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90분, 일반인은 모르는 연예계의 치부를 다룬 영화

모과 2012. 9. 4. 06:00

 

영화 '90분'은 연예계의 치부를 파헤친 영화이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예인에 대한 기사도 보게 된다. 기자들은 사생활과 스캔들을 자세히 보도해 주기 때문에 한 연예인의 흥망성쇠를 보게 되기도 한다. 나는 아무나 연예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 '90분'은 주상욱이라는 배우가 좋아서 선택한 영화이다.  그는 반듯한 이미지로 깨끗한 인상이고 어느 각도에서 봐도 멋진 남배우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주상욱이 작품 선택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관객들이 이미 다 아는 식상한 스토리.

 

출세에 눈이  먼 남자가  잘 생긴 외모로 재벌가의 딸과 계산적으로 결혼하고 후계자가 되려는 것은 너무 많이 드라마로 나왔다. 영화는 9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해결해야만 살 수 있다는 설정을 해놓았다. 그런데 90분이 주는 짧은 시간이 영화 속에서는 절박하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CF감독으로  성공한 상희(주상욱분)은 재벌가의 딸과 결혼해서 딸을 낳고 잘 살고 있다.  장모는 장인의 비서였다가 후처가 된 여자이다. 상희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불륜을 저지른다. 아무리 출세가 좋다고 해도 해서는 안 될 일은  장모와의 불륜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2. 연예인 지망생과의  원나잇스탠드가 일상인 남자.

 

 

상희는 자기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서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과 잠자리를 한다. 단지 쾌락을 위해서 여자를 일회용 소모품으로 사용할 뿐이다.   스스로 몸을 바쳐서라도 성공하려는 화류계 여자들도 있다.

 

 

상희의 가장 문제는 아내에 대한 애정도 의리도 없이 단지 아내의 집안의 후계자가 되려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이 출세인지 행복인지 쾌락인지 도무지 모를 남자로 보였다.

 

3. 호사다마라는  옛말이 공연히 있는 것이 아니다.

 

 

상희의 목적대로  드디어 후계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전날 묘령의 여인(혜리/장미인애)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그 전화를 받고 거절해야 한다. 아내가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기다리는데 유혹을 거절 못하고  유혹하는 여자가 누군지 모른 채 그녀가 오라는 대로 호텔로 찾아간다.  

 

 

어리석은 남자들이 모르고 있는게 있다. 다른 여자들과  섹스를 즐기며 힘을 빼면 아내는 어떻게 되는지 생각이나 해봤는가? 묻고 싶다. 

 

합법적으로 섹스를 하게 인정받은 아내는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서 쓸쓸하고 외로운  생활을 해야 한다. 남편이 일로 인해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아내를 사랑해주지 못하거나  혹은 몸이 아프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다 이해하고  남편을 위해서 헌신을 할 것이다.

 

 

그런데 다른 여자와 원나잇스탠드나 연애로 아내를 방치하면 아내의 분노를 사게 마련이다. 맞바람을 못치면 복수를 하게 된다. 영화 '90분'은 아내의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다.

 

4.  여자의 원한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리게 한다.

 

 

방금  섹스를 나눈 여자가 전화로 협박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상희가 수족처럼 다루던 부하 직원에게   방금  성관계를 한   동영상을  보내서 협박을 한다.  상희는 자기가 쳐 논 덫에 걸려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상희는 늘 그랬듯이 부하 직원에게 지시를  여러가지 내린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묘령의 여인의 명령에 따르게 된다. 주어진 시간은 90분이다. 그안에 상희는 저지른 잘못을 다 수정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  영화는 상희가 믿고 있는 부하 직원도 상희를 경멸하고 망하기를 원하는 것을 잘 표현 해주었다.

 

5.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상희의 문제는 잘못 산  죄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여자를 이용하고 헌신짝같이 버린 것이다. 사과를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가장 큰 죄는 아내를 배신하고 큰 상처를 준 점이다.

 

 상희는 90분 안에 해결하면 될 수 있다고 믿은 자기의 생각이 오판인 것을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90분 게임은 시작부터 철저히  자기의 실체를 보고 깨닫게 한다. 상희가  회복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을  알도록 피해자들은 각본을 짰다. 상희는 점점 막다른 구석으로 몰리게 된다.

 

 

6. 연예인이 되길 원하는 대학생과 부모가 꼭 보길 권하고 싶은 영화

 

 

나의 중학교 친구 중에 악기를 연주하던 친구가 있었다. 70년대에 클럽에서 악기를 연주하던 그 친구는 지금가지 기억에 남는 말을 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자꾸 그친구의 말이 생각이 났다.

 

"연예계에 들어 온 여자에 대한 시선은 뻔하다. 이왕 발을 들여 놓은 이상  몸을 바쳐서라도 성공하고 싶은 게 당연한 심리일 거야"

 

장자연 사건도 충격적이었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연예계의 치부를 영화 '90분'은 보여주고 있다. 나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굳어졌다.

 

영화'90분'은 주상욱의 연기가 가장 볼거리라고 생각한다.

다른 배역은 모두 낯설고 처음보는 배우들이었다. 징미인애는 연기가 서투르고 내일 후계자에 오를  남자가 만사를 제쳐두고 찾아갈 만큼 고혹적이지도 않았다.  그게 이영화의 가장 큰문제이다.

 

*  상영관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Daum 영화에서 3,500원에 다운 받아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