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복숭아 나무 , 서정적이고 슬픈 동화책을 읽은 느낌.

모과 2012. 11. 19. 06:00

 

영화 '복숭아 나무'를  10,000원을 주고 다운로드 한 이유는  두 가지다. 대전에서는  너무 일찍  상영을 마쳤다. 두 번 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조승우, 류덕환, 남상미, 최일화가  선택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나는 조승우와 류덕환은 연기를 잘해서 좋아한다.  연기도 잘하지만 작품 선택 능력도 탁월한 배우로 생각한다. 그들이 선택한 '복숭아 나무'를 구혜선 감독보다 더 믿고 다운로드 해서 봤다.  남상미는  여성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좋아하고 있다.

 

1. 샴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

 

샴쌍둥이는 세계적으로 희귀하다. 신생아 20만 명 중 1명꼴이다. 출산 중 95%가 사망하고, 생존 가능성도 5%에 불과하다. 생존하는 샴쌍둥이는 대부분 심장이나 뇌 등 주요 장기를 각자 가지고 태어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8월 말에 샴쌍둥이 다정이와 씩씩이 형제가 태어났다.

 

 

최동현(류덕환역)과 최상현( 조승우역)은  샴쌍둥이로 태어났다.   의사는  분리 수술을 권유했지만  수술의 위험성을  생각해서 부모가 반대했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형제는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괴물같이 보인다.

 

 

 동현의 엄마(서현진역) 는 샴쌍둥이를 낳은  충격으로  정신에 이상이 생겨서 앓다가 죽었다.

 

 

아버지는 (젊을 때 이준혁역, 나이든 아버지 최일화역) 는  형제를 집안에서 30년 동안 키운다.

내성적인 상현은 늘 동현의  의지대로 따른다.  그러나 숨어 지내는 것이 불만인 동현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연습을 하며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한다.

 

2.동현과 상현 앞에 나타난 여자 승아

 

샴쌍둥이의 아버지(최일화역)는 우연한 기회에 삽화가를  꿈꾸며 놀이 동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승아( 남상미역)  만나게 된다.  아버지는 승아에게  소설가를 꿈꾸는 아들에게 도움을 주길 간청한다.

 

 

맑고 밝은 승아는  동현이 샴쌍둥이인지도 모르고  쾌히 승락을 한다. 나는 남상미의 연기에서 구혜선의 미소와 몸짓을 여러번 발견했다.  둘이 절친이라더니 사소한 행동까지 닮은 것 같다.

 

동현과 머리가 붙어 있는 상현은  동현이 모자를 쓰면 어둠에 갇혀 있어야 한다.  나는 상현의 슬픈 운명을 얼굴 연기만으로 훌륭하게 한 조승우에게 감탄을 했다.

 

 

동현은 소설의 스토리를 말하고  승아는  삽화를 그리며 작업을 같이 한다.  승아는 동현과 작업한  글을 가지고 출판사에 간다.  출판사에서는  동현의 글에 매우 만족하며   작가 인터뷰를 먼저 한다고 기자들을 데리고  동현의 집으로 간다.

 

 

동현은 승아를  만나러 놀이 동산으로 찾아가는데 ....... 간 시간이 마침 모든  만화의 캐릭터 차림을 한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할 때였다.  승아를 못 찾은  동현은  사람들을 피해서  나갈 길을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승아가 어렵게 동현을 찾는 순간 사람들의 손길에  모자가 벗겨지며 상현의 얼굴이 노출이 된다. 승아는 샴쌍둥이   상현의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종현과 상현  형제를 사람들은 괴물이라고 하나  그사람들에게도 다 장애가 조금씩은 있지 않나 ?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 

 

겉으로 보이는 장애만 장애가 아니다. 나 또한 기관지가 두 개가 막힌 채 태어나서  오래동안  감기로 고생을 하다가  37살에 큰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하지  너무 오래 돼서  인정을 못받지만  나는 3급 장애인이다.

 

한 몸에 머리가 두 개인 사람은  생각도 각각 일텐데   샴쌍둥이인  형제는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며  사는지 안타까웠다.

 

3.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샴쌍둥이 형제.

 

우리는 익숙한 것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는 풍토가 있다.  샴쌍둥이를 괴물로 보지 말고  다양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승아가 없는 사이에 동현의 집에 찾아온 출판사  사람들과 기자들에게 샴쌍둥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출판사에서는 승아에게 찍지 못한 상현의 얼굴을 찍어오라고 시킨다.  사람들의 잔인한  모습에 상현은 큰상처를 받는다.

 

 

절망에 빠진  동현과 상현은 엄마 아빠가 자식처럼 소중하게 키우던 복숭아 나무로 올라 간다.  상현은 높은 나무에서 뛰어내린다.  피투성이가 된 상현의 생명은 위험한 상태가 된다.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동현과 상현의  분리 수술을 시키게 된다.  동현의 몸에서 분리 돼 나온 상현은 얼굴 뿐인 몸이다.  승아는  상현의 모습이 슬프고 안타까워서 친구가 하는 양품점의  목이 없는 마네킹을 가지고  가서 함께 저 세상으로 보낸다.

 

 

영화'복숭아나무'는  구혜선감독이 여성이어서  배우들의 연기가 섬세하고  화면이 아름다운 영화이다. 조승우와  류덕환은   내면의 불행을  잘  표현 했다.  아버지역의 최일화는  해결하지못 할 치명적인 아픔을 가진 아버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 한다.

 

 

수술 후  동현은  '복숭아 나무'라는 동화책을  출판하게 된다.  앤딩 장면은  젊은  동현아빠가  어린 동현을 안고 가는 것이다. 샴쌍둥이가 아닌   그냥 동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구혜선 감독의  영화 '복숭아 나무'는  우리 나라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구혜선의 감독으로서의 자질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