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나는 가수다, 자녀와 함께 꼭 시청해야 하는 이유

모과 2011. 5. 23. 06:00

임재범이라는 가수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을 보다 그만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눈물이 나오고 말았다. 그가  무대로 걸어 나오는 모습도 슬펐고  노래를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사람이 얼마나 상처를 받으면 임재범 같은 표정과 눈빛이 될까?

 

나는 임재범에게서 절대 고독과 절대 절망 속에서 한 줄기 빛을 향해 목숨걸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한 지아비와 아빠의 모습을 봤다. 과거에  그 비슷한 절절한  고난의 과정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그와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들었다.  나는 이미 평가고 뭐고가 없이 그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 심정이었다.

 

1. 나는 지수의 아빠다.

 

나는 임재범의 노래는 몇곡 알고 있지만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처음 자세히 보게 됐다.  내게 보여진 그는 자기는 강한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나  한없이 약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벼랑끝까지 몰려있는 한없이 외롭고 약한 존재같았다. 그의 떨림이 내게까지 전해져서 마음이 아팠다.

그의 개인사를 알게 되고 그의 아픔과 그의 절대 고독을 보았는데 역시 속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 아내 한 명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아내를 완쾌 시켜서 평생친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사실은 두려운 노래였고 감당하기 어려운 노래였다" "감히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서서 음원조차도 듣지 못했다. 내가 불렀다기보다 다른 존재가 나를 노래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임재법의  고백이다.

 

어제 임재범이 부른 "여러분'은 본래 윤복희가 부른 곡이다. 윤복희의 오빠인 윤항기 작곡이기도 하다. 나는 임재범의 '여러분'이 더좋다고 느꼈다.

지수아빠인 임재범은 투병중인 아내와 딸을 위해서 영혼을 다 받쳐서 노래를 한 듯하다. 그열병이 맹장으로 터져서 수술을 받기도 했다. 가족을 지키려는 아빠의 절규는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를  울게 했다. 모두들 기립박수로 응원해주었다.  사람의 마음은 서로 통하는 것을 느꼈다.

*임재범의 딸인 지수양이 아빠에게 보낸 편지

 *임재범의 노래가 끝나고 기립박수를 치는 청중평가단들

 

2. 딴다라를 예술가로 승화시킨 최고의 가수들

 

'나는 가수다'의 최고의 성과는 일요일  저녁 가족 모두 모여서 노래가 아닌  예술을 보고 들을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많은 블로거들의 글 속에서 자녀와 함께 봤다는 글들이 있기도 했다.

 

대중들은  음악프로에서 ,예능에서 , 대형술집에서 본 가수들에게  딴따라 기질을 많이 느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은 사실 등수를 매길 수 없는 수준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진지했고 성실했고 경쟁을 했으나  서로를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몇번이나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반듯한 자세로 앉아서 경청하고 보았다. 최고의 가수들에게는 최고의 자세로 들어 주는 예의를 갖추고 싶어서였다.

 

3.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망신 당한 김건모

 

나는 김건모를 아직도 좋아한다. 그가 한 실수는 다른 연예인들이 저지른 실수에 비하면 사실 애교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그장소에서는 그래서는 안된다. '청중평가단'의 표정을 보고 분위기 파악을 했어야 했다. 늘 개그욕심에 목말라 있던 김건모에게는  이번 실수가 독이 아니라 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김건모는 천재적인 음악성을 타고 났는데 예능에 나와서 불성실하게 느껴지는 태도나 말을 해서 좀 실망을 하던 중이었다.  언젠가 한 번 정신차릴 일이 있을 줄 알았다.  

김건모는  겸손해질 필요가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반성을 하고 다시 나오면 좋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날  립스틱을 바르지 않았으면 상위권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젠가 김건모 시대가 꼭 다시 올 것을 믿고 있다.

 

4. 최고는 아마츄어 보다 더 노력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이소라, 김범수

 

나는 이소라가 40세가 넘은 것을 처음 알았다.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자주 보고 이소라가 그냥 좋아졌다.  미술과를 나온 그녀가 노래를 기가막히게 하는 것도 좋다. 작사도 거의 다 자기가 하는 것도 좋고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것도 나와 닮아서 좋다. 집에서 무엇을 하겠는가?  노래를 하거나 작사를 할 것이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얼마나 노력을 하는 가수인가? 바로 느낄 수가 있다.

 

 

김범수는 이미 한류스타로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다. 그의 자기와 다른 음악에 대한 호기심과 노력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진다. 외모가 좀 딸린다고 하는데 그의 가창력은  외적 조건을 뛰어 넘었다. 대단한 가수이다.

 

5. 비쥬얼의 극과 극 박정현과  BMK

 

나는 박정현이 36세이고 미국 명문대를 나온 것에 재원인데 두 번 놀랐다. 보면 볼수록 김연아외 비슷한 외모를 가진 것을 느끼게 됐다. 무엇보다 노래를 무척 잘한다. 분위기에 흔들리지도 않고  자기 노래를 즐기는 여유도 보기가 좋았다. 키도 무척 작으면서 배포는 크게 느껴졌다.

 

화면상으로는  박정현(36세)과 BMK(39세)가 3살 차이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BMK를 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속으로 나도 저 사람 비슷하게 보이겠지!  저 사람보다야  덜하겠지. 99사이즈라도 파는 옷이 맞으니...... 이런 생각으로 노래에 집중을 못할 때가 있다.  특히 머리는 일 주일에 한번 감는다는 레게머리여서 청결해 보이지 않는게 문제였다.

두 가수를 보면서   비쥬얼이 큰 경쟁력임을  느끼게 된다. 대학교수인 BM K의 긴장과 초조함을 보는 것도 '나는 가수다'의  신선한 즐거움이다. 그녀는 확실히 노래는 잘하기 대문이다.

 

 

6. 언제 봐도 기분좋은 윤도현

 

우리나라에 꼭 있어야 할 가수가 몇 명이 있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셀 수 없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미자,윤도현,김장훈, 부활의 김태원......등등이다.

윤도현은 나올 때마다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한다. 자기노래에 도취돼서 노래하는 모습도 상당히 좋다. 딸을 위해서 '마법의 성'을 부르는 부성애도 보기 좋다. 김제동을 잘 데리고 다녀서 스타로 만들어 준 것도 좋다. 나는 윤도현만 보면 그날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솔직해서 좋다. 임재범을 존경하는 태도도 매우 보기 좋다.

 

7. 김연우는 탈락했어도 최고였다.

 

나는 사실 '나는 가수다' 를 보기 전에는 김연우를 전혀 몰랐다. 그는 교수이고 가창력이 좋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부르기는 했는데 쇼맨쉽이 없었다. 그냥 성실한 아마츄어 갔았다.  경쟁심도 꾸밈도 없이 투명한 존재여서 탈락을 했다고 생각한다. 김연우는 대중들에게 이름을 확실히 알린 기회가 됐다. 아무도 그가 노래를 못불러서 탈락 했다고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의 잘못은 음악과 교수가 너무 과학과 교수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나는 가수다"는 시청률과  예술성을 다 갖춘  예능 프로이다.  메니저로 나오는 개그맨들이 없으면  예능 프로인 줄 전혀 못느끼는 수작이다.  출연을 희망하는 가수가 무척 많다고 들었다. 아이돌 가수 중에서 태연이나 아이유 같은 가수도 참여 시켰으면 좋겠다.  떼거지로 나와서 요란하게 춤을 추며 한 사람이 몇 초씩만 노래를 부르는 슈퍼쥬니어나 소녀시대의 보컬들이 나와서  함께 겨루면 청소년 시청자들이 더 좋아 할 것이다.

 

**자녀와 함께'나는 가수다'를 시청하며 다정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다과도 먹으며 가족의 소중함과 존재감을 느끼게 하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 어떤 가수를 좋아 하나 자연히 알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어느 분야에 최고인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것에 대해서 대화가 나올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