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아들과 솜사탕 같은 데이트하기까지

모과 2010. 2. 16. 09:17

두 아들이 어릴때 아이들과  대화가 잘되고 소통이 잘되는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곰곰히 생각한 결과 염격할 때는 엄격하고 다정할 때는 제일 믿을 수있는 친구같은 엄마가 되기로 결심을 했다.

 지금까지 자식들에게  상식을 가르치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다.

상식대로  생각할 줄 알고 ,말하고 행동하면 어디에서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가족은 각자의 마음 속에 늘 함께 있어야 한다.

좋을 때나 슬플 때나 가족을 생각하면 주저 앉았다가도 새 힘을 낼 수 있고 벌떡 일어 날수 있어야 한다.

맛있고 특별한 음식을 먹을 때는 가족이 생각이 나야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들만 둘인인 나는  아들들과 소통의 방법으로 영화이나 음악,  T V의 예능 프로를 선택했다.

아들들이 유치원일 때부터 꾸준히 영화를 함께 봤다.

심영래씨의 '영구와 땡칠"이를 보러 부산 시민 회관에 버스를 한 시간씩 타고 동네 아줌마와 아이들을 다 데리고 간 적도 있었다.

음악도 우리 아이들이 좋아 하는 음악을 물어 봐서 들었다.

블로그의 배경 음악도 배경음악 뮤직홈에서 상위 권에 있는 것으로 자주 바꿔주고 있다.

 T V 에서 "뮤직 뱅크"나 "쇼음악 중심" 같은 프로를 보고 아들들과 아이돌 가수에 대해서 대화를 한다.대화 중간에 아이들의 근황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면  진솔하게 80% 이상 말해 주고 있다.

 

음식을 함께 먹으며 대화 하기, 함께 목욕가기, 함께 영화 보러 가기, 함께 드라마나 예능 보기를 했더니 ..아들들이 엄마와 친구같이 다정하게 대해 주게 됐다.

 

1. 집에 오면 늘  외식을 한다.

 

설날 전 날이 남편의 60세 생일이었다.  기차표가 없어서 밤 11시 K T X를 타고 내려  온  아들을 남편과 막내가 대전 역으로 데리러 갔다.

나는 집을 치우고 다음날 먹을 음식을 준비 중이었다.

집 근처의 관저동에는 밤늦게 까지 하는 음식점이 많이 있다.

아들들이 음심점을 정하고 있는 동안에 남편은 차를 집에 갖다 놓고 나와 택시를 타고 갔다.

몇 개월 만에 큰 아들이 내려 왔으니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회와 매운탕 에 소주 한 잔 씩 하기 위해서였다.

 

  아들들이 우럭회와 산낙지 를 먼저 시켜 놨다. 맥주 한 잔 으로 건배를 하고 큰 아들의 말을 모두 경청했다.막내 아들은 함께 살기 때문에 늘 대화를 많이 하고 살기 때문이다.

 생선회 무침은 새콤하고 매콤한게 맛 있었다. 남자 셋이 모두 목소리가 작아서 도란 도란 말을 주고 받으며 서로 웃으며 바라 보고 말을 했다.

몇 개월 만에 보는 아들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였다.

회사 실내를  리모델링하는 것을 밤이나 주말에만 해야 하니까 당직을 서서 잠이 부족하다고 했다.

" 대리님 한 분이 전근을 가게 되서  송별회를 하느라고 새벽까지 회식하고 나혼자 회사에 가서 3시 까지 있다가 1시간 자고 출근을 했더니 ...( 소리 없이 웃으며) 일을 하는데 눈이 다 쑤시며 아프더라구요.."

" 아이구 . 그래서 어떻하니. 피곤해서 "  내가 아들 얼굴에 난 뾰록지를 보며 걱정스레 말했다.

" 그럼 어떡해. 내가 당직인데 .." 하며 웃었다.

남편과 막내도 나도 오랜만에 집에 온 큰 아들이 그냥 반갑고 좋을 뿐이었다.

 매운탕으로 속을 풀면서 진상 고객이 계속 어거지를 부릴 경우에  차장님이 가르쳐 준 말을 들으며 우리식구들은 모두 뒤집어 졌다.

" 18색깔의 조카의 크레파스를 속으로 계속 외우며 참으래..." 해서 모두 웃었다.

큰아들은 10만원 정도의 식대를 늘 계산했다.

집에 와서 아빠와 동생과 막걸리를 한 잔씩  마시고 바로 잤다.

 

설날 오후에 모든  절차를 마치고  남편 차로 큰 아들과 함께 서울에 갔다.

여동생 집으로 가는 8시간의 긴 시간을 대화를 하며 자루하지 않게 갔다.

아들의 서울 생활과 결혼관과 미래의 계획을 다 듣게 됐다.

결혼을 안하거나  해도 늦게 한다더니 이젠 결혼할 마음이 확실히 생겼다고 했다.

마음에 둔 아가씨도 있는듯 해서 다행이었다.

 

2. 아들들과 영화를 함께 보기

 

 여동생 집에서 큰아버지에게 새배를 드리고 함께 저녁을 먹고  큰 아들은 회사 숙소로 돌아 갔다.

"엄마! 내일 아빠 서울에서 일 보시는 동안 저와 영화 한 편 보세요"

" 그래 네가 예매 해 놔라"

"전우치 볼까? 의형제 볼까? 하모니는 내가 봤으니까'아들이 물었다.

" 전우치는 개봉한지 오래 됐으니까 의형제 보자. 블로그에 리뷰도 쓰게 "

" 네 엄마 ! 점심도 함께 먹어요"

" 니 엄마 필동 면옥에서 냉면 사주거라" 남편이 말했다.

" 응. 그런데 파스타가 뭐냐? 내가 볼 때는 스파게티 같던데 . 엄마는 냉면보다  그 것 먹고 싶은데 "
"네 제가 사드릴께요"

 

 아들과 극장 입구에서 만났다. 커피향이 입구에 향긋하게 퍼져 있었다.

아들은 내게 물었다.

'엄마는 아주 쓴 것은 싫어 하지? 아메리카노 한 잔하고 카프치노 한 잔 주세요"

커피 빈의  커피는 두 잔에 7400원이나 했다.

아들은 내 커피에 시럽을 넣어서 잘 저어서  주었다.

 

 1960년대에  중 고등학교에서 단체로 많이 갔던 대한 극장은 많이 변했다.

서울은 서울이었다. 내 나이 비슷한 중년의 인테리들이 많이 영화를 보러 왔다.

아들과 "의형제'를 봤다.

내가 누구에게나 말을 잘 하는 것을 싫어 하는 아들을 위해서 매우 정숙한 자세로 영화를 봤다.^^

 

3. 아들들과 함께 별식을 먹기

 

 영화가 끝나고 아들과 함께 간 음식점에서 파스타 정식을 먹었다.

계절 사라다. 사이다와 콜라, 빵, 스파게티, 피자 한판이 나왔다.

 치즈로 만들어서 참 고소하고 해물을 함께 넣어서 담백하기도 했다.

아들은 엄마가 애잔해서 정겹게 쳐다 보며 말했다.

 

" 엄마! 우리 은행 청경이 유명한 가수의 첫사랑으로  T V에 출연을 한 적이 있었어. 그 여가수가 초등학교 때는 엄청 가난했대"

 

'그래 털털하고 좋은 성격이라서 본인이 방송에서 다 말했지"

 

" 그 집은 딸 잘두어서 부모님이 엄청 호강을 하시지?"

 

" 그래도 부모님이 엄격하게 가정교육을 잘해서 방송에서 보면 잘 나타나더라."

 

"엄마! 우린 그 정도로 가난한 적은 없었지?'

 

가슴이 꽉 막혔다.참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는데 ..두 아들은 다 가난 한 줄 모르고 살았다고 말해 준다.너무 고맙고 사랑하는 아들들이다.

자라면서 늘 에미를 배려하고 안타깝게 느끼는 아이들이었다.

 

" 엄마 ! 회사 숙소에 3년이나 있다가 혼자 나와서 살려고 하니 참 심란하네"

 

" 왜? 대학 때부터 늘 혼자 살았는데 "

 

" 그래도 하숙이나 기숙사 ,회사 숙소 모두 함께 였잖아."

 

" 그래도 잘 할 거야. 결혼을 할 때까지 그곳에 살다가 결혼을 하면 되지"

 

" 응 회사 생활에서 결혼을 안하면  진급에 결격 사유가 되고 이젠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그런데 OO아! 착한 남자가 나쁜 여자와 결혼을 하면 남자까지 나쁜 남자가 되고 , 나쁜 남자가 착한 여자와 결혼을 하면 나쁜 남자가 착해 지는 거야.  그러니까 상식이 통하는 여자와 결혼을 해야 해.이기적이고 외적으로만 관심이 많은 여자는 결혼 상대는 아니야? 보면 알지? 엄마는 네가 데리고 오면 바로 승낙 할 거야"

" 응. 이젠 보면 알겠더라.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좋아."

 

 스파게티와 함께 나오는 피자는 두께가 참 얇았다.

음식점을 나오는데 남편에게 일을 다 마쳤다고 전화가 왔다.

 남편과 동생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들과 지하철 입구에서 헤어졌다.

" 엄마 ! 아빠하고 조심해서 내려 가세요"
"응 ! 고맙다. 그런데 돈을 많이 써서 어떻게 해?"

" 아니. 괜찮아. 안녕히 가세요"

하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 가며 뒤를 돌아 보니 아들도 뒤돌아 보다가 손을 다시 흔들어 주었다.

 

두 아들들은 대학을 다닐 때 서울로, 대전으로 떨어져 지냈다.

남편은  대전이나 서울에  가면 꼭 아들들을 만나고 온다.

그 때마다 자기들이 먹어 본 독특한  음식을 아빠에게 꼭 사주곤 한다.

남편은 아들들과 일과 인간관계와 처세에 대해서 대화를 주로 한다.

한잔 술을 나누면서 친구같이 자상하고  조용한 아빠이다.

남편은 영화도 드라마도 ,예능 프로도 안본다.

전형적인 60세 아저씨이다. 아들들과 대화의 한계가 있다.

 

큰 아들이나 막내 아들을 다 영화 광으로 만든 것은 나다.

우리들은 전화로 영화의 내용이 좋다고 보라고 권유한다.

만나면 영화 한 편은 꼭  같이 보게 된다.영화관에 가면서 ,가서 기다리면서 영화 이야기와 배우이야기를 한다.그러면서 삶도 ,미래도 말한다.

 

아들만 둘이지만 나는  자식때문에 외롭지가 않다.

대부분 사람들이 내게  말해 준다.

 

"장가 가면 어떻게 하실거예요? 아들 뺏기는데"

 

나는 묻는 사람의 상식을 이해 할 수가 없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며느리의 남편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며느리도 내 아들과 연분이고 잘 맞으니까  결혼을 한  것이다.

우리 가족이 된 고마운 사람이지 아들을 뺏어 간 사람이 아니다.

 

지금도 나는 아들을 일 년에 네 번 정도 만난다.회사일로 자격증 시험으로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화는 일 주일에 두 번 정도 해준다.그러면 됐다.

결혼을 하면 일 년에 8번만 공식적으로 만나면 된다.

6식구 생일, 추석, 설날 ....손자 손녀가 태어나면 상황은 좀 바낄 것이다.

 

30세를  다 넘긴 두 아들은 이제 그들만의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이다.

집에 오니 막내 아들은 여자 친구와 "의형제'를 봤다고 했다.

 서울의 큰 아들에게 잘 도착했냐고 전화가 왔다.

 

**자녀들과 영화를 보세요.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는 아주 좋은 도구는 영화입니다.

자녀들이 좋아 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를  같이 보면 자녀들과 할 말이 참 많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