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전생에 오빠였던 것 같은 든든한 두 아들

모과 2011. 8. 10. 06:00

인도로 파견근무 갔던 큰아들이 어느새 3개월이 지나고  지난주 토요일에 귀국했다. 남편과 함께  대전 집에서 인천공항으로  직접갔다.나는  하루 전에  서울의 아들들 집에 가서 청소도 하고  준비하려고 했었다.

 

" 엄마! 미리 오실 필요 없어요. 제가 퇴근해서  집을 깨끗하게 치울테니  아빠하고 같이 오세요"

 

막내 아들은 약속대로 집안과 화장실 청소를 깨끗하게 해놨다.  빨래도 세탁기에 돌려서 모두  건조대에 널어 두었다. 나는  큰아들의 여름 이불과 베게닛을  새로 사가지고  남편과 같이 갔다.

 

 

고속도로에 차가 밀려서 5시간이나 걸려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밤 8시 30분이었다.   큰아들은 입국 수속을 마치고  E와 D 사이에 있다고 전화가 왔다.

 

"엄마! 살 좀 빠졌네?  얼굴이  좀 예뻐졌는데" 하며  큰아들이 미소를 지었다.

" 응 . 요즈음 드라마를 보느라고 며칠 밤을 샜더니  체중이 3kg이나 빠졌더라.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까 밤에 잠을 안잔게  이유같다고 하던데."

 

 

남편은 공항에서 파는 커피가 비싸다고 화장실만 갔다가 가자고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자판기 커피만 마시는 남편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무드는 전혀 없는 남편에게 맞추어서 사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이젠 섭섭한 것도 없다.

 

남편과 큰아들의 모습을 보면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엄마 ! 아빠는 이제 염색을 하지 않으시나 보네?"

"응 ! 자기가 멋지다고  매일 강조한단다. 엄마하고 아빠하고 나이 차가 많이 나 보이지?"

 

"응 .  그전엔  비슷했는데  염색을 안하니까 나이 차이가 좀 나보이네. 우리 점장님도 아빠 키만 해  60년생이신데 , 그런데 아빠는 너무 할아버지 같다."

" 엄마가 새 마누라 같냐?"

 

" 하하하. 그 정도는 아니고 ,그런데 엄마는 무슨 드라마를 그렇게 밤을 새고 봤어?'

" 내가 요즈음 배용준 드라마를 모두 보고 있어. 겨울연가 20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44부,호텔리어 20부.호호 누가 시킨다면 그렇게 하겠니? 내가 좋아서 그렇게 하지 "

 

"어!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는 흥행에 실패를 했다던데?'

"그런데 드라마는 재미있더라 . 배용준이 고아로 나와. 김혜수하고 너무 안어울려서 전에는 안봤거든 . 그런데 드라마공부를 하려면 한류의 시초인 배용준을 좀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어. 인터뷰기사를 다 찾아서 읽고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보고 했지. 책을 많이 읽어서 똑똑하고 ,여행 다큐프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을 보니 참 고독하고 힘들어 보여서  사람 배용준에 관심을 가지게 된거야. 인터뷰마다 외롭다는 말을 했더라. "

 

"엄마! 나도 배용준을 좋아해. 나도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봐야겠네""

" 막내가  나보고 고지식하다고 하더라. 고지식한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하면서 ...... 고지식한 내가 드라마를 쓸 수가 있을까?' 경험도 별로 없는데. 그래서 다시 소설로 돌릴까 생각 중이야.  겨울연가에서는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장님이 되게 하더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는  뇌종양으로 죽게 하더라.  모두가 작가의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인데  점점 자극이 강한 드라마를 시청자가 선호하고 있는 것 같애. 너무 가슴이 아픈 내용이야. 배용준이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지도 처음 알았어. 장동건 배용준은 그얼굴에 배우를 할 수밖에 없겠어. 너무 잘 생겨서  평범하게 살 수가 없는  얼굴들이야. "

 

"엄마! 해보고 싶은 거니까 그냥 최선을 다해 보세요. 그리고 엄마가 생각한대로 하세요"

"그래. 작가건 배우건 모두 시청자가 원하는 대로 쓰고 변하게 돼 있어.내가 볼 때 배용준은 남자다운데 외모만 곱게 생겼거든. 갈수록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고  겸손해져. 도쿄돔에 5,6,70대 아주머니 펜들에게 추억을 되살리게 한 배우니까. 그분들의 취향에 맞추어서 변화돼 가는 것 같아. 펜들이 모두 엄마나 이모 고모 나이들인데 얼마나 행동이 조심스럽겠어. 내 눈에는  배용준이 무척 고독하고 힘들어 보여. 많이 아파보이기도 하고 "

 

우리는 만나면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를 자주 한다. 큰아들은  인도에서 '연애시대'를 다시보고 막내가  한 편에 3,500원주고 다운 받아서 보낸 영화도 많이 봤다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않는 남편은 묵묵히 운전만 했다.  그러나 남편은 내가 아들들과 대화를 하며 사는 것을 무척 흐뭇하게 생각을 했다.

우리가족은 모이면 늘 친구같이  다양한 대화를 많이 한다.

 

 

 아들집에 도착하니 막내 아들은  퇴근해서 샤워를 하고 기다렸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 사람들과 살다와서 큰아들은 돼지고기 보쌈을 먹고 싶다고 했다.

 

모처럼 모두 모인 네 식구가  보쌈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들이 머물동안 일어난 인도의 테러이야기. 뭄바이는  여러개의 섬을 메꾸어서 만든 도시라서 지하철이 없다는 이야기,  이건희씨 같은 부자가 만 명이나 되지만  거리마다 거지가 넘쳐 나는 빈부차이가 심한 나라, ...... 우리나라 대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나라 ,인도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인도에 3개월을 살고나서 큰아들은 자기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엄마는 살을 빼는 김에 10kg 만 더 빼지? 아직 너무 뚱뚱하다.엄마 턱이 두 턱이잖아.  "

"응 . 살 빼면 옷 한 벌 사준다면 뺄께. 60살 할머니지만 건강을 위해서  체중감량은 해야하니까."

 

"우선 살을 빼고 나서 말을 하셔요"

" 싫어 . 이옷 같은 것을 사준다고 약속하면  뺄께. 이제 수영장도 다니고 걷기도 할거야. 발 아픈 것 치료 끝나면 분명히 살은 뺄거야"

 

" 그옷이 얼마인데?'

" 50% 세일해서 25만원 정도해. 엄마가 9월에 대전 시청에서 블로그특강을 할 때 입으려고 산거야. 엄마의 데뷰 무대니까  새옷 한 벌 샀지. "

 

" 알았어. 엄마! 나이가 들수록 좋은 옷을 입어야 해 . 사줄게. 살만 빼면 내가 멋쟁이 할머니 만들어 준다니까" 

 

 큰아들은  아빠가 계산하려는 음식값을 얼른 나서서 계산을 했다.  두아들은 남편과는 직장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막내가 근무하는 마트에서 특가로 판매하는 선풍기 2대를 새로 사다 두었다. 야외용 버너도 하나 사다 두었다. 대전집으로 가지고 가라고 했다.

 

나는 두아들이 등록금 300만원을 내주어서 지난 봄에 방송아카데미에 다니게 됐다.  의욕만 앞서서 입학을 하고보니  나의 부족함이 서서히 들어나기 시작했다.  커다란 벽이 눈 앞에  나타난 것 같았다.  몸도 여러 곳을 고쳐야해서 휴학을 했다.  글을 쓰는 법을 처음 배우는 나는  미리 준비해서 제대로 공부를 한 번 해보고 싶다. 두아들의 기대에 실망을 주는 어미가 되고 싶지 않다. 오빠같이 늘 엄마를 돌봐주는 아들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

 

**아들만 둘이 있는 집의 사는 모습입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엄마를 마치 여동생같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군대에 다녀와서는  엄마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돌봐주어야할 사람으로 대합니다. 남자가 셋이나 있는 집에서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이 장차 자기 아내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주는 것도 반복적인 습관이 모여서 생기는 것이기 대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