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체벌보다 더 무서운 벌을 주었던 고마운 선생님

모과 2010. 11. 3. 06:30

요즘 학생처벌 금지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매를 때리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면 어려운 점도 있기는 할 것이다.그러나 체벌없이 대화로 교육을  받은 나는 체벌금지를 찬성한다.

 

 1. 처음이자 마지막 체벌을 받은 초등학교 시절

 

나는  초등학교 5,6학년 담임이 같은 분이었다.

그분은 시험을 보고 성적이 떨어지면 분단별로 (수,우,미,양,가분단) 점수를 정해서 매로 엉덩이를 때렸다.수분단은 90점, 우분단은 80점 미분단은 70점, 양분단은 60점 가분단은 50점 이었던 것 같다.어느 때는 학급 학생이 거의 다 매를 맞곤했다. 1963년인  그때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높아서 당연히 매를 맞아야한다고 생각했다. 매가 무서워서 공부를 한 것도 사실이었다. 성적 이외의 문제로는 매를 대지 않았던 것도 기억이난다.  당시 학부모들은 교사를 완전히 믿고 자녀를 맡겼었다.

지금 추억해 보면 선생님의 제자 사랑이  느껴질 뿐이다.  진정으로 교육을 위한 체벌이었다고 생각한다.

 

* 내가 다녔던 서울 청구초등학교

 

2.  철저한 예절교육을 받았던 중학교 시절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누구도 매를 맞지 않고  학교에 다녔다. 특히 예절교육을 철저히 시켰던 현모양처를 길러내는 학교로 유명한 학교를 다녔다. 일상에서도  생활교육을 배운 기억이 난다,.가정 첫 시간에는 면으로 된 생리대를  접는 방법부터 배웠다. 자기 몸부터 소중하게 여기는 교육을 해주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복장검사를했다. 월요조회가 끝나면  교복입은 상태, 여선생님은 펜티를 두개를 입었나도 검사를 했었다.  심지어 실내화 바닥의 청결상태도 조사를 했다. 신주머니도 조사해서 위반하면 감점을 주었다.

 

삼일당이라는 강당에서  조회를 자주 했었다. 어느날 교장선생님은  녹음기를 틀어 주었다.쉬는시간에 우리들이 꺅꺅 대며 엄청 떠드는 괴성소리를 들려주었다.

"아무리 쉬는시간이라도 너무 떠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2였던 우리들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 이미지는 모두 다음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모든 교육을 그렇게 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작은 운동장 화단에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감이 잘익었던 가을날 누군가 감을 한 입 베어물었다가 그냥 둔 일이있다. 중고 천명이 넘는 학생 중에 누구도 감을 따는 학생은 없었다. 중학교 때 배운 교육은 예절과 자존심이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가 보든지 안보든지  자존심을 지킨다는 교육을 철저히 가르쳐준 학교였다.

 

3. 구체적인  인성교육을 시켜준 고등학교

 

전기 고등학교에 떨져서 본인의 의사와는 좀 다르게 진학한 후기 고등학교였다. 학교 재학시에는 잘 몰랐으나  요즘 교육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내가 받은 교육이 참 좋은 인성교육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한 달의 마지막 토요일에  묵상을 시작으로  사회저명인사를 초대해서 강연을 듣고  동료 학생들의 연주도 들었다. 여학생들이어서 매를 맞은 적은 없었다. 숙제를  자주 안해오면  복도에 나가서 서 있어야했다. 수업을 못하게 한 것이다.

 

4. 제일 기억에 남는 여고시절  국사 선생님

 

지금 제일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고3때  국사 선생님이다.  모교를 나온 선배로서 상당히 엄격한 지도를 했다.국사 3~4쪽을 암기 숙제를 내주고  2주에 한번 씩 교과서 내용을 괄호 ( ) 넣기 시험을 100문제씩 봤다.  80점 이하는 교실뒤로 가서 돌아 서서 있으라고 했다.  한 15분 돌아서서 공부를 해야했다.  고3이었고 모두 밤을 새다시피 공부들을 했던 때라서 그 벌을  제일 무서워했다.

국사 선생님은 교과서 내용도 아주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친구들은 대학입시 본고사에서 국사는 거의 다 맞았다.  내가 자식을 낳고  학교에 보내면서 가끔 생각나는 훌륭한 선생님이었다.

 

나도 대학졸업 후에  교사를 했지만 2주일에 한번 100문제를 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고3때 국사선생님은   교과서를 다배울 때까지  계속해서 하셨고 우리 동기들은 국사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

 

 

5. 가정교육이 잘돼 있으면  체벌은 필요없다.

 

미국에서 30년만에 함게 귀국한 시동생 부부가  미국교육의 사례를 전해주었다.

학급에서 교사의 지시사항을 듣지 않는 학생들은 부모를 소환해서 교장 선생님  면담을 한다.  부모는 자녀가 학칙을 지키지 않으면 직장을  반나절 쉬고 학교에 가야한다.  대부분 맞벌이기 때문에  직장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포기하고 학교에 상담을 하러가야 한다. 부모는 금전적인 손해도 많이 본다

 그래도 학생이 학칙을 위반하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한다. 학칙을 어겼을 때는 냉정한 벌칙이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는 체벌금지 조항만 있고 수업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조치 방법이 부족하다.그것이 교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듯하다.

체벌금지에 따른  다른 훈육방법을 연구해서  교사와 학생들간의 신뢰와 사랑을 유지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마치 교사들이 체벌을 남용하고 있는 것같은 사회분위기이다.

교사들도 집에서는 학부모이고 학생들의 누나이고 언니이다.

 

개인적인 경험이라 소극적인 사례지만  체벌없이도  교사를 존경했고 잘 자랐다고 생각한다. 6,70년대에도 체벌없이 교육이 됐는데 부모들이 모두 교육을 많이 받은 2010년도에는 더 실천하기 쉽다고 생각한다.가정에서 학부모가  기본예절을 잘 가르쳐서  학교에서도 잘 적응하고 학칙을 잘지키는 학생으로 교육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모든 교육의 기초는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