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집단 구타 당하고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모과 2010. 11. 26. 06:00

사람이 살다가  상상도 못할 억울한 일을 당할 수가 있다. 벌써 오래된 일이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는일이다. 막내가 중 1말 때 신도시로 형성된 곳으로 이사를 갔다.

 논과 밭으로 허허 벌판이었던 곳에  6,000세대가 차례로 입주를 했다. 영구임대 아파트,주공 분양아파트,  중소형민간 아파트, 대형민간 아파트 순으로 입주를 했다.  아파트마다 상가가 형성 되지 않아서  트럭들이 야채를 싣고 와서 팔고 갔다.

 

나는 신도시로 들어 가면서 작은 아파트로 입주를하고 차액으로  아파트상가에 책대여점을 냈다. 1994년도에는 책대여점을 해서 생업이 될 정도로 성수기였다. 집에서 내가 하는상점까지는 두 정거장거리였다. 큰아들은 고1말이어서 밤 늦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왔다.  막내는 학교에서 돌아 오면 내게 들렸다가 집으로 가곤했다.

 

 3월 어느날   밤 7시 경에 막내가 이발을 하겠다고 내게 돈을 받아서 나갔는데  한시간 정도 지나서 이발도 안하고 얼굴이 벌게서 돌아 왔다.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 영화 바람에서 :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 너 왜 이발하지 않았니? 어! 너 얼굴이 왜 그래. 누가 때렸니?"

" 엄마! 어떤 애들 세명이서 건물뒤로 끌고 들어가서 각목으로 때렸어. 그리고 돈과 카세트 뺐어갔어"

막내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초지종을 말했다.

 

 막내는 나에게  이발을 할 돈을 받아서 이발소로 내려가는데  마을금고 앞에 세 명의 학생들이 뜨문뜨문 서 있어서 무심히 보고 지나갔다.  그들 앞으로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셋이 달려들어서 마을금고 뒤로 끌고 들어갔다.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건물 뒤에는 집을 지으려고 각목같은 것을 많이 쌓아 두어서  누가 지나가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이었다.

 

 

세 명이 마스크를 떼고 막내 아들을 무릎을 꿇게  했다. 가방을 뒤져서 카세트를 뺏고 돈도 다 뺏었다.

" 너  몇학년이냐?"

"중2인데요?"

" 중2?  너 몇 K g 이나 나가냐? 돼지같은 새끼야.  "

"105kg 나가는데요"

"105 하하하. 완전 돼지새끼네"

그러더니 각목으로 무릎을 꿇은 허벅지를 몇대 때렸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집에 말하거나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막내를 데리고  동네 떡볶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막내에게  뺏은 돈으로 떡복기를 사먹으며 안먹으면 죽인다고 했다는것이다. 친구같이 자연스럽게 하라고 하면서 .....

 

나는 막내의 말을 들으면서 손발이 벌벌 떨리면서 기가막혔다.

 

"그런데 엄마 ! 자기들끼리  말하는데 한 명이 그만 하자고 말리는데 제일 깡패 같은 아이를 영철이라고 부르던데"

"영철이? 내가 그새끼 찾아 낼거야. 두고봐라"

"엄마! 그러지마 "

막내 아들은 겁에 질려서 말렸다.막내 아들은 전에 다니던 학교와 같은 학군이라서  집 근처 학교로 전학이 안되서 그냥 다니고 있었다.

 

다음 날부터 나는 책방에 오는 아이들에게 영철이를 아느냐고 물었다. 다니는 중학교가 2곳이어서 금방 알게 됐다.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때 앨범을 가져오라고 부탁했더니 가져다 주었다.

영철이는 이미 소문난 문제아라고 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때려서 물어 준 합의금이 벌써 1,000만원 이 넘었다고 했다. 동네 파출소에서는 영철이가  파출소에 가면 놀라지도 않는다고 했다.

 

영철이 아빠는 시내버스기사이고 엄마는 우리동네에서 포장마차를 한다고 했다. 나는부모를 찾아 가려고 했다. 그런데 막내아들은 내게 빌다시피 하면서  제발 그만두라고 했다. 보복하면 어떻게 하냐고 빌다시피 말렸다.

 

나는 막내를위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뚱뚱하다고 모멸감에 가까운 수모를 당한 막내는그후  2년 동안에 35kg을  감량했다.

 

 

나는  그때 막내가  신고하지 말라고 했지만 파출소를 찾아 갔었다.  파출소에서는  영철이 이름만 들어도 잘알았다. 그리고 증거가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었다.  만약  또 한번 걸리면 퇴학이라고 말했는데 퇴학을 당하면  완전히 나쁜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몇 달 후 영철이는 오락실에서 막내 친구  지민이에게 돈을  뜯다가  안주니까 때려서 이가 6대나 흔들리게 했다. 지민이 엄마가 고소를 해서 이빨값을 물어 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영철이 아빠가 집에서 영철이 엄마를 자주 때린다고 이웃집 아줌마가 와서 말해주었다. 

 

 영철이는 결국 학교를 자퇴 했다.  영철이는 키도 크고 얼굴은 잘 생겨서인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했다. 서울로 전학을 갔던 여학생이 가출을 해서 영철이를 찾아왔다. 영철이 집에서 함게 살게한 부모가 이해가 안됐다. 영철이는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며  살았는데 여학생이 임신을 하자 이모가 와서 강제로 끌고 갔다고 들었다.

 

 영철이의 소식은 다른 배달하는 아이들에게 듣게 됐다.  포장마차에서 아빠 또래의 아저씨와 시비가 붙었는데 소주병을 깨서 그 아저씨를 찌르고 경찰에 잡혀 갔다는 것이다. 재판 후 소년원에 갔다고 들었다.가정환경이  한 학생을 완전히 망쳐논 경우라고 생각한다.

 

* 다음뷰 메인,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고민하며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