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갑자기 칠판 글씨가 안 보인다는 학생들.

모과 2010. 12. 14. 06:30

주로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선생님 말씀이 70%가 들리다가 50%,30% ,20% 들리다  마지막으로 칠판에 글씨만 보이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고 글씨가 아니고 부호로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1. 공부의 기류가 막혔을 때는 뚫어 주어야 한다.

 

막내 아들이  중2 여름 방학 전에 심각하게 말했다.

" 엄마 ! 나는 영어는 뭘 모르는지도 모르겠어.  영어 시간에 칠판을 쳐다봐도 무슨 뜻인지 전혀 몰라." 

" 교과서도 모르겠다고 ?"

" 응 ."

 

"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니?"

" 나는 방학 때 개인 과외를 받았으면 좋겠어."

 

* 사진은 영화 우리 학교 이티중에서: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나는 그때   아파트 상가에서 "책대여점'을 하고 있었다.   손님 중에는 대학을 나온 분들이 많았다.  나는 서울의 대학을  나오고 CC였던 남편이 부산의 지점으로  발령이 나서 전업주부가 된 여자 손님에게 물었다. 막내 아들의 상태를 말해주었다.

 

"어느날 갑자기 칠판의 글씨가 안보이지요. 제가 그랬어요. 막히면 그때 바로 뚫어 주어야 합니다. 제가 고2 때 수학이 그랬어요. 집안이 어려워져서 학원도 과외도 못해서 결국 수학때문에  대학을 낮춰서 갔지요"

 그러면서 방학 때 잠시 과외를 시켜보라고 했다. 본인이 원하고 있으니 효과는 분명히 좋을 거라고 했다.

 

나는 책방의 오는 대학생 손님 중에서 영문과 학생을 알아봤다.  부산의 OO대학교 영문학과 4학년 여학생에게 부탁을 했다.대학 영자 신문의 기자이기도 한 여학생은 참하고 성실했다. 대학이 일류 대학이 아니라서 과외는 처음한다고 했다.

 

 일 주일에 3번, 1시간 30분씩 하고 20만원의 사례비를 주기로 했다.. 나는 은행에 가서 신권으로 20만원을 바꾸어서  봉투에 넣어서 선금으로 주었다.  막내는 하루에 영어를  3시간 씩 예습,복습을 했다.

 

 막내는 나중에 말하기를 1대 1로  선생님과  앉아서 공부를 하는데  체면상 도저히 공부를 안해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여름 방학 7,8월과 겨울방학 12 1월, 모두 4개월 했다. 그후 고등학교에 가서 영어는 90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2.  사교육이 꼭 필요한 학생들

 

 

 

큰아들은  남편을 닮아서 암기에는 천재적인 소질을 타고 났다.  한 두번 읽으면 그대로 암기가 된다고 했다.그래서인지 수학적인 머리가 부족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내가 예습을 시켜서 학교에 보냈다.

 수학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70% 밖에 알아듣지 못한다는 말을 들어서이다. 그대로 두면 늘 30%가 이해가 안되서 누적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학교까지는   내가  가르쳐 주고 본인의 노력으로 성적이 상위권이었다.

 

고2 때  책방문을 닫고 함께 귀가하면서 큰아들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 엄마 ! 나는 수학을 누가 좀 가르쳐 주면 정말 쉽게 이해하겠어. 혼자 공부를 하다보면 답답할 때가 많아"

" 얘! 지금 우리 형편에 어떻게 과외를 하니?" 

 

그렇게 말하고  속이 상해서  아들보고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동네를 한바퀴  걷는데 눈물이 다 났다. 어떻게든지  두 달만이라도 가르치고 싶었다. 책방에 오는 단골손님 중에 의대 1학년에  다니는 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의 엄마말로는  서울에 있는 의대에 진학할 전교 일등끼리만 모아서 한달에 150만원 짜리 과외를 하는데 자기 딸은 남편이 교수로 있는 의대에 간다고 했더니 멤버에 넣어 주지를 않았다고 했다. 부산의 대학원 학생에게 일주일에 두 번 과외를 받고 70만원을 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같은 동네이고 2학년이니 일주일에 두번 1시간 30분 해주고 30만원에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학원이라고는 다니지 않았으니 그 정도는 해주고 싶었다.  나는 먼 곳에 다니면 왕복 교통시간이 많아서 피곤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과외를 시키는대신  옷도 운동화도 낡은대로 신게 했다. 공부에 성취욕이 강한 큰아들은  두 달 공부하고  모의고사에  90점을 넘게 받았다.

 

"엄마 ! 자기가 잘 배워서 그런지 가르치는게  달라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쳐"  

 

3. 자기 능력의 최하점을 받은  아들들,재수를 선택했다.

 

두 아들이 다 재수를 하고 대학에 진학을 한 이유는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만큼 충분히 공부를 못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을 하려면  고등학교 때  건강해야 하고 집안에 문제가 없고 본인이 노력을 해야한다. 집안에 문제가 많이 발생해서 아이들이 정신적,경제적으로 고통을 많이 받았다. 공부에만 집중할 시기에 집안 걱정을 많이 하게 해서 너무 미안했다. 

 

큰아들이 재수를 선택했을 때 나는 쾌히 승락했다.  재수학원에서 압축된 지식을 마음껏 받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대성공이었다. 막내도 같은 길을 갔다.  막내도 재수에 성공했다.

 

** 사교육은 필요 할 때 하면 확실히 효과를 봅니다. 자녀가 간절히 보충학습을 받고 싶어 할 때가 적시입니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서 강제로 사교육을 하면 효과는 없고 자녀는 고달프고 돈만 낭비 하게 됩니다. 사교육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교육 현장의 선생님들도  열심히 가르치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고민하며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