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30대 아들과 청룡영화제에 대해서 말하다.

모과 2012. 12. 1. 15:15

 

  어제 청룡영화제가 끝나자 마자 큰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 엄마! 피에타가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네. "

 

" 응 . 조민수가 여우주연상을 못받을 때 그럴 것 같았어"

 

우리들 끼리 대화를 할 때는  배우들에게 씨자를  붙이지 않으니 이해 바란다. 나는  큰아들과는 가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나눈다. 

 

사실 나는 큰아들이 조민수의 연기가 아주 끝내준다고 해서 '피에타'를 봤다 . 내가 시집의 형님들하고 영화를 본후 리뷰를 쓴 것을 보고 큰아들은 피에타를 봤다.

 

 

 막내는 여친과   볼 영화를 정할 때 내 블로그의 리뷰를 보고 정한다고 했다. 내 년 가을에  결혼을 할 막내의 여친은 연극을 했던 아가씨여서 영화를 좋아한다. 나와 취미생활이 같아서 다행이다.

 

 

 "엄마! 임수정 . ...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잘했잖아."

 

"그래. 자기 자신도 많이 놀랬나 보더라"

 

 

" 조민수는 상을 많이 받았잖아. "

 

" 한국 정서에  좀 안 맞기는 하지. 엄마를 강간하고 , 자기 살을 떼서 강제로 먹으라고 하고 ...... 불편하긴 해.  그래도 피에타가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서 좋더라 "

 

" 그래. 엄마! 세계 영화제에서 인정한 영화인데"

 

 큰 아들은 '내아내의 모든 것'을  내가 권해서 봤다. 전에는 아들들이 영화를 보고 내게 권했었다. 그런데 내가 영화 리뷰를  쓰면서 부터 입장이 바뀌었다.

 

 직장에 다니는 아이들은 내가 본 영화 중에서 재미있다고 하는 영화만 보고 있다.  엄마의 시각을 존중하고 믿는 것이다. 큰아들과는  건축학개론을 함께 봤다.

 

 

 

" 엄마! 유준상이  점점 더 멋져지는 것 같지? 그런데  김혜수는 키가 165정도 되는 것 같아."

 

"그래. 유준상이  네 키 정도 되거든 . 엄마가 165니까 , 엄마 키가 큰 편이거든 . 너하고 내가  서면 차이 나는 정도 같은데 . "

 

다른 해의 청룡영화제에서는 김혜수의 파격적인 드레스를 먼저 말하던 아들이 이번에는 키를 눈여겨 본 모양이다. 큰아들은 김혜수의 팬이다.  나는 큰아들이 가르쳐준 김혜수의 미니홈피 'The one'에 가서 보고  댓글을 달았더니 김혜수가  직접 댓글을 달아 준 경험이있다.  김혜수가    말을 조리 있게 하고 총명해 보이는 이유는 다독에 있다.

 

 

 "엄마는 남우조연상을 최민식이 받아서 좋다. 물론 이병헌도 좋아하지만 대종상에서 받았잖아. 아니 최민식하고 하정우가  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않는다는게 말이 되냐?"

 

" 응 . 그건 그렇지. 엄마 말이 맞어. 대종상에서 광해에게 너무 많은 상을 주었어"

 

 큰아들은  남자라서 여배우에게 관심이 더 많고 누가  남우 신인상을 받았는지 주연상을 받았는지는 관심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큰 아들은  은교는 소설로 봐서 영화를 안봤다.

 

 

나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영화를 같이 보러 다녔다.  부산 시민회관에서 주로 했던 심형래 감독의 영화는 거의 다 같이 봤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시험이 끝나면 수고했다고  형제를 영화관에  보냈다. 시험을 잘보고 못보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성실하게 공부를 해도 성적은 떨어질 수가 있다. 우리 아이들보다 더 노력한 아이의 성적이 올라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시험 때가 아닌 주말에는  비디오 가게에서 좋은 영화를 빌려 보게 했다. 비디오 가게 주인에게 미리 부탁을 해두었다.  18세 불가라도 중고등학생들이 봐도 될 '꽃잎'이나 '바람의 전설" 같은 작품은 빌려주라고 했다.  주인이나 아르바이트 학생이 본 영화 중에서  중고등학생들이 봐도 될 영화로 판단 되면 빌려주라고 했다.

 

나는  아들들이 열심히 공부한 자기 자신에게 상으로 영화를 보게 해주는 습관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스트레스는 반드시 풀면서 살아야하는데 나는 아들들에게 영화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었다.  영화광인 내가 아들들을  모두 영화광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여우조연상이 문정희더라. 나는 문정희가 참 좋아. 김해숙은 더 좋지만 문정희는 연가시에서 연기를 참 잘했어"

 

" 엄마! 김해숙은 다른 영화제에서 상을 많이 받았잖아."

 

우리 모자 간은 평소에는 반말로 한다. 아들들은 남이 곁에 있을 때는 아주 공손하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큰아들은  연가시를 안봤다. 회사일이 바빠서 나 같이 많은 영화를 볼 수가 없다.  '도둑들'이나 '광해' 같이 1,000만명의 관객이 든 작품은  아무리 바빠도 안 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아서 , 또는 재미가 있어서 보는 영화이다.

 

 

 

관객들은 작품의   완성도보다  재미있거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를 보러 가는 가장 큰이유는 위로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큰아들은  막내가  회사에서 연수간 것과  자기 회사에 대해서 좋은 소식도 전해주고 대화를 끝냈다.

아들과 대화를 끝낸 후에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친 남편과 대화를 계속했다. 우리집은 가족간의 끝없는 대화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세상에 가장 좋은 관계이다. 

 

무슨 말을 해도 이해해 주는 사람들, 좋은 일이 생기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면 다 털어놓고 의논할 수있는 사람들이 내 가족이라서 좋다.  남편은 나와 결혼해서 가장 좋고 고마운 일이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키운 것이라고 했다.  남편 역시 나에게  마음을 다 열어 놓고 의논을 하고 있다.

 

"  여보! 김기덕 감독이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서 참 좋아. 대종상에서는 광해가 12개나 상을 받았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가 아니면 도야"

 

"응 . 흑백논리가  강하지. 최민식이  주제넘는 말을 하겠다고 하면서 , 오늘 영화인들의 축제인 데 우리 동료들이 자기 가 만든 영화를 스스로 내리고 울면서 술을 마시고 있다.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하더라구. 나는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하거나 빨리 내린 영화 중에서 골라서 보고  리뷰를 쓰고 있어. 사실  흥행작은 리뷰를 쓰는 사람들이 많잖어"

 

"잘하는 거야. 계속그렇게 하라구"  

 

" 정말 독립영화 중에서  좋은 작품이 많어"  26년 같은 영화도 대전에는 상영관이 없었는데 , 예매율이 1위니까 상영관 한 관을 다 내주었어."

 

 

남편은 바빠서 영화는 TV로  드라마 '삼국지'를 보고 있다. 책을로도 여러번 봤다면서  계속 중국영화를 보고 있다. 영화관에는 전혀 가지 않는 할아버지다.  결혼후 남편과 세 편의 영화를 같이 봤다. '포세이돈 어드멘처', '쾌걸조로' 그리고 배창호 감독의 '황진이'를 보고 크게 화를  낸 후 극장에 안 간다.

 

"여보! 내가 김기덕감독이 대종상시상식 때 퇴장한 것을 이해한다는 글을 썼거든. 그랫더니  누가 상을 받고 의견을 말하지  버릇이 없다고 댓글을 썼더라구. 그래서 내가  그자리에 선배들도 많은 데 그렇게 하는게 더 버릇이 없다고 했지"

 

" 그렇지 그건 당신 말이 맞어"

 

어제는 청룡영화제 때문에 아들과 남편과 영화에 대한 대화를 많이 했다.

영화는 감독이 어떤 의도로 만들었든 간에 관객은 자기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해한다. 감독이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창작을 한 영화를 관객이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예술이다.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서 간접 경험으로  자기의 삶을 확장할 수 있다.  다양한 영화가 주는  이야기들이 우리들의 삶을  더 즐겁게 , 더 질 높게 해 준다고 믿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화를 많이 보게 해야 한다.

 

 

 

올해 한국영화는 500만  가까이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5편이나  된다. 1,000만명의 관객이 본 것은  유초등학생을 제외한 국민 두 명 중에 한 명이  그 영화를 봤다는 것이다. 내가  우리나라가 영화 산업 국가가 되기를 소망하는 이유이다.

 

5,60대 관객들이 극장으로 몰려 갈 경우 한국 영화는  더 놀라운 발전을 할 것이다. 5,60대들이 예전에는 영화를 좋아했고 지금은 드라마를 좋아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무한한 잠재 관객들 임을 영화인들은 깨달아야 한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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