리 크게 싸워도 꼭 내 곁에서 잠을 잤다. 자다가  깰 때마다 이불을 바로 덮어주고  손 한번 만져 줄 뿐이지만 , 나는  그작은 스킨쉽이 젊은 날의 열정적인 사랑보다 더 포근하고 좋다.  노년에  부부는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며 살아가야  황혼이 아름답게 마무리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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