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녀, 아련해진 짝사랑을 추억하게 하는 성장 영화 .

모과 2012. 8. 16. 06:00

 

 나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녀' 가 흥행하길 바라고 그렇게 될 것을 믿는다. 내가 본  성장 영화 중에서 가장 사실적이고  마음이 따뜻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구파도 감독은 나의 큰아들과 같은 1978년(호적으로는 1979년)생이다. 감독의 자전적 인터넷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라서 내가 느끼는 감동은 남 달랐다.

 

1. 남학생의 짝사랑과 성장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

 

 

대만의 소도시에서  같은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7 명의 남녀 학생의 성장기  그린 영화는  시종일관 풋풋함과 친진함에 미소를 짓게 했다. 나는 아시아의 중고등학교는   비슷한 교복과  문화를 가진 것을 느꼈다.

 

자전거 통학을 하는 남주인공 커징텅(가진동/22세)의 훤출한 키와  청순한 미모가 우선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 

 

 

늘 같이 다니는 5명의 절친들도 우리 아들들의 친구들에게 서 볼 수 있는 친근한  캐릭터들이다. 남학교에서 6년간 교사 생활을 했던 나는  가진동과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옛제자들을 떠올랐다. 5명의 어리버리 순진한 남학생들이  총명하고 예쁘기 까지 한  여고생을 좋아하는 상식적인 영화이다.

 

2. 그시절, 여자는 남자보다 성숙하며 . 그 성숙함을 견뎌내는 남자는 없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남학생들은 대체적으로 단순하고 천진하다.  사소한 재미와 장난에 목숨을 걸 때도 있다.  몰려다니기를 좋아하고   다같이 함께 하는 운동이나 오락을 좋아한다.  여학생들이 둘, 셋이서 모이면 수다를 떠는 것과 차별화 되는 부분이다.

 

 

남주인공 가진동과 친구들은 교실에서 기상천외(? 영화에서 확인 바람)한  사고를 치고 담임의 특별한 관리에 들어간다. 전교 1등인 진연희(션자이/30세) 바로 앞자리에 앉히고 진연희에게 가진동의  공부를 봐주라고 지시를 한다.

 

 

션자이는 그날부터 장난꾸러기이고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가진동(커징텅)에게  요점정리를 해주고 문제도 내 준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마음에는 안개꽃같은 사랑이 피어오른 듯하다.  션자이는 누나 같이 커징텅을 돌봐 준다.

 

 

영화는 고등학교 졸업하기 까지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의 정신연령이 높은 것을  잘 묘사하고 있다.

 

영화 중간에  가진동이 집에 가면 벗고 돌아다녀서 폭소를 유발하는데  아들만 있는 집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사각 팬티만 입고 있는 것은 평범한 일이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3. 앞 자리에 앉은  가진동의 교복에 수 많은 볼펜 자국은  진연희의 마음을 보낸 자국

 

 

영화는 감독의 추억을 기록한 것이다. 낡은 교복과 교복에 수없이 찍혀있는 볼펜 자국들 .....

뒷자리에 앉은 션자이는 말 대신 볼펜으로 등을 쿡 찍으면 자동으로  문제집을 내놓는 커징텅의 모습은 무척 귀엽고 기특하기 까지 했다.

 

 

가진동(커징텅)션자이(진연희) 에게 무모한 도전을 한다.  시험에 관한 것이다.

 

 

당연히 션자이가 이겼다. 대만의 고등학교도 시험결과를  벽에 부착해 놓는 것이 같아서  나는 혼자 웃었다. 그때는 인권보다는 성적이 오른 친구가 부러웠고 내 성적도 올랐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영화의 또다른 재미는 대만의 고등학교의 자세한  교실 풍경과  학생들의 모습이다.

 

 

 커징텅은 내기에 졌으니까 머리를 박박 깍았고 , 션자이는 이겼으나  약속을 지켰다.  이 장면이 아기자기한 고교생의 풋사랑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서로 좋아하는 것 같은데  수줍음 때문에  표현을 못하고 두근두근한 짝사랑의 설레임이 아름다웠다.

 

4. 사랑은 상대를 위한 배려와 함께  동참하는 것

 

 

'그시절,우리가 좋아했던 그녀'가 좋은 영화인 것은 고교시절에 있을 수 있는 일이 다 나온다는 것이다.

 

교과서를 잊고 가져오지 않은 일, 작은 일로 히스테리하게 벌을 주고 신경질을 내는 여교사, 교실에서 금품이 없어지는 일 , 단체 벌, 친구를 위해서 함께 해주는 일, 등등 이다. 우리가  겪었던 모든 일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재현 된다는 신기함과 즐거움이 있다.

 

 

                그들과 함께 라면 같이 벌을 서도 즐거운게 그 시절이었다.

 

5. 그때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그때 널 좋아했던 내가 좋아.

 

 

커징덩의 고교시절에 션자이를 빼고 나면 추억할게 없을 것이다. 누구를 순수하게 그렇게 좋아한 시절이 있다는게 그는 행복할 것이다. 커징텅의 눈에는 션자이는 늘 사과같이 보인다고 했다. 영화의 원제목이기도 하다.  You Are the Apple of My Eye.

 

 

커진텅은 애써서 사랑을 고백했으나 션자이는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이유가 영화 말미에서 나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각자 다른 대학으로 진학을 했다.  대학시절 ,션자이와 커진텅은 만나서 서로의 소원을 적어 열기구에 넣어 하늘로 날려보낸다.

 

 

 

둘은 서로 사랑에 너무 서툴러서, 여자가 너무 성숙해서 인연이 아니어서....... 서로 좋아했지만 어긋난 사랑이 돼 버린다.   

 

6. 정말 좋아하는 여자라면 그녀가 영원히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빌어주게 된다.

 

 

내가 '그시절 , 우리가 좋아한 그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하이틴 소설과 차별화되고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하이틴 영화는 어리버리한 여학생 하나를 두고  꽃미남 셋이서 조건도 이유도 없이 좋아하는 판타지만 그려왔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똑똑한 여학생을 두고 어리버리한 남학생들 5명이 좋아하는 내용이다. 그게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90년대 중고교를 다닌 사람이나 학부모에게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사실적으로 묘사를 했으나 감동적이다. 대만이나 아시아 전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이유가 있을 것이다.

 

7. 주연배우 가진동은 망가진 이승기의 모습이었으나 이승기만큼 멋있었다.

 

 

교복을 입은 가진동의 친진하고 ,멍청하고 순수한 매력이 영화의 가장 볼거리이다. 대만에서 체육교육과에 다닌다는 그의 건강하고 멋진 비주얼이 영화를 더 인기있게 한 것 같다. 연기를 참 자연스럽게 잘하는 것도 신인상을 탄 비결같았다. 그는 '48회 대만금마장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대만에서 2011년 흥행2위를 할만한 완성도 있는 영화이다.

 

나는  위드 블로그에서 초대를 받아서 왕십리 CGV에서  영화를 봤다. 가보니 VIP시사회였고 구파도 감독과  가진동군이 무대인사를 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아주 가까이에서 가진동을 봤다. 환갑인 나는  그를 보고 설레임은 없었으나  어리고  멋진 비주얼에서 앞으로  큰 발전을 할 배우인 것을 느꼈다.

 

**8월23일 개봉하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녀'를 꼭 보시길 권유합니다. 한국영화와 드라마가 대만에서 인기가 많은데  우리도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만의 좋은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는 것은 영화팬으로서 매우 기쁜 일이었습니다. 마음이 맑아지고 따뜻해질 겁니다. 영화가 끝나고 박수를 친 관객들의 모습이 기억이 나네요. 물론 저도 박수를 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