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리뷰

배용준의 고독과 애국적인 자존심을 따라 가본 여행기 '한아여'

모과 2011. 8. 29. 06:00

배용준이 승승장구하던 시기는  내 인생이 박살이 나다시피 깨져서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던 시기였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가 절정이었다. 내가 아무리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했어도 뜨문뜨문 보던 시기이기도 했다. 

 

배용준이라는 배우가 '겨울연가'때문에 일본에서 난리도 아니게 인기가 있다는 뉴스를 듣고도 그런가 보다 했다.  돈을 너무 잘 번다니까  점점 경이로운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다.

나는 보름 전에 배용준의 드라마를 몰아서 보고 여행다큐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떠나는여행'도 봤다.  우리 동네의 진잠도서관에서 책도 빌려다 읽었다.

 

1. 너무 고독해 보이는 배용준의 모습이 가슴이 좀 아팠다.

 

나는 다큐 여행프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8부를 보면서  출연료 때문인지 배용준이 시간이 없어서인지  몇 장면만 출연하는 것이 좀 많이 아쉬웠다.  궁금하면 책을 사서 보라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런데  나오는 장면마다 배용준은 몸 전체에서 외로움이 배여있었다. '한아여'는 여행기라기라기 보다는 '우리 문화답사기'에 더 가까웠다. 사실 그는 촬영을 하다 다친 몸이 완쾌 되지않은 상태에서 여행을 다녔다. 몸이 너무 야위었다.

 

 사실 배용준이야 마음만 먹으면 여행이야 얼마든지 다닐 수 있는  부자겠지만  너무 바빠서 우리 나라도 제대로 다녀 본 데가 없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이땅에서 태어나고 60년을 살아 왔지만  사람이 융통성이 없어서  여행을 거의 못다녔다.  오죽하면 부산에서 근 30년가까이 살았으면서도 부산을 다 돌아 다니지 않은 바보가 바로 나다. 그 좋은 여행지에 살았으면서 ......

지금 많이 후회를 하고 있다.

 

 

여행의 시작은 강원도의 어머니의 밥상으로 부터 시작한다.  어머니는  원초적인 사랑이다. 배용준의 출세작인 '겨울연가'의 배경도 강원도이다. 우리 나라 철도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경춘선이기도 하다.

 

 

한복연구가 이효재씨의 지도로 김치를 만드는  작업은  보기 좋았다. 그런데 이효재씨의 책을 다 읽은 나는 그녀를 한국의 '타샤튜더'라는데 동의를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광양만 매실농원의 홍쌍리 여사를 그렇다고 생각한다, 부산 멋쟁이 아가씨가 광양만의 아주 가난한 농부의 아내로 시집을 가서 그 허허 벌판에  매화를 심어서 그 기적을 만들었다.

 

김치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우리나라의  저장음식이다. 의도적으로 한국의 김치를 알리려고한 것 같다. 배용준이니까  여행기에 김치를 만드는 과정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2. 여행의 분류를 인생과 비교했다.

 

머물다, 떠나다, 버리다,사색하다, 돌아오다,다시 떠나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오래 전에  배용준이 사진찍기가 취미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는 그때 참 지혜로운 배우라고 생각했다.  가까운 지인들과  인적이 뜸한 곳으로 여행가서 사진을 찍으면 숨통이 좀 트일 것이라고 잠시 생각을 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상당히 큰 작업이었다.  1년을 전국을 다니며 고심하다 선택한 몇 장면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배용준에게는  이 또한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 것과 똑같은 작업이었을 것이다.

 

 

3.  인생과 자기를 관조하는 여행

 

나는 이 여행기가  여러 사람들과 여러번 의논을 하고 시작하고 마무리를 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고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내용인데 책은  참 이해하기 좋게  쉽게 써있었다.

 

 배용준은  여행기 요소요소에 자기의 생각을 진솔하게 기록했다. 전국을 여행다니며 그동안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던 자기의 삶을 스스로   좀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본 것같이 느껴진다.

 여행의 목적을  관광보다는 문화적인 체험에  중점을 두었다. 배용준 스스로 최고의 장인들과 다 함께 해보고 느끼고 즐기려는 노력이 보여서 보기가 좋았다.

 

 한국과 한국인에게만 있는 전통을 주로 소개하고 싶어했다.  모든 장면에 그의 조심스럽고 겸손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의 조심스런 태도에  이 여행도 배용준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도 한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배우가 됐지만  가는 곳마다  그 방면의 장인과 대가를 만나니 배용준인들 어찌 어렵지 않았겠는가?  그가 늘 최연소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게 눈에 보였다.

 

 

4. 한국국민의 자존심을 나타내고 싶은 애국심이 책속에 기록돼 있다.

 

나는 배용준이 2004년 일본을 처음 찾아갔을 때  환영 인파를 보고  눈에 스며드는 물기를 보았다.  동영상 속의 그는 진심으로 감격했고 기뻐했다.   배용준 스스로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인생에서 일어 난 것이다. 

그는 자기 내부에 숨겨져 있던 애국심을 느끼게 됐을 것이다. 일본에 갈 때마다 그랬을 것이다. 그는  자유롭지 못한 대신 국가를 위해서 이렇게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배용준이 일본인들이 원하는 스타일로 변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점점 겸손해졌고 조심스러워지고  여성화 돼 가는 과정을 보게 된다. 일본 팬들에 대한 당연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일본뿐만이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에 소개된 여행기는  어찌보면 국가적인 1년의 프로젝트가  됐을 수도 있다.  전국의 모든 관광지와 명인을 만났던 것 같다. 책 말미에 여행루트가 나와 있다

 

나는 가족 여행지였던 안동의 하회마을의  어떤 기와집에서 배용준이 묵어 갔다고 사진을 벽에 붙여 논 것을  본적이 있다. 그곳은  여행기에는 나오지 않았다.

 

 

 

 김치, 차,  자연적인 염색, 차, 도자기, 유명사찰 체험 ,칠기, 정통술, 명창, 경복궁, 이제는 없어진 역사적인 미륵사지 등 ....... 전국을 모두 다니며 체험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찍는 것 이상으로  소중한 작업이고 오래  보관될 여행기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배용준의 총명함을 여러번  느꼈다.

 

 

5. 몸이 아파서 요가자세를 따라하지 못하던 배용준

 

어느 절에선가 요가 자세를 배우는 중에 그는  촬영 중에 다친 목과  허리가  아직 아프다고 했다. 그러나 절은 정성껏하는 모습을 보고 무엇을 기원했을까 궁금했다.

 배용준은 2007년 태왕사신기를 찍고 2008년에는  여행기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 그의  끓없는 노력과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과  국가에 대한 자존심을 나는 높이 평가하게 됐다.

 

 

6. 자기 자신조차도 여행기  속에 들어 가야 했던 배용준

 

나는 여행기를 보면서 배용준의 옷차림이 눈에 거슬렸다. 목도리를 하고 차를 마시는 모습과  모자가 달린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작업을 하는 모습이 이해가 안됐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이해하기로 했다.  배용준 자체가 작품이지 않는가? 모든 장면을 멋지게 장식하려면  패션을 무시 못할 것이다. 그러나 배용준에겐  많이 불편하지 않았을까?

 

여행은 좀 편하려고 가는 것인데  모두 멋지게 보여야 하는 인생이니 참 고달파 보일 때가 있었다.

 위의 사진같이 입혀준 코디의 센스가 마음에 안든다. 그는  코디가 입혀 주는대로  입는다는 기사를 봤었다.

 

 

7.  전국 초 중 고등학교의 권장도서가 되야하는 이유

 

 배용준은 일본에서는  교과서에 기록이 될 정도로 인정을 받는 배우이다. 사실 한류열풍이 일기 전에는  한일 감정은 그리 좋은 때가 없었다. 그런데 영화배우와 아이돌 가수들로 인해서 한국민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이 유럽까지 전파 되고 있는 실정이다.

 

배용준의 이야기가  일본보다 우리나라 교과서에 먼저  실리지 않은게 나는 유감스럽다. 이제 배용준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호하고  자랑으로 알아야 할 배우라고 생각한다. 전국의 학생들에게 권장도서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선정했으면 좋겠다.

 

 

 

나는 다큐'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과 책을 읽고 배용준이라는 배우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나는 운명이 그를 한 개인의 행복보다는 더 큰 일을 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그가 자기에게 다가온 숙명을  받아들이고 그 엄청난 행운을 구속이 아닌 축복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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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배용준의 눈동자에 깊은 우수를 보고  안타깝게 느낀다.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그 벅찬 마음을 기억하길 바래본다

 

 

** 2011년 8월29일 !

배용준씨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펜카페에서 축하를 많이 하더군요. 저는 이글이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