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덕산 시골집

눈빛 찬란한 충청도 깡촌의 시골집

모과 2010. 1. 10. 19:54

시골집 가는 길은 온천지가 눈으로 덮여 있었다.

남편과 오랜만에 둘이서 예산군 덕산에 있는 시골 집에 갔다.

주말에만 들어가기 때문에  수도가 얼어 버릴 수도 있다.

누구라도 주말에는 들어 가서 집을 돌아봐야 한다.

 

[자 ~이제  충청도 깡촌의 시골집으로 갑니다.~

각자의 추억 속으로 들어 가세요. 첩첩 산중에 있는   시댁의 본가랍니다.~]

 

 * 마을 입구 :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외라2리 (한글 표기가 잘못됐습니다)

 눈이 내라고 차들의 왕래가 거의 없고  눈이  녹으면서 얼어서 미끄러웠습니다.

옛날에는 걸어서 다녔지요.

이 마을의 길은 박씨 문중에서  거의 다 만들었다고 보건 지소장님이  내게 말해 주었습니다.  시골 집에 갔다가 감기에  걸려서 보건소에 갔을 때 들었습니다.

 

 

 

 땅이 미끄러워서 차가 올라 갈 수가 없어서 남편이 집안에 있는 흙을 수레에 싣어다 뿌리고  올라 갔습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시골집. 아까 입구부터 걸어서 오면 참 먼 거리입니다.

옛날에 아버님은 이곳에서 홍성까지 걸어서 학교에 다니셨답니다.

예산이지만  홍성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온천지가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습니다. 부모님 방에서 본 창 밖의 모습.멀리 산이 또 보입니다.

 

 

집으로 들어 가는 길과 갈라져 있는  다른 길, 뒤에  소나무가 방풍림으로 기역자로 마을을 둘러 싸고 있습니다.

이곳은 공기가 맛이 다르고 물 맛도 다릅니다. 완전히 무공해 청정 지역입니다.

  

 집 앞에서  밖으로 나가는 길. 눈이 소복히 쌓여있습니다.

 

박씨 집안의 셋째 아들 남편과  남편 바로 위의 누나의 남편인 아주버님이 담배를 피며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집 뒤의 방품림인 소나무 숲이 기역자로  마을을 감싸고  꿋꿋이 서 있습니다.

멀리  산 또 산 , 이리 보아도 산, 저리 보아도 산이 있습니다.

 

 

저 눈밭에 사슴들이 뛰놀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방 앞에 있는 연산홍 속으로 고드름이 녹으며 내린 물들이 또 얼어붙어 있습니다.

 

 

 

집안의 돌 담위에도 흰 눈이 소복히 쌓여 있습니다.

 

 

 

눈이 쌓여 있는 시골집 안 마당의 모습 

집안에 지어 놓은 작은 강당(15평) 의 처마에 고드름이 맺혀 있습니다.

 

장독대 위에 눈이 소복히 내려 있습니다. ,자연은 참 공평한 것을 수시로 느낍니다.

 

 

대문 입구의 소나무 위에도 눈이 쌓여 있습니다.

 

뒷뜰에도 ,장독대에도, 돌담에도 모두 눈들의 향연이 있습니다.

  

 

 

고드름 오랜만에 보시지요.^^ 

 

 

하얀 눈 위의 구두 발자국, 남편과 아주버님의 구두 발자국~~

 

 

 

 

  

시골집에 가면 늘 일을 많이 하고 왔다.

겨울이 되니 오랜만에 가서 밥만 해 먹고 왔다.  시누이 형님은 며느리 감에게 좋은 시어머니감으로 보이려고 얼굴의 점을 왕창 빼고 왔다.

아이고 ~ 처음에는 얼굴에 흉이 생겼는 줄 알았다.

 

김장 김치를 통으로 넣고 돼지 고기 듬뿍 넣고 오랜 시간 끓인  김치 찌개는 정말 일품이었다.

덕산의 유명한 덕산 막걸리를 한잔 씩 나누고 나는 시누이 형님과 도란 도란 새벽 2시까지  이야기 하며  놀다 잤다.

나는 올해 2월이면 결혼 33년차 이다.

결혼 생활 30년이 넘으면 천생연분이라며 우리는 웃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시집 시구를  마음 한 군데에  묵직한 부담으로 안고 살아 간다.

그런데 나는 ...

시집을 와서 가슴에 묻어 두었던 고달픔을 덜어 낼 수가 있었다.

시집 식구들 중에서 여자 분들 덕분에 그렇다.

 

시어머니는 평생을 편찮으시다 이제 기억까지 잊어 가고 있다.

시고모님들과 시누이 형님과 막내 시누이까지 감탄할 만한 인품을 가지고 있다.

모두 마음의 밭을 넉넉하게 가지고 태어났다.

그 속에서 나는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며 나누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 왔다.

 

명랑한 나도 시댁에 가면 긴장을 해서 늘 화장실 일을 해결 못하고 왔다.

이번 주에  처음으로 시골 집에서 화장실 일을 해결하고 왔다.

 

시집은 역시 어려운 곳이긴 한 것같다.^^

남편이 더 가깝고 소중하게 대접할 사람임을 느끼고 돌아 온  시골집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