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리뷰

미디어 Daum 문학세상, 공지영의 [도가니]를 읽고

모과 2009. 5. 9. 03:29

Daum 에서 특별 기획한 공지영 소설이 115회로 끝났다.

공지영 작가의 대부분의 소설을 읽은 나는 인터넷 연재에 큰 호기심을 가지고 매일 읽고 댓글도  자주 달았다.공작가는 주말마다 독자에게 댓글을 보내 주었다.

 

무진이라는 가상의 도시속에서 일어 나는  인간의 비열하고 추잡하고 이기적인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강인호라는 대도시에서 실패한 남자가 청각장애 학교의 교사로 뇌물(학교 발전 기금)을 주고 부임하면서 겪는 사실과 허구를 묘하게 섞은 내용이었다.

 

오늘 울프걸이라는 아이디의 블러거가 공지영 작가를 인터뷰한 글을 읽으니 가해자측과도 만난 적도 있지만 너무 비굴하고 뻔뻔함이 역겨웠다고 한다.

 

내가 공작가를  좋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고난의 가족사를 겪으면서도 긍정적이고 밝은 것을 지향하는 인생관 때문이다.그녀의 작품들은  자전적인 내용이 많은데 주인공들이 모두 성실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중요시 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무엇보다도 그녀는 자기 앞에 놓인 생에 책임을 다하려고 하고 엄마로서 모성애 또한 강한 여성이어서 좋다.

 

김승옥의 [무진 기행]의 가상의 도시에서 따온 것을 나타내는 무진 기행의 일부가 소설의 내용을 암시해 준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찾아오는 여귀(여자 귀신)가 뿜어 내는 입김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불어 오기 전에 사람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실제로 광주의 OO학원에서 있었던 일들이다.장애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던 교장과 기숙사 생활 지도교사가  구속 기소 됐었다.

 

유능한 판사가 고향에서 옷을 벗고 첫번 째 맡은 사건으로 [전관예우]라는 나쁜 법칙 때문에 가해자 전원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복직된 사건이다.지방 도시에서 기득권자들이 가진 권력이 얼마나 대단하며 정의를 위해서 앞장선 사람을 어떤 식으로 매장 시키려고 하는지를  잘 나타난 작품이다.

 

영광제일 교회는 지역사회의 지도자들이 많이 참석하는 또다른 권력 집단으로 나타난다.

교장 이강석과 생활 지도교사 박보현, 그리고 인권 운동 센타 간사 서유진, 교육청 최수희 장학관은 권사이며  그   남편은 장로, 그 교회의 젊은 목사,  무진 경찰서의 장형사, 인권운동  최목사는 우리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평상시에는 천사 같고 존경받는 신앙인의 모습이나  자신들의 기득권에 위협을 받으면 똘똘 뭉쳐서 해결하는 것도 흔히 있는 일 이다.

 

지역사회는 한 사람 건너면 모두 알게 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소위 상류층이라고 하면 그 범위가 좁다,

자신들이 누리고 있던 그 권위와 평화를 깨트릴 수가 없어서  묵시적으로 악의 편에 선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개신교가 친목과 은폐의 카르텔[연합]의 한면을  가지고 있고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소설 도가니는 인간의 본성에 깔린 원죄 즉  카인의 후예로서 인간의 본성을 잘 묘사한 작품이다.

겉으로는 교육을 가장하고  힘없는  청각 장애인을 이용해서 국가에서 막대한 예산을 받아 내서 사리 사욕한다. 뒤에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부모를 가진 그 불쌍한 아이들의 인격과  몸을  유린하는 나이든 교장과 교사와 그들편에 서는 썩은 사회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공지영 작가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쓰기 위해서 교화 위원으로 사형수들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소통을 하였다. 지금도 한 달에 한번 사형수들과 만나고 있다.상처가 많은 사람만이 상처 받은 사람을 위로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지영씨는 사형수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기의 삶을 치유하고 있다고 생각이든다.

 

울프녀와의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가벼운 내용의 글을 많이 써서 부담을 안고 있었다고 했다. 학창시절 인권운동의 경험이 작가의 [도가니] 창작에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 같다.

 

사실 대박을 기록했지만  나는 [사랑후에 오는 것들]은 읽고 그정도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에 의아함이 생겼었다.

 

이제 공지영은 본인이 원하든 안하든  문학계의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썼다하면 베스트에 바로 오를 정도로 공감과 위로와 호기심을 주는 글들을 써왔다.

[~네가 무엇을 하든 응원 할 것이다],[즐거운 나의 집],[괜찮다 괜찮다]는 자전적인 기록이었다.

이제 자전적 소설의 자료도 다 바닥이 난 편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도가니]는 공지영 문학의 방향을 좀 돌려 놓았다고 생각한다.

극히 개인적인 내면을 향한 시각에서 밖으로 시각을 돌린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도가니]를 쓰기위해서  광주에 내려 가서 관련학생, 교사,가해자를 모두 만나며 작업을 한 것 같다.

울프녀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에 관련자들이 모두 좋지 않은 일을 겪은 것을 보면 인생은 인과응보의 법칙이 정직하게 운행되는 것 같다.

 

피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모여서 여학생들은 연두의 집에,남학생들은 통역한 분이 독지가를 주선해서 함께 살고 있다.인근 학교에 전학을 하게 해주고  [특수학급]을 을 만들어 준 새로 온 교육청 장학사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제 공지영 작가는 힘없는 소수의 억울함을 글로 써주는 도구의 역할을 할 것이다.싱글맘으로서 ,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독자에게는 따뜻한 배려로  돌려 줄 정도의 경지에 와 있다. 자전적 소설은 독특하고 재미 있지만 쓰기는 그리 어렵지가 않다. 자기의 삶을 소설로 쓰는 결정이 제일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사회와 역사문제를 소설로 쓸 것 같다.

12년만의 귀향과 25년만의 금연을 축하 드린다.

세대를 초월해서 수많은 독자를 가진 공지영 작가는 또 하나의 권력자가 됐다.

쓰는 글 모두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도가니]는 우리가 너무 오래동안 잊고 있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애타하고 분노하게 해주었다.

모두의 가슴에 숨겨져 있던 따뜻한 심성을 꺼내서 이웃을 돌아 보게 해준 소설 [도가니]의 또 다른 공신은 삽화가 최규석씨이다. 매 회 그려준 그림을 보면 탄성이 나올 정도로 내용을 압축해서 그려 준 것에 감사를 드린다.

 

**[도가니]를 검색해 보니 브리테니카 사전에는  : 십자가의 시련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 했다고 기록돼 있었다.

  

 

무진의 안개는 인간의 본성을 숨기는 브라인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서울의 출세  가도 속을 달리는 대열에서 낙오된 강인호가 상상도 못했던 교장과 교사의   무자비한  행위를 접하고 저항조차 못하는 청각 장애인들의 편에 서서 대변을 해주다 오히려 올가미에 갇히는 과정을 보며  나의 인생의 부조리했던  일들이 떠오르며  나 또한 안개 속에 갇힌 것 같은 갑갑함을 느꼈다.

소설 말미에 강인호의 결정은 생각 못한 반전이면서 현실적으로 늘 일어 나는 일임을 상기 시켰다.

 

 

 소설 [도가니]는 "창작과 비평사"에서 내용을 좀 더 보완해서 책으로 출간 된다고 한다.

Daum메인 중앙에 있는 소설[도가니]를 읽기를 권유한다.

읽는 동안에 그대는 마음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 오는 것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