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어린이는 돈만 많아서 무조건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부모를 둔 어린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종일 여러 학원을 뺑뺑이 돌리며 생각이나 쉴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은 어른이 되서 추억 할 것이 무엇일까?
대전에서 8 학군이라면 둔산지역을 말한다. 주로 좀 배운 중산층이나 돈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우리 동네 아주머니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둔산에 살려면 방송통신 대학이라도 나와야 하지. 좀 아는게 있어야 대화에 낄 수가 있지"( 들은 대로 쓴 것이니 이해 바랍니다)
둔산은 학군이 좋기 때문에 집 값도 비싸다.
시댁 둘째 형님 댁 조카 딸도 아들이 6살이 되자 이번 가을에 둔산으로 이사를 갔다.남편은 대덕 연구단지의 모 연구소 실장이고 조카는 대학 강사를 하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 그만 두었다.
네 째 시고모님의 막내 딸도 둔산에서 수학 공부방을 하고 있다.
시골 집에서 수덕초등학교를 나오고 홍성에서 여고를 나온 사춘 시누이는 공부를 무척 잘했다.학원을 다닌 적도 없지만 여고에서 전교 10등안에 들었다.대전의 국립대학교 수학과를 졸업을 했다.
남편은 같은 학교 CC 로 그 대학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충주의 대학교의 전임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시골에 갔다가 홍성 고모님의 심부름으로 김치를 가지고 사촌 시누이 집에 갔었다. 급하게 마실 차를 내온 시누이 내외와 대화를 한적이 있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똑똑한 아이들이 많지요?"
내가 물었다.
" 아무래도 배운 부모가 많으니 그런 학생들도 있지요."
" 이곳의 살면서 공부를 못하면 아이도 부모도 무척 스트레스를 받겠네요?"
" 그래서 갈등입니다. 아이가 영재라면 이곳에 사는게 옳지만 아이는 보통아이인데 남들이 학원을 보내니 안 보낼 수도 없고 ..그러면 오히려 역 효과가 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이만 힘들게 하고 , 차라리 학군이 보통인데로 가서 아이도 편하고 성적도 상위권으로 가는게 좋지 않나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 둔산에도 꼴찌하는 애는 있을 것 아니예요. 그런 애를 학원을 여러 개 보낸다면 애만 괴롭히는게 될텐데요?"
" 그렇지요. 그러나 남들 다 학원을 두,세 개씩 보내는데 우리만 안보낼 수도 없고 , 학원을 안보내도 같이 놀 친구도 없어요. 모두 학원에 가서. 부모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
" 아가씨는 홍성에서 학원에 안 다니고도 국립대학교에 왔는데 대전에서 비싼 과외를 하고도 국립 대학교에 못가는 애들도 많잖아요?"
조용한 성격의 아가씨는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가씨의 딸은 공부를 잘하는 편이다.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한 아가씨 시아버님이 사시던 집과 변두리에 있던 아들 집과 바꿔서 살고 있다. 며느리가 공부방을 하기 위해서였다.
대전,충남의 근교 군,시에서는 서울의 일류대학교에 못지 않게 국립대학교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군 소재지 고등학교에서는 전교1~ 5등안에 들어야 올 수 있기도 하다. 대전에서 여고 교장선생님으로 정년 퇴직한 아버님도 서울대 연대,고대 다음으로 이곳의 국립대학교가 좋다고 생각하셨었다. 이것은 다른 광역시에서도 같은 현상일 것이다.
지방 국립대학 학생들의 잠재력은 서울의 일류대학교 학생들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단지 환경적으로,경제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즉 부모의 경제력 때문에 지방 국립 대학을 선택했다.
소위 명문고가 다 있다는 8학군에서 경쟁만을 배우고 ,뒤떨어지면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는 보통 학군으로 분산되서 골고루 섞여서 함께 공부하게 했으면 좋겠다.
아이의 능력에 따라서 학원도 보내고 학기 중에는 학원 한 곳만 보내는게 좋겠다.방학 때는 두 곳 정도를 보내야 완전 학습이 될 것이다.
서너 곳을 보내니 듣기만 하고 복습을 못하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없게 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예외이다.잘하고 있으니 비슷한 경쟁자들끼리 공부를 해야 좋은 결과를 내기 때문이다.
그 것보다 문제는 학교 선생님을 신뢰 하지 않고 남에 대한 배려심이 없고 자만심만 키우는 교육이 되고 있다.
나는 부산에서 제일 학군이 좋지 않다는 곳에서 두 아이들을 키웠다. 물론 사업에 실패해서 이사를 갔지만 그때 친구들의 어려운 환경을 알게 되고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는 이웃의 모습들을 보고 자란 것이 다행이다.
두 아들이 모두 부모에게 감사하는 것은 힘든 환경을 표시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준 것이라고 했다. 내 인생에서도 15년간의 그 동네에서의 생활은 소중한 체험이 됐다. 그 동안에 내가 속해 있던 사회가 얼마나 좁은 곳인지 깨닫기도 했다.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교육 프로 그램이 있었으면좋겠다. 그리고 자식에 대한 과대 평가를 하지 않아야 한다. 천재는 몇 세기에 한 명 정도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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