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대학은 우리 가족들의 모교와 내가 출장을 갔던 16개 지방 대학의 학생들의 모습들이다.개인적으로 시대적 차이는 있지만 우리 가족을 모델로 대학생활을 표현해 보겠다.
1. 아르바이트를 공부보다 더 열심히 했던 나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 어머니는 동네 방네 소문을 내서 내가 할 가정교사 자리를 만들었다. 나는 대학 졸업할 때까지 가정교사를 했다.
내가 진학한 학과는 적성에 맞지가 않아서 공부는 강의시간을 빠지지 않고 다 듣는 것으로 땡이고 시험 때만 공부를 하긴 했는데 어떻게 대학을 졸업을 했는지 모르게 그냥 4년을 보냈다.
매일 가정교사를 하느라고 학교강의 시간 이외에 복습을 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연애도 못해 보고 열심히 한 것이라고는 가정교사 밖에 없어서 아들들은 재학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시키지 않았다.
시대를 잘 만나서 교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졸업을 했다. 나는 교사를 하면서 대학 4년의 공부가 마냥 헛일은 아니라고 깨달았다. 내 대학동기들 중에는 공부가 재미있어서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간 친구도 있다. 나는 아마도 꼴찌로 대학을 졸업을 한 것 같다.
그러나 나의 능력 이상으로 과대 평가를 받곤 한 것은 모교가 명문여대여서 그랬던 것 같다. 내가 70학번이라서 그렇지 요즈음에 그런 식으로 공부를 했으면 100% 취직을 못했을 것이다.
2. 교수가 권해 준 참고도서 50권을 다 읽었다는 남편의 공부 방법
나는 결혼 후 남편이 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대학원 재학 중에 결혼을 한 남편은 이삼일 밤을 새는 것은 보통이었다.
공부를 하지 않을 때는 번역일을 했기 때문에 내눈에는 그것도 공부로 보였다.나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공부를 저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던 적이 있었다.
대학과 대학원을 다 장학금으로 나온 남편은 대학 재학 시절에 교수님이 권해준 참고 도서를 다 구해서 읽었다고 했다. 한 학기에 약 50권이라고 했다.
나는 이과여서 논리적이고 따지는 것을 잘 한다. 나의 독서 방법이 문학이나 철학에 한정돼 있다면 남편은 문과여서 그런지 사회,역사, 세계사, 철학, 경제등 독서를 많이 해서 다방면에 박식하다.
아마도 대학재학 중에 읽은 다양한 독서가 남편이 말을 조리있게 잘하고 유식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듯하다.
3. 고등학교라고 소문난 대학을 나온 큰아들
큰아들은 입학할 때부터 특차 장학생으로 들어 갔다. 서강대학교가 단기간에 명문 대학으로 부상한 것은 고등학교보다 더 엄한 학생관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1학년이면 누구나 2주일에 한 편의 독후감을 내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한문시험을 본다. 시험기간에도 예외는 없다. 시험때는 감독이 3명이나 들어와서 컨닝이라고는 있을 수가 없다.
예수회 재단의 학교지만 종교 강요나 채플이 없다. 전세계 100여개 예수회 재단의 대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어서 교환학생을 많이 보내고 있다. 대학등록금만 내면 갈 수 있는데 아들은 재학중에 잘 몰라서 못다녀왔다. 나는천주교로 개종했지만 아들은 개신교에 다니고 있다.
이과 계통의 학과는 밤을 새고 공부를 해도 F 학점을 맞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이다. 규정에 있는 결석일수를 넘으면 역시 F학점을 받는다.
큰아들은 8학기 중에 7학기를 장학금을 받았다.영문학과과 경영학과를 다전공했다. 언젠가 영문학 공부 방법을 말해 주었는데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배울 때 먼저 한국어로 된 소설을 읽는다. 두 번째 영어로 된 소설을 읽는다. 다음에 영어로 된 소설전문을 외운다. 시험은 영어 소설을 한부분 빽빽히 내고 중간 중간에 ( ) 넣기로 나온 것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우리 집 큰아들만 그렇게 하는게 아니고 모든 학생들이 대부분 다 그렇게 공부를 한다고 했다. 여학생들은 더 열심히 한다고 했다. 큰 아들의 대학생활은 고3 때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한 기간이었다.
4. 지방 국립 대학교를 나온 막내 아들
막내 아들도 재수를 하고 입학을 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교문입구에 있는 경상대학 도서관에서 늘 공부를 한편이다. 주말에는 무진장 술을 마셨다고 했다. 학점은 평점 3.5/4.5 였으나 단 한번도 장학금을 못받았다.
막내는 고등학교때 이과였는데 경영학과를 가려고 재수할 때 문과에서 재수를 했다. 전공과목은 A가 나왔으나 교양과목에서 B를 받아서 학점이 그렇다. 막내는나를 닮아서 이과 머리이고 암기를 잘못한다.
충남 근교에서는 전교 1등을 했다는 수재들이 모이는 국립대학에서는 대전 학생들보다는 지방에서 온 학생들이 더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 대학생들 중에는 부전공을 하는 학생이 서울 학생들보다 적은 수라고 했다. 우리 막내도 경영학 하나만 이수하고 졸업을 했다. 거기서 벌써 서울학생들에게 경쟁력에 뒤떨어지고 있다.
막내말에 의하면 평소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30%정도이고 나머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연애, 술에 열중하며 대학생활을 한다고 했다. 학점이 3.0이 안되면 계절학기를 하다가 그도 안되면 공무원 시험을 위해서 휴학을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학점이 3.0/4.5이상이어야 대기업에 원서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집 아이들은 대학 2학년 때까지 방학 때만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돈으로 학기중 용돈으로 썼다. 등록금은 집에서 해주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큰아들을 장학금을 받아서 등록금의 1/3정도 냈고 막내 아들은 국립대학교이고 문과라서 등록금이 그리 비싸지가 않았다.
두 아들 다 졸업 전에 대기업에 취직을 했고 지금은 학자금 대출을 거의 다 갚았다. 둘 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 나는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느니 생활비도 대출을 받기를 권유하고 싶다. 학자금과 생활비(100만원)도 학점이 C학점 이하면 대출이 안된다.
5. 아르바이트도 휴학도 공부를 위해서 해야 한다.
오늘 뉴스를 보니 어느 학생을 인터뷰를 하는데 참 안타까운 말을 하고 있었다.
"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대학을 다니는지 공부를 하려고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학등록금이 비싸면 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도록 해야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보다 장학금을 받는게 현재나 장래를 위해서 더 현명한 일이다.
대학은 한 주에 18시간 가르쳐주면서 너무 비싼 등록금을 받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전임강사 이상의 교수가 많은 학교라면 또 모르겠는데 학생수에 비해서 시간강사가 더 많은 대학도 등록금은 똑같이 비싸게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전국 16개 국,공립대학을 다녀보니 시간 강사가 쉴 수 있는 사무실도 없는 학교도 본 적이 있다. 구내 야외 식당 의자에 큰가방을 들고 삼삼오오 앉아 있다가 강의를 하러 가는 모습은 참 안타깝게 보였다.
새학기가 되면 학생들이 만족할만한 질 적으로 우수한 강의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면서 등록금만 인상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더 문제는 입학도 하기 전에 엠티에 가서 술부터 퍼마시는 대학문화가 개탄스럽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를 해서 교수들을 긴장시키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 때문에 기업에서 장학금을 더 많이 유치하는 노력을 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이 컨닝을 너무 많이들 하고 있다. 이글을 읽는 대학생들은 반성하길 바란다.요즈음 대학의 정원수보다 학생수가 더 적어서 대학은 들어만 가려면 어디든지 들어 갈 수가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입학을 해서 공부는 얼마나 하는지 묻고 싶다.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이 솔직히 말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공부는 시험 때만 하고 컨닝도 많이 한다고 .... 그래서 받은 학점으로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하려는 마음이 너무 과한 게 아닌지 묻고 싶다.
모순이 많은 우리 사회도 문제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사회와 학교만 원망하는 대학생들이 더 문제라고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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