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청소년 자살의 원인은 절대적인 외로움 때문이다.

모과 2010. 11. 5. 12:30

11월2일 성남에서 여중생 2명이 투신 자살했다

 '집에 들어가도 아무도 없다. 엄마,아빠 죄송하다' 는 등의 내용이 메모식으로 적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내가 한 동네에서 12년이나 책대여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2년동안에  내 책방의 단골손님인 학생 중에 5명이 자살을 했다.

중2,중3, 고1, 고교중퇴가 2명이었다.

모두 문제가정의  자녀들이었다.

부모가 이혼을 했거나  사별로 외부모인 아이들에게는 생기는  문제를   종종봤다.

 

1.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고 자살한 중3 지은이

 

중3인 지은이는 초등학교부터 보던 예쁘고 귀여웠던 아이였다.

중학교에 들어 가면서 책방을 자주오지 않았다. 동네에서 가끔보면 친구 4~5명과 모두 까만 옷을 입고 몰려다녔다. 중학교에서  만난 같은 환경의 친구들과  함께 다니며 거리를 배회했다.

나는 지은이가 죽기 하루 전에 집으로 책을 받으러 갔었다.

책을 대여해 가고  반납을  오래 안해서  가까운 곳이라 찾아 갔다.

지은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서고 나를 만나면 공손히 인사를 하던 아이였다.

" 혼자 있니? 오빠는?"

" 고3이라서 늦게 와요."
지은이 어머니는  큰식당에서 서빙을 하고 있어서 밥 11시가 다 돼서 집에 돌아 왔다.

지은이 아빠는 중국으로 돈을 벌러 갔다고 했다.

 

그 다음날 지은이는 10층인 자기 아파트에서 투신해서 자살했다. 4월이라서 집집마다 모든 창문을 닫고 있어서 지은이는 사망한지 3시간이 넘도록 방치돼 있었다.

10층에서 떠러지면서 자가용에 한번 부딛치고 차와 차 사이에 끼여있었다고 했다.

 

며칠 후 내 책방에  온 친구에게 들으니 같이 다니던 친구들 사이에 왕따를 당하고 무척 괴로워했다고 한다 . 그러면서 아주 뜻밖에 말을 해주었다.

" 지은이 불쌍해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늘 혼자 다녔어요. 엄마아빠가 이혼을 하고 각자 바람을 피었어요. 집에 들어 가기 싫다고 늘  그랬어요."

'아빠는 중국에 돈을 벌러 가셨다며?"

'거짓말이에요. 한국에 있어요."

"그런데 왜 너희들과 친하지 않았니?'

"우리 친구의 남자친구가 지은이를 좋아 하는바람에  그렇게 됐어요.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아줌마만 알고 계세요"

 

지은이는 그차가운 시멘트바닥에 오래 방치됐다가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 온 오빠가 현관문의 안전장치까지  잠근 것을 겨우 열고 들어가니 동생이 없었다.  동생을 겨우 찾아 내고 며칠 후 화장을 했다.

참 안타깝고 아쉬운 학생이었다. 중3 여학생이 공부에는취미가 없고 집에 들어 가면 늘 혼자였다. 절친 했던 친구들에게까지 왕따를 당하니 앞이 막막했던 것 같다. 지은이네는 오빠가 대학에 입학을 하자 집을 팔고 이사를갔다.

 

2. 통닭 배달을 하던 중2  태훈이

 

태훈이는 방과 후나  주말이면 중국집이나 통닭집에서 배달을 했다. 배달을 주로 하는 식당에서는 배달원을 구하지 못해서 늘 고심을 했다. . 주로 학교 중퇴생나 가출을 한 학생이 일했는데 대부분 결손 가정의 자녀 라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목표가 거의 없었다.배달 후에는 늦은 시간에 모여서 함께 오락실을 가거나 노래방에 간다 술집에 가서 비싼 안주 두 개 정도 시키로 모여서 마시고 놀았다.그리고 당구장에가서 밤을 새고 놀다 새벽에 문을 여는 목욕탕에 가서 샤워를 하고 목욕탕 평상에서 누워서 자다 온다고 말해주었다.

 

낮에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다 사고가 나는 것은 거의다 졸면서 운전하다 나는것이다.

 

태훈이 엄마는 포장마차를 해서 매일 새벽 5시가 다되서 집에 돌아 온다고 들었다. 아빠와 이혼을 하고 두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태훈이가 장남이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동생이 하나 있었다. 태훈이는 늘 중국집 배달하는 형들과 다녔다.

어느날 배달하는아이들 6명이 모여서 술을 많이 먹었다 운전면허 있는 아이가 술이 취해서 자는 동안에  운전면허도 없는 17살 아이가  만취된 상태에 모두 태우고 운전하고 가다가  전봇대를 들이 받았다.  차는 불타고 그 자리에서 5명아이들 중 1명만 살고 모두 죽었다. 지역신문 뉴스, 방송에도 크게 난 사건이다.

태훈이는 집에 가면 늘 혼자였다.  동생은 동생대로 따로 돌아 다녔다.  그 동네에서 제일 잘 돼던 중국집은 그후 보상금 해주고 가게 문을 닫았다.

방과 후에 방치된 아이들의 문제가 심각한 것을 알게 됐다

 

3. 외롭다고  친구들 보는 앞에서 투신자살한  여고 1학년 정미

 

정미 아빠는 택시기사였다엄마와 중학교에 다니는 남동생과 네 식구가 살았다.

 어느날 정미도 위아래 까만 옷을 입은 여자 친구들과 몰려 다녔다. 가끔은 남학생들 하고도 다녔다. 정미 엄마가 아빠 친구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다는 소문이 들렸다. 아파트의 소문은 세탁물을 모으러 다니는 아줌마들과 미용실과 아파트에 사는 상인들에게 듣게 된다.

 

나도 시장을 가거나 마트에 가다가 까만 옷을 입은 친구들과 몰려 다니는 정미를 자주봤다. 모두 어려서 부터 나를 알기 때문에 만나면 인사를 공손하게 했다. 그당시 그런 차림의 학생들을 일진이라고 했다.

 

어느 일요일날  아파트 주차장에는  초등학생들이 가득히 모여서 놀고 있는 일요일  오후 3시쯤 정미는 자기 아파트 14층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갑자기  베란다로 다가 갔다

" 너무 외로워"  혼잣말을 하며 베란다에서 밖으로 투신자살 했다.

친구가  달려가서 옷자락을 붙잡았으나 이미 늦었다.

 

119가 왔으나 보호자가 와서 시신을 확인 할 때까지 천으로 닾어 놓고 기다렸다. 차가운 아스팔트에 서 너시간 방치 됐다가  아빠가 온 후에 병원으로 실려갔다.

 

4. 17살에 배달을 시작한 소년이 30살 넘어서 까지 배달을 하고 있다.

 

 영호와 준호 남매는 우리 상가 중국집에서  함께 배달을 했다. 형 준호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었고 영호는 배달을 했다. 중국집  주인 부부는 인정이 많아서 영호 형제를  자기네 아파트에 데리고 살았고 빨래도 해주었다.

영호 아버지의 술 중독으로 영훈이가 어렸을 때 엄마는   집을 나갔다. 아빠는  판자촌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월급날이면  중국집 주인이 두 형제를  차에 태워서  아빠에게 생활비를  주고 왔다. 영호는 어려서는 고아원에서 자랐다. 학교는 초등학교 밖에 못 나왔다.   형은 초등학교도 중퇴였다.

 

어느날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는 오후에  상가의 계단 위에서 영호가 내게 말했다.

" 아줌마 ! 나는 배달하다 반대 편에서 오는 차를 들이받고 죽고 싶을 때가 많아요 .정말 살고 싶지가 않아요.  가게 마치고 오토바이를 타고 미친듯이 달리면 속이 좀 후련해요"

" 애야! 그건 위험한 생각이야 .네가 버는 돈을 저축해서 나중에 중국집을 내면 되잖아. 상대편 차의 아저씨도 가족들이 있을 텐데 네가 그런 사고를 내면  그 사람에게 죄를 짓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라"

"아줌마는 우리들을 이해 해주셔서 고마워요"

영호는 다른 도시의 공장에도 갔다가 다시 와서 다른 중국집 에서 배달을 하기도 했다. 여러번 그렇게 하더니 우리 동네 소형 슈퍼에 취직이 됐다. 내가 그도시를 떠날 때까지 그 슈퍼에서도 일하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 저는 가끔 부모에게도 자격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책대여점 12년동안 저는 학생들이 책방을 찾아 주어서  그 수입으로 생활도 하고 우리 아이들 공부도 가르쳤습니다. 두아들 다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본래 나쁜 아이들이 없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편하게 해주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특히 자식때무에 희생했다는 분들을 이해 못합니다. 자식은 부모를 선택 할 수가 없습니다.부모자식은 운명의 관계입니다. 자식은 희생의 대상이 아니고 부모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자식은 부모에게 기쁨을 주는 인생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오랜기간 몸이 아파서 자식들에게 맘고생을 시켰던 엄마입니다.

부모는 자녀가 언제든지 찾아올 때 편하게 맞아주는 고향같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고민하며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