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리뷰

샴페인, 성공하고 싶은 2, 30대가 꼭 봐야 할 소설

모과 2011. 8. 1. 06:00

큰아들의 대학 1학년 때의 소망은 대한민국 상위 1%였다.  미니홈피의 제목도 그리 정해 놓았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아들이  집에 오면  우리는 참 많은 대화를 하곤 했다.  어려서부터 대화를 하며 키운 아이들이라서  주제는 다양했다. 어느날 우리는 상위 1%의 삶에 대해서 대화를 하게 됐다.

 

" OO아! 너는 왜 대한민국 상위 1%가 되려고 하니?"

" 엄마! 나는 성공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모든면에 상위 1%에 들고 싶어요"

" 상위 1%에 들려면 앞만 보고 달려가도 될까말까 인데  엄마는  그 의견에 반대하고 싶다. 상위 1%가 되기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수 많은  소중한 것들을  생각하게 되거든"

 

아직 어린 21살 대학생이 막연히 생각한 성공은 아마도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일 수가 있겠다 싶었다. 그날 우리는  심도있는 대화를, 아니 나의 설득이 길었다고 기억된다.

 

" 네가 누구를 위해서 대한민국 상위 1%가 되려는지 모르겠지만 , 노력을 많이 해도  그 정도가 되려면 천운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성공을 위해서 포기해야 할 소소한 일상들이 어쩌면 더 큰 행복의 꽃다발일 수도 있단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공군으로 입대한 큰아들은 제대 후  그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한 말에 동의를 한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도 결혼은 안중에도 없고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나는  큰아들이  너무 일에만 몰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가지 일에 몰입을 하면 다른 것을 하지 못하는 것은   나를 닮은걸 어찌하랴?  다행히  큰아들은 성공을 위해서 일을 하는게 아니라 일을 통해서 행복해지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나 또한  젊은 날에는 대한민국 상류사회나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무척 많았었다.  그러나 인생 60년을  살다보니  절대 가치를 돈이나 명예에 두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인생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의 눈에는  화려하고 부유한 성공이 행복해 보이겠지만  그것을 얻기까지의  인내와 노력,아니 무엇보다도 포기한 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재벌은  일년에 270일 이상 해외 출장을 해서 가족들과  만날 시간이 없었다. 그의 아내는 이혼을 하려고 7번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혼대신 자기도 호텔업을 시작했다.

 

 소설'샴페인'은  성공을 하기위해 발버둥 치는  다섯 명의  남녀가  이미 모든 것을 가진  재벌가의  여판사와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렸다.  모디스트와 여판사인 두 여성의  우정과 사랑 , 재벌가의  결혼생활의 불문률, 어쩔 수 없이 스폰서 관계가 되버린  모델과 재벌가의 여성, 그 남편인 호텔CEO와  뮤지컬 여배우의 관계를 통해서   대한민국 상위 1%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조현경작가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나온 후  방송계에 오래 몸 담고 있다. 드라마'궁1''을 기획했고  드라마 '마이걸' ,'마녀유희를 제작한 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샴페인'은 소설인데도  드라마를 보는듯한 묘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일본에 선판매되서 드라마화가 결정된 것도 특이한 점이다.

 

샴페인은 성공을 나타낸다.   성공한 사람이 샴페인을 터트리기 위해서  겪어야하는  노력과 고난과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남에게 보여주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출세하고 싶어하는 여섯 남녀의  일과 사랑이야기는 우선 무지 재미가 있다.  모디스트는  모자 디자이너를 외국에서  칭하는 말이다.  조현경작가는   주인 공인 모디스트를 묘사하기 위해서 실제로  모자 디자인 학원을 6개월 다녔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크게 성공하고 싶은 2,30대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대들이 가보고 싶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인생과 일, 사랑을 미리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미 겪어본 출세한 사람들의 인생이 소설 속에 그대로 묘사 돼 있다.  물론 나는 외국에 파견 나가있는  큰아들에게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