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0일은 친구들과 점심이나 함께 먹자고 약속했던 날이다. 2월과 3월에 환갑인 친구 셋이서 경복궁에도 가보고 인사동의 시화담(詩話談) 한정식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과 동창회장인 민화가 그날 모교에서 총동창회를 하는 날이라고 했다. 나는 계획에도 없었던 모교 총동창회에 참석하게 됐다. 1974년 졸업을 하고 처음 참석하는 총동창회였다.
사실 나는 총동창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출세를 했거나 남편의 사회적인 지위가 좀 높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도 저도 아닌 소시민인 내가 참석하는 것이 좀 어색한 일이었으나 새로운 일에 대한 호기심과 그날의 상황때문에 나는 동기 동창 네 명과 함께 참석하게 됐다.
이화여대 후문은 우리가 학교 다니던 70년대 초하고는 완전히 변해있었다. 명희와 나는 동창회관을 찾아서 두리번 거리며 걸었다. 입학식 다음날 아침 첫 강의실을 못 찾아서 헤메던 이야기를 하며 둘이 쳐다보고 웃었다.
총동창회 참석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니 방명록에 이름을 기록했다. 명희가 내 이름도 적어 주었다.
이화인의 나눔가치..... 선배라면 모교를 위해서 재능 기부를 하라는 것 같았다. 나는 블로그에 기록 하는 일로 대신하고 싶다.
출장부페에서 준비한 점심을 먼저 먹었다.
박승희와 이명희 그리고 빈 자리가 내 자리이다.
나는 저녁에 준비된 우리들 만의 잔치를 위해서 적은 양의 식사를 했다.
이날 참석자는 약 200명 정도였다. 졸업생이 19만명이라고 하는데 참여도가 아주 적은 편이다.
안경을 쓰면 똑독해 보인다는 내 모습이 나온 사진도 한 장 올려본다. (맨 뒤에 있는 나 , 최대한 날씬해 보이려는 자세를 보세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환갑은 모든게 후퇴하기 시작하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회의록을 미리보고 있는 윤후명 전이사장, 장명수이사장, 김선욱총장, 조종남동창회장, ......왼쪽에 앉아 계신 분님들이 1기인 80세가 넘으신 의대 동창 선배님들이다.
1. 신입동창 환영회
사회: 이경옥 회우부장
김영주 사범대학 동창회장.
강초롱 사회대학 신입동창
조종남 총동창회장의 기념품 전달.
총동창회장학금 수여..... 성유미 대학원 미술사학과외 24명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
박성희 음대 동창의 축가..... 밤의 여왕 아리아( 모짜르트 오페라 ' 마술피리'중에서)와 무곡(김연준 작시,작곡)
2. 2012년도 정기총회
사회: 김효신 동창회 총무.
장명수 이사장의 축사.
3.김선욱 총장의 모교소식
1. 한 명으로 시작한 이화 졸업생이 19만명으로 전 세계에 살고 있다.
2. 2012년도 우수교수 74명 초빙(외국인 교수19명 포함)
3. 특성화 교육개발: 우수교원 확보, 연구 특성화
4. 이공분야의 여성 과학자 육성
5.노벨상 1호 배출목표
6.학생취업,경력개발센타 설립
7.글로벌 파트너쉽: 제 3세계 유학생(2006년부터 현재까지 100명 입학)
8. 개발도상국 중간지도자 15개국 23명 이화에 유학중
9.개교 126주년 행사: 해외동창을 위한 썸머스쿨
10. 등록금 3.5% 인하 결정
4. 윤후명 전이사장의 축사
5. 근 40년 만에 교가 제창
책자 뒷 장에 있는 교가를 열심히 부르는 친구들의 모습, 40 여년 전 3월의 이화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70학번 동기동창 남상택, 김민화, 박승희,이명희, 김성희 ...... 모두 평화로운 노년을 보내는 친구들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교가
정인보 작사,안기영 메리영 작곡
한가람 봄 바람에 피어 난 우리 성인이
이름불러 이화라셨다.거룩한 노래
곱게도 나니 황화 방안에 천국이예라.
후렴) 이화 이화 우리 이화 진선미의 우리 이화
네 향기 널리 퍼져라아 우리 이-화.[1절]
** 얼떨결에 참석한 모교 총동창회에서 40년전 이화여대를 입학하려고 노력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 생각해보니 부족한 졸업생인 저는 모교의 도움을 많이 받고 살아온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졸업식장에서 김옥길 총장님의 하셨던 격려사가 떠오릅니다.
"여러분이 졸업을 하기까지 누구가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 사랑을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시길 바랍니다. 어느 장소에서든지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세요.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 사회에 봉사해서 환원해야합니다."
저의 인생의 후반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곰곰히 생각하게 한 총동창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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