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친구사이? 아들의 절친인 고교동창이 동성애인이라고?

모과 2012. 11. 30. 18:06

 

사실 나는  동성애자들은 자기가 선택해서 동성 연애를 하는 줄 알고  살았다. 사실 동성애자를 주변에서 본적이 없었다.  

 

서점에 근무할 때 동성인 여대생 둘이서 똑같은 커플옷과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행동은  딱 연인 같이 느껴진 적은 있었다.  둘 다 대단한 청순 미인인데  손가락을  서로 한두개 걸고 온몸에 연애 아우라를 뿜어 내고 있었다.  이상했지만 큰 거부감은 없었다.

 

 

 

 

홍석천이라는  배우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 여성스런 말투와 묘한 분위기가 그때에 이해가 됐다.

그후  김조광수감독이 커밍아웃을 했을 때도 그냥 살지 뭘 커밍아웃을 할까?  그 부모형제는 어떻게 하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어머니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네가 커밍아웃해서 다행이다. 내가 모르고 죽었다면 나는 나쁜 엄마가 됐을 거야"

 

아 !  어머니는 아들이 고민을 가지고 사는데 모르면 안되겠구나. 그리고 이해가 되었다.  가족들이 상처 받는 것을 알면서도  커밍아웃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김조광수감독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됐다.

 

나는  영화'라잇 온 미'  시사회에서 김조광수감독과 인사를 하고  동성애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후 그의 작품을  몇 개  찾아 봤다. 관심이 가면 그 감독이나 배우의 작품을 다 찾아 보는 나의 습관이  발동된 것이다.

 

1. '소년, 소년을 만나다 '의 고교생들의 20대의 모습을 그린 '친구 사이?'

 

'친구 사이?'는 고교생 때 동성애인이었던 민수(연우진역)와 석이(이제훈역)가  대학생이 되고 군대에 갔을 때 이야기이다.

 

 

요리사가 꿈인 석이는 자기가 만든 쿠키를 가지고  군에 간  민수를  면회 간다. 민수와 같은 부대에 있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버스에서 만난  여성에게 자기도 애인을 만나러 간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면회실에서  만난   민수와 석은 행복한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민수 엄마가 면회를 온다.

석이는  서울로 돌아가려고  버스 터미널에 갔으나 막차가 일찍 끓겼다.

 

 

가는 모텔마다  방이  꽉 차서 민수와 민수엄마, 석이는  모텔에서 같이 자게 된다.

 

 

다음날  민수엄마가 성당에 간 사이에 둘은  농도짙은  애정 표현을 한다. 지갑을 두고 간 엄마가 돌아와서 그 모습을  목격한다.  민수는 성당에서 기도를 하는 엄마에게 자기는 남자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이 장면은 뮤지컬로  표현했다.

 

실제  김조광수 감독도 천주교인라고 했다. 영화를 어둡지 않고  밝고 예쁘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한 흔적이 보였다.

 

김조광수감독은 인터뷰에서  주연배우를  이성애자 꽃미남을 캐스팅하는 이유를 밝혔다. 동성애 배우를 캐스팅했을 때 커밍아웃을 안한 그 배우에게 거짓말을 하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2. 죽을 때까지 계속 커밍 아웃 해야 하는 동성애자.

 

민수 엄마에게 들켜서 커밍아웃을 한 그들은  석이가 군대에 갔을 때  석이 엄마에게 들킨다.  휴가 나온 민수는  군대에 간 석이를 면회 간다.  그때  면회를 온 석이 엄마와 만난다.

 

 

김조광수감독은 엄마에게 커밍아웃하면  다음엔 동성애인 엄마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 다음엔 아빠에게 하고 ,그 다음엔  동성애인의 아빠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죽을 때까지 커밍 아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이는 자기가 아르바이트하는 레스토랑의 여사장에게  동성애인 민수를 소개한다.  여사장은 쿨하게 인정한다. 

 

 나는  퀴어영화를 보면서 동성애가 선택이 아니고 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조광수 감독과 동성애인이 공동 대표로 운영하는 '레인보우 팩토리 영화사'가 동성 영화 제작과  수입을 주로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했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싶은 의지라고 생각 한다.

 

3. 동성애자들의 꿈은 밝은 낮으로 나오는 것.

 

나는 오늘  프랑스에 거주하는 블로그 이웃 '샘이깊은물'님의 글에서 '동성애자인 파리 시장'의 글을 읽었다. '두 번의 장례식과 한 번의 결혼식'에서 동성애인들은 파리로 가서 결혼하자고 한다.  파리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식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곳이라는 것도  영화와 블로그에서 알게 됐다.

 

 

'친구 사이?'에서 민수와  석이는 밝은 대낮에  이성애자들 같이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한다. 감독의 소망을  표현한 것이다.

 

 

모든 세대가 다 어우러져 즐기는 광화문 광장 한 가운데서  둘이 이성애자들 처럼 키스를 하는 소망은

그만 큼 인정을 받고 싶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동성애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훨씬 많은 우리 사회에서 오죽하면 동성연애를 할 수 밖에 없을 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운명이 아니라면  그 불편한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보수적인 나는 영화를 통해서  다양한 인생을 보고 인정 하는 사람이 됐다. 세상에는  동성애자들 뿐만 아이라  내가 모르는 불가피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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