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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식물원에 배꽃 120송이 활짝 핀 초가을 어느날

모과 2011. 10. 19. 08:00

 

졸업 후 37년만에   이화여대 자연과학대 총동창회에서 가는 야유회에 친구들과 같이 참석했다. 우리가 재학 중에는 문리대학의 이과였다. 화학과,생물과,수학과,물리학과만 있었다.

 

지하철  압구정역에서 내려서 6번 출구로 나갔더니 현대백화점 옆 주차장에 관광버스 3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1번차 [수학과,물리학과],2번차[화학과], 3번차[생물과]였다. 모두 120명이 참석을 했다. 배꽃(이화) 이 평강 식물원에  만개한 날이다.

 

 

올해 야유회 장소는 포천의 평강 식물원이다. 명희,승희 와 나는 나란히 같은 칸에 앉았다. 임원진들이 섬세한 준비를 했다.  총동창 회장이 물건이나 선물을  협찬을 한 동문들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선그라스 낀 분홍 상의를 입은 분이 총동회장님이다.

대체적으로 55세 이상들인 것 같았다. 70세 이상인  선배님들도 많이 있었다. 

 

대학동창 야유회를 식물원으로 견학을 가는 학교 임원진의 센스가  너무 좋았다.  본래 다랭이논을 6년간 개발해서 18만평의  식물원으로 만든 한의학 박사인 이환용원장의 미래를 바라본 지혜를  식물원 곳곳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초가을의 단풍진 오솔길을 친구들과 걸으니 마음은 작은 행복이 방울방울 예쁜 모습으로 들어 차고 있었다. 앞으로 이런 행복의 시간들이  해마다 있을 것을 생각하니 식물원의 나무와 꽃들이 다시 새롭게 보였다.

 

식물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두시간 이상 식물원을 걸었다.

 

드라마 '내마음이 들리니" 의 촬영지였던 곳이라서  바보 역을 했던 정보석이 일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국화는 설상화와 통상화로 돼 있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았다. 민들레도 국화과라는 것도 ...... 국화씨는 수많은 꽃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참 신기한 자연의 신비로움이었다.

 

이곳에도 구절초는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저 솔방울 같이 생긴 것이 모두 작은 꽃으로 이뤄진 것이다.

빨간 열매는 낙상홍이라고 부르며 새들의 먹이라고 한다. 보이기는 화려해서 새들을 유혹하지만 맛은 그리 없는 이유는 번식의 조정을 위해서 라고 했다. 너무 맛이 있으면 그자리에서 다 따먹어서 너무 번식을 하면 자연의 균형을 깨는 일이라고 했다.

솔채라는 이름의 꽃 이름도 배웠다.

 

 

 

갈대와 억새에 대한 설명도 들었는데 나는 사진을 찍느라고 자세히 못들었다.

 

도토리 나무도 4~5년에 한번 열매가 열리는 데 그 역시 짐승의 번식을 조정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봄에 친구들과 함께 다시 오기로 했다. 꽃들이 대부분 시들었고, 국화만 몇 종류 피어있고  한 쪽에서는 지고 있었다.

 

 

 

미선나무는 우리 나라에만 서식을 하는데  단종 위기 품종이라서 보호하고 있다.

나는 보라색  야생화를 보면 약간 흥분이 될 정도로 좋다. 한 때는 다시 태어난다면 이름 모를 보라색 야생화로 태어 나고 싶었던 적이 있다.

 

 

 

 

 

점심은 식물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을 먹었다.

 

1인분에 12,000원하는 산채비빔밥 은 한의사인 원장의 독특한 경영방식인지 밑반찬에서 향긋한 한약 냄새가 났다.

 

참 세련되고 고상해 보이는 실버들의 모습이다. 모두 세월을 흘려 보낸 편안함이 묻어 있어서 보기 좋았다.

식사  후 게임을  하면서 몸을 풀고 크게 웃기도 했다. 나는  사진을 찍으며 중간 중간 코믹멘트로 웃겨 주었다.

 

왼쪽이 물리학과 대표로 명희가 나가서 인간 윷이 되었다.

 

 

사회자가 호령하면 몸을 움직여서 윷놀이를 하는 것이다.

 

 

날씬한 사람들이 4명 옷을 입혀주고 벗겨주는 사람이 한명 모두 5인조로 티셔츠를 빨리 입혀주고 벗기는 게임을 했다. 바로 입었다가 거꾸로 입었다가를 반복하며 머리가 모두 엉망이 됐다.

신문지 찟어서 풀로 길게 붙이기 , 모두 열심히 찢고 붙이고를 하며 열중하고 있다.

"요 근래에 지금만큼  집중한 적이 있어요?"  내가 물었다.

"없어!!"

모두 크게 웃으며 합창 하듯이 말했다. 하하하

우리 물리학과는 2등을 했다.

 

허리에 손을 대고 감독하는 사람이 승희이다. 승희는 교회 바자회에서 5,000원에 산 쉐터가  노르웨이 100% 순모인데 ,  노르웨이에서는 100만원을 한다며  드라이해서 입었다고 자랑했다. 아주 몸에 잘 맞았다. 하하하

어느 학과가 길게 붙였나 팔 길이가 비슷한 사람들이 길이를 재고 있었다. 우리 물리학과는 또 2등이었다.

그 다음에는 풍선불기이다.

"성희야! 네가 나가라 " 경희가 말했다.

" 나 못해. 풍선 못 불어 .오른 쪽 폐를 수술해서 없어.""

" 아! 참.너는 결핵성 늑막염도  아팠다며? " 진희가 물었다.

" 응 .  그건 대학교 4학년 때고.  "

"왜?"

" 선천적인 기형이야. 기관지 확장증으로  오른 쪽 폐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어."

친구들은 내가 아팠던게 지금에는 웃기는가 보다. 모두 웃었다.

 

 

에고 3시간을 계속 찍었더니 디카의 밧데리가 다 됐다. 상품은 모두 똑같이 까만 머플러였다. 참 유쾌하고 즐거운 놀이었다.  

 

풍선을  터트리느라고 친구를 힘껏 껴안아 보기도 했다.

 

 

 

 나는 오른 쪽에서  세 번 째 내 사진 은 겨우 이것 한 장이다 . 내가 사진을 찍어서 그렇다.

 

서울 강남에서 약 2시간 거리의 포천 평강 식물원은 가족동반 뿐만 아니라  동창들끼리 오면 참 좋은 곳이다. 친구들과 걸으며 자연 속에서 소소한 대화를 나누면 참 좋을 것이다. 우리는 친구들 몇 명이서  봄이 오면 다시 오기로 약속을 했다.

 

포천 평강식물원 바로가기 ...  http://www.peacelandkorea.com/01intro/01sub_01.html

위치: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신정리 668

전화:031)531-7751

 

 

* 이화여자 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ensa.kr/ensa/inc_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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