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5일장에서 장사하는 어머니들과 교육에 대해서 말하다.

모과 2011. 3. 10. 06:30

유성 5일장은 4,9장입니다.  장을 한바퀴 돌며 보니 70%가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장사를하고 있었습니다.

 

" 바닷가도 아닌데 웬 바람이 이렇게 불어?"

 

 지하철 구암역을 지나서 유성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다 날씨가 너무 춥다는 말이었습니다.

 

한밭이라는 본래 이름대로  도시 전체가 평평한 곳이라서  바람이 머물지 않고 뺨을 스치는 바람이 너무 차거웠습니다.  유성장으로 들어 서는 내 눈에는  찬 시멘트 바닥에 앉아서 장사를 하는 어머니들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 왔습니다.

 

1. 싫고 좋고 없이 그냥 묵묵히 살아가는 어머니들

 

 

어느 어머니는 내가 사진을 찍는 줄도 모르고 일에 열중이십니다. 나는 초상권을 침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주로 6,70대 어머니들이 많았습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70%가 어머니들이었습니다. 몸에 익숙한 동작으로 물건을 바닥에 놓고 찬 땅바닥에 작은 의자를 놓고  찬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묵묵히  하던 일을 하며 손님이 오면 물건을 1,000~2,000원어치 많게는 10,000원~20,000원어치 팔고 있었습니다.

 

2. 아줌마! 사진을 찍어서 어디에 쓰시려구여?

 

이 채소를 다 파시면 집에 돈을 얼마나 가지고 가실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물건을 조금 가지고 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 아줌마 ! 왜 사진을 찍으세요?"

" 네 인터넷에 올리려구요. 제가 교육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는데 학생들이 보고  정신 차리고 공부하라고 어머니들께서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여 주려구요"

" 네. 보고 정신들 차려야 해요."

 

대부분 어머니들이 공감을 하시면서도 당신의 얼굴은 안보이게 찍어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 채소를 다 팔아도 몇 만원이 안될 것같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찬바닥에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숙연해 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한가지 물어 볼 게 있어요?

 

 나는  어머니들과 한 두마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진을 찍었다. 어느 어머니가 내게 물었습니다.

 

"  옛날에는 선생님을 어려워 하고 선생님 말씀을 들어야 하는것으로 알고 살았는데 ,요즈음엔 왜 아이들이 선생을 고발하고 그런다요? 내 딸도 광주에서 선생질 해요"

 

"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요즈음은 학생들도 선생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탓만 하는 것 같아요.그리고 핸드폰으로  바로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하지요"

 

" 우리 손자가 운동부인데 선생에게 맞았데요. 내가 딸보고 아무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맞을 짓을 했으니까 선생님이 떄렸겠지요.  사람되라고 그런 걸 ...딸보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어요"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어머니에게 학생들의 인권조례에 대한 말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 어머니가 하고 싶은 말이 진심으로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 요즈음  아이들이 심심하면 죽고 , 아이들이 부모도 죽이고 세상이 왜 그렇게 되가는지 몰라요"

"요즈음은 엄마가 자식을 버리고 도망가는 여자들도 많지요."

 

 그어머니는 27년 만에 만난 엄마를 죽이고  계부도 죽인 청년의 뉴스를 들은 모양이었습니다.

 

 27년전에 바람이 나서 남편과 아들을 두고 집을 나간 어머니는 바람이 난 그남자와 재혼을 해서 살았습니다. 그 상처로 아버지는 술에 빠져서 우울하게 살다가 자살을 했고  아들은  고아원에 맡겨졌습니다.

 

그청년을"가족증명서"를 떼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주소를 알고 찾아 갔습니다. 칼을 가슴에 품고 간 아들에게 어머니는  술한잔 하자더니 " 넌 내 아들이 아니다" 라고 했습니다.

 

아들은 품고 있던 칼로 생모를 찔러 죽이고 계부를 찾아가서  " 왜 나에게 미안하다"고 안하냐고  말하고 역시 칼로 찔러 죽였다고 합니다.

 

 

4. 아버지가  변변하지 않아도 어머니가 강하면 아이들은 잘 자란다.

 

" 아이들이 엄마가 열심히 살면 그 모습 보고 절대로 삐뚤어지지가 않아요. 엄마를 배반하지 않아요. 자식도 부모에게 의리를 지키지요"

"맞아 .  에미는 밭이야. 씨가 시원치 않아도 밭이 좋으면 식물은 잘 자라게 돼 있어"

내 말에 옆에 있던 어머니가 맞장구를 쳤습니다.

유성 5일장을 찾은 손님들도 모두 50대가 넘었습니다.  3,40대들은 다 백화점으로 마트로 가서 장을 보는 세상입니다.

 

나는 둔산동에서  일을 보고 지하철을 타고 유성장에 왔습니다. 환승역이기도 했지만 오늘이 장날이라서 일부러 장구경을 왔습니다.

 

나 또한 장돌뱅이같이 전국을 돌며 책을 팔고 다녔었습니다. 좀 배운 편이라고 품목이 책이고 장소가 대학교 캼퍼스였을 뿐입니다.

 

나는 춘천의 3월 이맘 때의 추위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장사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가면 얼은 몸이 몸기 시작하고 눈알까지 쑤시는 몸살이 오곤  했었습니다. 그래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아! 시멘트 바닥에서 찬기가 올라 올텐데 ..집으로 돌아 가면 온몸이 얼었다 녹은 몸에서 벌겋게 열이 날텐데 ... 그러나 어머니들은 열심히 손님을 기다리고 앉아서 야채를 다듬고 있었습니다.

 

 

5. 마음에 근심이 있으면 5일장으로 가라.

 

5일장에 가서 장사 하는 어머니들을 보면 마음의 근심이 얼마나 사치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모두 열심히 정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장을 한바퀴 돌고 1,500원짜리 국수도 사 먹고 야채도 사고 생선도 사서 집으로 돌아 오면 어느새 마음의 근심이 다 없어져 버립니다.

 

 

장사를 하는 어머니 한분 한 분들의 개인사가 있겠고  굴곡있는 개인의 삶이 얼굴에서 보입니다.

 

한가지 공통점은 성실과 근면입니다.  투박한 노동의 손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종중받아야 할 손이고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잔파를 놓는 어머니의 손길에 조심스러움이 보입니다.  저 야채를 팔아서 무엇을 사려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 어머니들이 나와 교육에 대해서 대화를 하던 어머니들이십니다. 시장입구에 자리를 마련하고 길가에 앉아서 곡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오일장을 다니며 장사를해서 따님을 교사로 만들었습니다. 어머니 한분 한분 모두 자식에 대한 ,가족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차도 옆에 겨우 자리를 마련한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오일장에서 장사 하는  아주머니들에게 여자는 없었습니다. 단지 어머니들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70이 넘어 보이는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무슨생각에 깊이 잠겨서 물건을 손질하고 계시는지 궁금했습니다.

 

 

6. 여러분의 어머니는 지금 어디에 계시나요?

 

 요즈음 시집에도 친정에도 노환으로 임종이 가까운 분들이 있습니다. 치매가 깊어 지고 있는 어머니도 있습니다.

 

장수가 축복에서 재앙이라고 공공연히 말들을 하고 뉴스에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일장에 장사를 하시는 어머니들은 노환도 , 치매도 아니시고 건강하십니다. 오가는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돈도 벌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계십니다.

 

모두 당신들이 농사를 지어서 가지고 나오신 분들도 많습니다. 돈이 궁핍해서  나오신 분들이 아니지요. 정성들여서 키운  채소를 가지고 나와서 사람구경, 세상구경을 나온 분들도 많습니다.

 

 

 

 

 

7. 오일장에 나오신 어머니들보다 고단한 생활을 하시나요?

 

학생여러분들, 젊은 사람들은 오일장에 나와서 장사를 하는 분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무슨일을 하든지 여러분의 부모님들도  하고 있는 일이 꼭  좋아서 하시지는 않습니다.

 

모두 가족들을 위해서 부모의 꿈과 하고 싶은 일은 다 접어두고 묵묵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다른 말은 사랑이기도 하고 책임과 의리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은 가족을 위해서 어떤 책임과 의리를 지키고 있나요?

여러분의 가족을  어떤 방법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마음에 황량한 바람이 불면 다시 오일장에 갈 겁니다. 가서 삶의 생생한 현장을 보고 깨닫고 올 겁니다.   가까운 오일장에 가보세요.

 

** 블로그메인,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교육을 더 고민하면서 글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