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엄마는 창녀다, 외면하고 싶지만 알아야 할 이웃에 대한 영화

모과 2012. 8. 23. 06:00

 

 

세계가 먼저 알아봤다고 하고  제목이 주는 충격 때문에 찾아 본 영화이다. 아들은 엄마를 세상에서 제일 싼년이라고  A4용지에 광고를  만들어  동네 곳곳에 붙여 놓았다.  늙은 엄마는 창녀이고  에이즈에 걸린 38세 노총각 아들은 포주이다.

 

 '엄마는 창녀다'는 이상우감독의 3부작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 '나는 쓰레기다' 중에서 첫번째 작품이다.

 

1. 도덕성과 가족관계에  대한 정체성 혼란을 준 영화

 

 

나는 영화를 보면서 심한 혼란에 빠졌다.  에이즈에 걸린 아들(이상우)이  다리를 못 쓰고 방에만 있는 60세 엄마(이용녀)에게 손님을 데려다 주며 먹고 사는 영화였다.

 

 아들 상우역은 감독이 직접 출연을 했다.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 지체장애자, 휴가나온 군인들 무리, 나이많은 홀아비등을 엄마에게 데려다 준다.  인간이 동물보다 못한 것을 처절하게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

 

2.  창녀 엄마에게도 따뜻한 모성애는 있다.

 

 

어미에게 자식은  어떤 경우에도 품어 주어야 할 존재였다.

나는 처음에 영화를  볼 때는 나의 입장에서 비판의 눈으로 봤다.

 

"왜 저렇게 살아 가나?  엄마는 양노원에 보내고  아들은 격리 치료를 받지.  둘이 같이 죽는게 차라리 났겠다"

 

 영화의 내용이 상당히 마음이 불편하고 기가 막히고 처절해서 차라리 외면하고 싶었다. 영화를 본 것을 후회도 했다.  양준익감독의 '똥파리'보다 더 독한 영화였다.

 

 

나는 늙은 엄마가  아들에게 다정하게 말하는 내용에 경악을 하며 두 모자가 너무 딱해서 마음 한 켠이 아파왔다.

 

"상우야! 엄마가 더 열심히 할께'

 

 늙은 엄마가 밥벌이를 위해서  몸을 더 열심히 팔겠단다.

 

 

모자 사이에는 끈끈한  핏줄의 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상우엄마의 입장이 돼 봤다.  남편에게 버림을 받고 몸도 장애인이 돼서 방밖을 나갈 수가 없다. 영화에서  엄마는 아들이 에이즈에  걸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배운 것도 없고 죽는 방법도 모를 정도로 무지한 여자라면 ...... 감독이 신문기사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라니까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 갔다. 머리 속으로 이해가 안됐기 때문이다.

 

3.  개보다 못한  아버지는 보신탕집을 한다.  

 

 

아버지(권병택)가 아내와 아들을 버린 것 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남자는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며 살면서 겉으로는 성인군자인 척하고 살아간다.  토가 나올 지경으로 혐오스러운 사람이다.

 

후처의 남편은 중환자실에 있고 이단 기독교 맹신자이다. 기도원에 가느라고 집을 자주 비운다. 후처는 남매를 데리고 들어왔다. 아내가 집을 비우면 남편은 그의 아들을 성폭행한다. 참 뭐라 표현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후처의 딸 희수(유애경)은  엄마를 증오하고 새아버지는 경멸한다.  사실 전혀 남남관계인 상우를 따라다니며 자고 싶다고 한다.  완전히 콩가루 집안이다. 상우가 끝까지 희수를 건드리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3. 사이비 기독교  맹신자들의 행패를 보여주는 영화.  

 

 

 어느날, 상우네 집에 자주 와서 찬송을 부르던 사람이  상우엄마를 업고 기도원으로 갔다. 상우는 미친 사람처럼 엄마를 찾아 헤메나   못 찾는다. 

 

상우는  아버지를 찾아가서 엄마를 찾아 달라고 애원한다.  빈정거리며 비웃는 아비에게  상우는 독한 마음을 먹는다. 모든 불행과 악의 축은 아버지라고 믿는 상우는 더 큰 불행을 만든다.

 

며칠 후 뉴스에서는 기도원장이 장애인을 성폭행하고 구타를 일삼아서 구속 됐다는 보도가 있다.

 

 

영화의 앤딩은 상우가 엄마와 단란한 생활을  했던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엄마와 함께 부루스를 추는 모습이다.  상우는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무기력한 삶속에서 허우적거린다.

 

늙은 상우엄마는 아들을 굶길까  걱정이 돼서 자기 생일날에도 한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한다.

 

4. 엄마는 몸을 파는 게 아니라 외로움을 팔았다.

 

 

모자의 대사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 (엄마역의  이용녀의 명연기가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 엄마는 남자들이 안아주고 만져 줄 때 따뜻함을 느껴. 외롭지가 않다고 느껴져 "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어미의 뱃 속에서 어미의 피와 살을 먹고 자란다. 자라면서 엄마의 정성과 사랑을 먹고 산다. 사실 자식에게는 무엇을 줘도 줘도 아깝지 않은 유일한 존재이다.

 

무식하고 병까지 든 어미는 자기 몸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먹여 살리고 싶어했다.  도덕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분명하다. 있어서도  안될 일이다.

 

**나는  언젠가 박완서 소설에서  인민군에게 딸과 며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늙은 노파가 짙게 화장을 하고   미군들에게  겁탈을 당하는 장면을 읽었다.  내가 그경우가 돼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영화 '엄마는 창녀다'는  알고 싶지 않은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우리가 외면하고 싶지만 알고 있어야 하는 비루하고  처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웃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 이사실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면 영화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이상우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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