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카이스트 도서관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모과 2011. 6. 23. 06:00

 

 

내가 사는 유성구에 카이스트가 있다.  나는 대전에 이사를 오고   카이스트를 한 번 가보고 싶었다. 6월 23일 (수) 오후 4시 봉사와 인성교육에 대한 인터뷰가 있어서 카이스트를 찾아갔다.

 

우리 나라의 천재,수재,영재는 다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 두뇌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학교와 학생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생각은  카이스트 교내에 들어 서면서부터 선입견이 깨졌다.  공부에 쩔어서 어두울 것이라는 나의 상상은 한참 잘못된 것이었다.

 

 

1. 카이스트학생들은 온순하고 표정이 맑고 밝았다.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해서인지 옷차림이 수수하고  간편했다. 방학 중이라서 그런지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초미니 스커트를 입은 여학생이 없었다.  학생들의 표정은 온순했고 도도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정말 공부가 좋아서 하는 사람은 남에게 자기 과시를 하지 않는 법이다.

 

 

교문을 들어서면 돌 계단을 지나야 한다. 계단 양 쪽에는 예쁜 꽃들이 화분에 심어졌다.

 

 

카이스트 중앙도서관 모습이다.

 

 

나는 사진의 왼쪽에 있는  도서관 직원에게  방송아카데미 도서관증을 맡기고 '방문' 명찰을 받아 목에 걸고  오른쪽 입구로 들어 갔다.  오른 쪽 입구에는 구내서점이 있다.  방문록에 출입시간과 퇴실시간을 기록해야 한다.

 

 

2. 카이스트 도서관 입구에는 책 소독기가 있었다.

 

 

내가 15개 대학을 다녀봤지만  도서관에 '책소독기"가 있는 곳은 없었다.  모든 학교에 전파되어야 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3. 윗층으로 오르는 모든 계단 옆에는 '카이스트 권장도서 100권'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위의 책들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1,2'뿐이었다.

 

 

서가가 놓여있는 양 사이드에  학생들이 책을 꺼내서 읽을 수 있는 책상들이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도서관의 로비 모습이다.

 

 

4.모든 서가는 영어로  표시돼 있다.

 

 

 

한국 구전 문학전집이  눈에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이공계 학생들이 많으니 문학을 많이 읽어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방문한 시간이 오후 5시부터 6시 사이여서 학생들은 주로 자기가 좋아 하는 책을 자유롭게  읽고 있었다.  시험이 끝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참 평화로워 보였다.

 

 

5. 도서관 여기저기에 '책 반납대'가 놓여있다.

 

 

개가식 도서관이라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골라서 읽은 후 '책반납대'에 두고 간다.  사서가 그책을 제자리에 꽂아 둔다. (위의 작은 의자모양의 책반납대)

 

 

 

 

 

 

 

도서관 밖의 야외 휴게실,  보슬비가 내려서 학생들이 아무도 없었다.

 

6. 자판기 커피값이  100원이다.

 

 

내가 가 본 대학 중에 국립대학은 150원, 200원이고 사립대학은 200원 , 300원이었다.

 

7. 카이스트 도서관에는  서점과 커피전문점이 있다.

 

 

구내 서점은  일층  도서관 로비 반대편이 있다.

 

 

입구에 있는 알림판에는 친구와 연인에게 보낸 메세지가 붙어있다.

 

 

유난히 '힘내라'는 말이 많이 있었다.

 

 

8.  카이스트도서관 입구에는 '도서 자동 반납 기계'가 있다.

 

 

도서관이  개관되지 않았을 때 빨간 선이 있는 곳에  반납할 책을 넣고 , 오른쪽 빨간 버튼을 누르면  영수증이 나온다.  영수증에는 반납시간이 기록돼 나온다.  이 시스템도 다른 학교에서는 못보던 것이다.

 

 

언젠가  ' 대학가요제'가 있었던 카이스트 , ,이효리가 사회를 봤었다.

 

9. 카이스트 도서관 앞에는 자전거가 많이 있다.

 

 

학생수는 그리 많이가 않은데 캠퍼스는 넓어서 학생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닌다. 도서관 앞 뿐만 아니라 캠퍼스 여기저기에  자전거가 모여있었다.

 

10. 카이스트 도서관 건너 편에는 백노 서식지가 있다.

 

지나가는 학생에게 물어보니 카이스트가 생기기 전부터  저 숲은 백노 서식지였다고 했다. 저 곳에만 모여서 살다가 초겨울이면 강남으로 갔다가  봄이면 오는 철새라고 했다.  새들은 나무 밑에 얌전히 숨 죽이고 앉아있었다.  둥지도 없는 것 같아 보여서 애처로웠다.

 

 

 

 위로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 보니 '학생교양관' 이라는  공부만 하는 도서관이 있었다. 열람실만 있고 책은 없다고 들었다. 카이스트 학생증이 있어야만  출입할 수 있어서  나는 들어가지 못했다.

 

 

 학생교양관 건너 편에 경제신문  전시 표지판이 있었다. 학생들에게 경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좋아 보였다.

 

 

카이스트 본관이다.

 

 

 

*대전시티투어 순환버스가 카이스트를 경유한다

 

내가 만약 고등학교로 돌아간다면 공부를 죽도록 해서 '카이스트'에 입학해 보고 싶다.  일생을  자기가 관심이 있고 좋아 하는  과학에 몰입하며 사는 일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수학은 무척 좋아하고 공부도 많이 했다. 영어를 열심히 했으면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지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영어는 하기 싫다고  그냥 공부시간과 시험 때만  한것이 지금도 후회가 된다.

 

나는 늦은 나이에 평생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의 내용은 재미있으나  나이에서 오는 느림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공부는 때가 있다고 하는 것 같다.

 

내가 사는 유성구에 카이스트가 있어서 자랑 스럽다.  내가 카이스트에 가서 인터뷰한 내용은  전화로 보충 인터뷰해야 하므로  다음 주에나  기사로 포스팅 될 것이다. 

내게는 가까우면서도 멀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카이스트를 방문한 일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