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늑대소년, 40대 이상 여성들에게 꼭 봐야 하는 이유 .

모과 2012. 11. 30. 06:00

 

나는 영화를 보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즐거워지는 것,   몰랐던 던을 깨닫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를 보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공포물이나  지나친 폭력물은 잘 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늑대소년이 600만 관객수를 넘기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당연하다 . 영화를 보고 난 후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지면 영화를 보고 위로를  받은 기분이다. 

 

 입소문으로  '늑대소년' 은 아마도 거의 1,000만명을 동원할 것 같다. 이제   기말고사를 끝낸 중고생들과 여대생들이 몰려올 것이다.  40대 어머니들은 여고생 딸을 이해하기 위해서,   50대 이상 어머니들에게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꼭 보기를 권유한다.   

 

1. 1968년도 촌스런  동네 사람들이 주는 친근함.

 

  강원도 산골에 세 가구 사는  동네 사람들이  촌스럽고 순박한  모습에서 50대 이상 어머니들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가난은 했지만  동네 사람들은 서로  소박한 음식을 나누어 먹고  친척 이상으로  잘 지냈다.

 

 

영화에 나오는  위의 어린이 같이 머리를 짜르고  옷은 모두 자기 몸보다 큰 것을 사거나 엄마가 털실로 떠서 입혔다.  그러나 아무도 불만을 말하거나  투정하지 않고 행복했던 시절이다.  가난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때는 전혀 모르고 살았다.

 

 

놀이는  들판에서 공 하나만 있어도  하루 종일 놀다가  엄마가  밥 먹으라고 해야 집으로 돌아 갔다.

공부는 학교 숙제 정도를 하면 다행이었다. 그냥 자유로운  영혼으로 놀고 먹고 자고 그런 생활을 했다

 

 

 

나는 10살에 서울로 전학을  가기 전까지 경기도 촌 동네에서  '늑대소년'에서 나오는  순이의 동생 같이 들로 산으로 마구  뛰어 다니며 논 기억 밖에 없다. 나는 머리도 상고 머리를 했고 초등학교 때  촌스런 교복을 입고 다녔다.

 

2. 잔소리를 전혀 하지 않는 엄마.

 

영화의 배경은 60년대의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하는  예절만 가르쳤다. 공부를 하라는 등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나의 어머니도  나를 무조건 믿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를 실망 시킬 수가 없었다.

 

 

 영화 속의 순이엄마는  배운 여성이었지만  남편이 죽고  폐결핵을 잃는 큰 딸의 요양을 위해서 강원도  산골로  이사를 온 여성이다.   잡지사의 원고를 교정하며  살고 있다.

 

순이 엄마는  기본적으로 마음이 따뜻하고 긍정적인 어른이다.  딸들을 조용히 보듬으면서  신세 한탄을 하지 않고  산다. 운명에 순응하는 60 년대의 어머니의 모습니다.  순이 엄마가 살아있다면  80대 중반 전후 일 것이다.

 

3. 순이, 영희 , 철수는  60년대 교과서의 주인공 이름이다.

 

5,60대 엄마들은 순이와 철수,영희라는 이름에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낀다. 교과서에 나오는  이 귀절을 모두 기억 할 것이다.

 

영희야! 철수야! 같이 놀자.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

 

 

늑대소년의 주인공인 여고생은 순이이고 늑대소년의 이름이 철수이다. 박보영의 얼굴은 폐결핵을 앓고 있는  병약하고  갸냘픈 60년대 여고생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다. 탁월한 캐스팅이다.

 

나는 영화 속의 박보영의 모습을 보면서 1968년도  고2 였던  나의 여고시절을 생각했다. 머리를 두 갈래로 땋고  풀 먹인 하얀색  교복 칼라를 한 단정한 모습이었다. 나 역시 고3 초에 장티프스에 걸려서  체중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열이 40도를  넘나들며 심하게 아팠던   때도 있었다.

 

늑대 소년은 50대 이상 어머니들의 소녀시절을 추억하게 한다. 영화를 보며 각자 자기의 삶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4. 늑대소년에서 송중기는 사람이 아니라 애완동물이다.

 

 영화에서 남루하고 거친 송중기가 나타나자  소녀들은 보호본능이 발동하는 것을 나는 듣고 봤다.

 

 

부모를 전쟁 중에 잃고  고아가 된 것도 불쌍한데 동물 박사의 실험용 인간이 돼서 늑대와  함께 사육된

더 이상 불쌍할 수가 없는 존재가  철수(송중기)이다. 동물박사의 유전자 조작으로  체온이 46도이고 혈액형이 판독이 안되는  인간도 늑대도 아닌 존재이다.

 

 

 순이가  '애완동물 키우기' 라는 이름의 책을 읽으며 철수를 조련하기 시작하자. 영화를 보던 여고생들이 탄성을 내밷았다.

 

"아 ! 나도 키우고 싶어!"

 

이말이 '늑대소년'의 흥행이유라고 생각한다. 송중기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인 강아지와 고양이 같이 순이가 시키면 무조건 복종하는 '늑대소년'이다 . 영화를 보는 모든 소녀들이 순이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순이와 함께 철수를 키우고 있었다.

 

 

거지도 상거지 였던  철수는 점점 깨끗하고 예쁜 사람 꼴을 하게 된다.  순이의 손에 의해서 변화 돼 갔다.

 

 

여고생 딸을 둔  40대 엄마들이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이다. 딸이 왜 영화를 보고 우는지 이해를 하고

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여고생 딸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다양한 대화를 하게 된다.

 

5. 통키타와 털 스웨터는  60년대 말과 70년대 상징이다.

 

70년대의 키워드는 통키타, 청바지, 맥주였다.  나는 여중,여고 여대를 나와서 아주 보수적이었다. 맥주도 40세가 넘어서 처음으로 먹어 봤다.  그시대에는 대부분의 20대 청춘들이 청바지와  미니스커트, 맞춤 셔츠를 입고 다녔다.

 

 

순이는 결핵에 걸려서 창백한 얼굴로 기타까지 친다. 영화의 설정이 기가 막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순이 같이 절망적인 소녀도    더 기가 막힌 운명의 철수를 만나니 삶의 의욕이 생기는구나.  지금은 아무리 힘이 들어도 저 때 보다는 낫지. ' 그런 생각을 했다.

 

 

순이와 철수가 입고 있는 손으로 뜬 털 스웨터는 나의 어머니가 내게 떠 준 스웨터를 기억하게 했다.

나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조끼를 시작으로 10벌 이상의 조끼와 스워터를 뜬 기억도 났다.

 

6. 어른은 어른 같고 아이들은 아이들 같은 영화.

 

늑대소년에 나오는 동네 아저씨 ,  군인, 경찰,  교수는 마음이 정직하고 따뜻한 사람들이다.

별장 주인 아들인 지태(유연석역) 빼고는 다  착한 사람들이다. 68년도의 어른들은 대부분 그랬다.

 

 

어른은 어른노릇을 했고 아이들은 아이답게 동네 어른들도 존경하고 살았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사람됨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어른들이 많았던 세상이다. 순이 엄마같이 철수 같은 전쟁 고아를 가족으로 보듬어 안고  함께 가족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7. 44년 만에 순이와 철수의 만남은 판타지의 절정이다.

 

 순이는    서울로 떠나며  '꼭 돌아 올게 기다려'라고 쓴 쪽지를 남기고 간다.  사라진 철수가 언젠가 돌아올 것을 예상하고 위로의 말로 쓴 쪽지라고 생각한다. 순이가 떠나야 철수가 안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다.

 

 

그리고 순이는 철수를 잊고  살았다.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심지어 미국으로 이민까지 가서 살고 있다.

44년만에 순이에게 강원도 별장 때문에  미국으로 연락이 온다. 할머니가 된  순이는 자기의 소녀 때 모습을 꼭 닮은  대학생 손녀 딸과 함께 별장에서 하루 머물게 된다.

 

이영화의 오류가 여기에 있다.   순이의 나이가  60세나 61세일 텐데 여대생 손녀딸은 너무 큰 손녀딸이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결핵을 앓아서 결혼도 바로 못 했을 것이다.  아무리 일찍  결혼을 했어도  손녀딸이 중학생 이나 고1 정도가 옳다고 생각한다.   27세에 결혼한 나는  아들들은 결혼도 아직 안한 것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44년 동안 이나  그곳에 살면서 순이를 기다려온 철수는 말도 하고 글도 읽는다. 거처도 마치 온실같이 만들어서 식물을 키워 놓았다. 심지어 얼굴도 옛날 그 상태로 있다. 송중기 같은 꽃미남이 한 여성에 대한 지조로 평생을 기다렸다.  정말  영화에서나 있는 이야기이다. 앤딩에서의 철수는 늑대가 아닌 완벽한  사람이었다. 심지어 순이와  헤이진 후  눈이 오니까  약속대로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8. 나이가 들수록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나는 문자 중독일 정도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었다. 시력이 좋아서 양쪽 눈이 다 1.5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으면 머리가 아팠다. 시력은 좋으나 심한 난시여서 그랬던 것을 몰랐다. 글자를 읽으려면 촛점을 맞추느라고  인상을 쓰다보니 미간에   골이 깊이 패였다.

 

 

나는 60세가 넘고는 시력도 나빠져서 다촛점 안경을 쓰고 있다.  책을 읽는 것 보다는  영화를 많이 보게 된 이유이다.  영화는 시대의 조류와 사람들의  소망과 판타지,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을 알게 해준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 경험이 소극적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쉽다. 알고 있는 것도  많지 않고 편파적인데  그나마 점점 잊고 살아 간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과거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  영화를 자주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가족들과 대화를 하기에도 좋은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글을 읽는  2,30대는 '늑대소년'을 예매해서  어머니에게 친구 분들과 함께 보도록 선물하면 좋아하실 것이다.  어머니를 가정에서 극장으로 이끌어드려야 한다. '늑대소년'은 여러분의 어머니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이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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