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리뷰

30세가 20대에게 살아온 길을 말하다.

모과 2010. 1. 19. 07:53

블로그 필화 사건으로 중앙일보를 떠난 이여영 기자의 글은 블로그에서 먼저 만났다. 광우병 소고기 문제로 전국에서 들고 일어 났을 때였다.

국민의 반대의 방법은 "촛불집회"라는 평화적 시위였다.

 

이여영 기자의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읽으며 솔직 담백한 성격의 부산의 여고생이 떠올랐다.

나는 부산에서 28년을 살았다 , 이여영 기자 보다  부산에 오래 살았다.

그녀는 심정적으로는 20살에 부산을 떠났다. 서울살이 10년만에 완벽한 서울여자가 됐다.

그리고 나는 이여영 기자와 동갑인 막내 아들이 있다.

이기자가 나온 여고는 부산의 사하구에 있다. 교사인 엄마와 해양 대학교를 나오고 사업을 하는  아빠 사이에 장녀 같다.  미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딸만 둘인 가정같았다.

학교에 입학하고 계속 공부를 잘했을 것이다.부산에서 여고를  나온 여학생이 20살에 서울 대학교에 합격해서 상경하던 모습이 떠오른다.일단  부모와 모교에 자랑이 되었다.

 

 이기자는 자기의 20대의 자서전이므로 참 정성껏 고뇌하고 쓴 것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소신있게 살았고 기자라는 직업이  몸에 잘 맞는 옷같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나는 며칠 동안 꼼꼼하게 정독을 했다. 그냥  쉽게 읽을 책이 아니었다.

마치 보고서 같은 무게감으로 다가 왔다.

전공이 이과라서 논리적이고 총명한 사고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무엇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고 자기 자신에게 이해가 될 때까지 자기에게 반문하고 있다.   과학이란 관찰하고 이유를 따지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자아가 대단히 강한 여성이었다. 그래서 기자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근무하던  신문사에서  촛불 집회에 대한 보도가 기자의 양심에 맞지 않다고 공개 항의를 했다.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기사를 주관적으로 썼다. 조회수가 34만명의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계약직으로 일하던 중앙일보에서 재계약을 못하겠다는통보를 하루 전날 받았다. 해고가 된게 아니고 재계약을 못하게 된것이다.

마침 재계약이 완료되는 시점이었다.

 

그녀의 행동은  모두  옳았다.

그동안 학교에서 책에서 부모에게서 배운 양심대로 한 것이다.

우리는 간혹 "교과서 적으로 말하지 말고 ..."라는 말을 하고 있다.

우리가 배운 교과서와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여영 기자는 시대를 잘 만났다고 생각했다.

 전국민이 모두 알고  있는 "촛불집회"에 관한 기사여서 다행이었다.

블로그라는 새로운 매체가 촛불집회 기사를 중앙지보다 세세하게 보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몸담고 있던 조직에서 물러 난 것으로 끝났다.

 

이여영의 필화 사건을 보고   한수산 필화 사건이 떠올랐다.

내설악이 고향인 춘천 출신의 한수산 작가의 글은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묘사에 반해서 모두 읽었다. 어느날 갑자기 그가 일본으로 갔다. 6년의 세월이 지난 후 여성지 인터뷰 기사에서 한수산을  보게 됐다.

한수산의 소설 속에서 제복이라는 단어 때문에 고초를 당하고 일본으로 망명을 갔다고 했다. 그즈음에 대통령과 외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방송에 출연 못한 탈렌트는 참기름 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 하기도 했다.

요근래 이유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손석희 교수와 김제동도 방송을 떠났다.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있는 신문사에서 그것도 기자가  너무되기 어려워서 언론고시라고 하는 것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여기자들을 사적인 술자리에  불러내서 어쩌자는 것인가?

공부를 잘했다고 인격도 완성된 것은 아니니까  별사람이 다있겠지만  후배 여기자에게 그럴 줄은 몰랐다.

 

한마디로 순백지 같이 깨끗하고 순수한 여대생이 세상을 몰라서 일어난 일들과 자신의 양심과 싸운 삶의 기록이 이 책에 써있다.

이제 20대 를 시작하는 대학 신입생들과 그래도 영혼이 가장 맑은 20대에게  이여영기자는  먼저 걸어 온 20 대를 그대로 다 보여주고 있다.

이여영기자는 이제 30의 문턱을 밟고 있다.

"규칙도,두려움도 없이"는  독자들 뿐만이 아니라 고달팠으나  열심히 살아 온 자신의 20대에 바치는 책도 되겠다.

 

 

나는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읽으며 만약 내딸이 이런 경우를 당했다면 생각을 여러번 했다.

열심히 살아 왔고 먼길을 돌아서 자기가 좋아하고 남에게도 도움을 주는 일을 찾은 이기자를 위해서가 아니고 독자를 위해서 다음 글을 쓴다.

 

만약 내딸이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

 

1. 적성에 맞지 않은 학과에 진학을 시키지 않겠다.

 

서울대학교에 합격할 정도의 총명한 여학생이었으니  전과를 권유했을 지도 모른다. 입학 후 적성에 맞지 않은 학과로 공부보다는 연애와 알바에 몰두했다고 기록이 돼있다.

반 학기 다녀 보고 반수를 해서 신문방송학과를 갔으면 좀 기자 생활이 순탄하게 갔을 것이다. 4년동안 남자와 알바에 몰두하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것은 서울로 간 목적이 아니지 않는가?

학점 관리를 하지 않아서 , 슈퍼 모델 대회에 나가면 취업에 도움이 될까 ?한 순수한 생각이 인생을 좀 꼬이게 했다.

서울대학교 출신의 외모가 상위권인 그녀가 서류전형에 수 없이 탈락했다면 ,학점과 토익점수가 이유일 것이다.

적성에 맞지 않는 학과에 가고 ,깨닫고 나서 바로 수정하지 않은 것이 큰 문제가 됐다.

신문방송학과 언론 홍보학과를 전공했다면 인턴을 통해서  기자들의 세계를  미리 알았을 것이다.물론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 기자로 수월하게 입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먼길을 돌아 왔으나 제길로 찾아 왔다.

길을 잃고 헤맨 일이 있어서 오늘이 더 빛날지도 모른다.

현실을 배우는데 호된 값을 톡톡히 치뤘다. 위로의 말이 아니라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다.

 이여영 기자는 열심히 살았는데 장애물을 만났고 잘 극복했다고 본다.

 

 

2. 슈퍼 모델 대회에 참가 시키지 않겠다.

 

아마 부모와 의논을 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해서 나간  것 같다.

이기자가 진행하는 케이블 프로에서  전화 로 통화 하는 어머니가 " 언제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던 기억이 나서 그렇다.

김흥국을 인터뷰하는 프로였다.

하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엄마와 의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사건이 확대될 것을 몰랐고 개인 블로그였기 때문이다.

만약 엄마에게 의논했다면 당연히 반대 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세상을 잘아니까.슈퍼 모델 참가도 반대 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슈퍼모델'은 연예계로 진출하는 관문이다.

섹시미에 촛점이 맞춰졌다. 자기 스스로 섹시미를 상품화를 해도 괜찮다는 묵언의 약속을 하고 출전한다고 생각한다.

이소라나 현 영이나 모두 섹시미로 성공했다. 나는 그들도 많이 좋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여영은  섹시미보다는 논리적으로 따지는데 선수권자다.

책속에  슈퍼 모델로 출전했던  사실을 지우고 싶어하고 있다.

미스 유니버시티에 출전을 했다면  기자가 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실제로 큰아들의 학교에 소문난 미녀가 미스 유니버시티에 되고  졸업 후 기자가 됐다.

그러나 , 슈퍼 모델 진출의 경험과 인맥은 이기자가 "라이프 스타일 과 트랜드 전문 기자" 가 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현재  K B S 인터넷 방송에서   아 . 지. 트.(아름답고 ,지적인 ,트렌드리포트) 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현재 이여영 기자는  자기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중앙일보 재직시에도  변화 무쌍한 인터넷과 잡지를 접목시킨  다채로운 기획을 했었다.

중앙일보는 나왔지만 프리랜서 기자로서 더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현재 K B S 인터넷 방송에서 이여영의    아. 지. 트를 진행

K B S 1  < 책 읽는 밤> 월요일 11시 30분 ,패널로 출연

S B S 파워 F M 아름다운 아침, 김창완입니다.<이기자의 마이 스타일>

경제신문등에 기사를연재하고 있다.

 

이여영 기자가 더 발전하는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그녀가 치열하게 보낸  20대는  아름다웠다.

 

이제 20대가 되는 분들과 20대를 살아가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딸만 있는 엄마들, 아들만 있는 엄마들은 꼭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는 제 아들 또래의 여성의 생활이 궁금해서 꼼꼼히 읽었습니다.

 

이여영 기자와 같이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사는 것은 용감하고 정직한 일이라고 덧붙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