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나는 책을 파는 순례자.

모과 2009. 4. 14. 22:27

발목이 거의 다 나아서 서점에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3~4일 주로 직원들이 쉬는 날에 갑니다.

 

인생의 아리러니는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제가 발목 때문에 걷기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극장에 아들들과 대화를 하며 걷기도 했는데 ,

이제 할 수 있는 운동은 수영뿐이군요.

 

마트가 아파트 보다 먼저 들어 서서 매출이 바람직 하지 못합니다.

본사의 사장님의 배려로 일부 시 도의 대학 행사를 우리 서점에서 하게 됐습니다.

 

대학에 텐트를 세동 치고 ,행사매대 18개 위에 책을 놓고 파는 겁니다.

지난 2주간 남편이 충남대학교에서 2주간 행사를 했고 이번주 부터는 사립대학에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하고 남편이 도와 주고 있습니다.

서점과 학교를 왔다 갔다 하며....

 

오늘 남편에게 웃으며 "완전히 장돌뱅이, 노가다 일이다" 했더니

"물건이 책인 것 뿐이지 장돌뱅이지"하며 웃었습니다.

 

그래도  봉사 동아리에서 우리 옆에 텐트를 치고 [독거 노인을 위한 모금]을 하면서 김광석의 노래를 계속 틀어주어서 귀가 즐거웠습니다.

 

점심 시간에는  C C C 에서 기타를 치며 찬송가도 불러주고,연두색의 나무 잎새와 연산홍 꽃들이 멀리보이는 대학 교회당과 어울려서 무척 좋습니다.

 

여학생들은 짧은 미니스커트에 까만 스타킹에  높은 굽의 힐을 신었거나 끈 많은 운동화에 청바지를 입은 사람들로 차이가 많더군요.

생과일 쥬스와 냉커피가 한 잔에 1,000원이니 박리다매의 현장이지요.

점심 시간에는 모두 하드나 아이스크림,냉커피,쥬스를 들고 다닙니다.

 

경찰 행정학과는 제복에 007 가방을 들고 군인 같이 다니고,미대생들은 학교 마크가 찍힌 앞치마에 물감을 많이 묻치고 편한 운동화나 슬리퍼를 신고 다닙니다.

 

반주과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정장을 하라는 교수님의 지시로 모두 정장으로 단장한 모습입니다.

단정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신학과 학생들은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어머니도 장로교 (통합측) 목사님이라는 학생이 내가 부산에 오래 살았다니까 바로 사투리가 나오더군요.

인천, 경기도 양구, 순천, 부산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들...

책을 15만원어치나 산 학생은 뜻밖에 서양화과 남학생입니다.

이학교의 장점은 장애우들에 대한 배려가 많다는 겁니다.

휠체어를 탄 지체 장애학생들이 여러 명 학우들과 함께 와서 책을 사갔습니다.

특수 교육학과 라고 합니다.

얼마전 인간 극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동양학과 를 4년간 다닌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했고 전시회도 하고 대회에서 상도 받았던 대전의 목원대학교입니다.

 

대구에서 유학을 온 1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인데 학생 스스로 엄마의 친구 아들들과 비교 된다고 하더군요.

엄마가 55세가 넘으면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자식들에게 잘못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사랑인줄 알고 상처를 주는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 간 대학교는 신학과를 모태로 발전한 [목원 대학교]입니다.

우리 시댁에서도 미대 조소과, 법학과, 사회체육과 ,세명이 졸업했습니다. 이 중 두 명이 미술 교사와 대학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수수하고  캠퍼스는 평화로웠습니다.

 

서서 열심히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었더니 발목에 다시 통증이 옵니다.

 

저는 사람보다 책이 더 좋습니다.

책에 대해서 말 할 때 행복합니다.

서점일은 제게 합당한 아주 훌륭한 일입니다.

 

오늘은 그만 쓰고 다음에 보충하겠습니다.

목원대학교는  제가 방문한 13번째 학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