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일상

38세 됴자 아빠는 행복해!!

모과 2018. 6. 30. 07:00


막둥이 아들은 결혼 후,  꼭 딸을 낳고 싶어하더니 자기와 똑 같은 딸 됴자(태명)를 낳았다.

꼭 딸을 낳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 내가 엄마와 친구 같이 사이좋고 대화도 많이 하는 편이지만 , 다른 아들들은 엄마에게 자주 전화를 안하거든. 우리들 끼리 있을 때 엄마에게 전화 오면 바쁘다고 빨리 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야. 아들놈들은 나 부터 다 쓸데가 없어. 내가 결혼을 해보니까 동글이 (며느리 애칭)와 처제가 장인에게 하는 것보면 정말 잘하거든 딸을 낳으면 그아이가 자라서 내게 잘할 것 아니야? 엄마!"


두 아들을 키우면서 속한 번 썩이지 않고 잘 컸다. 

내가 엄마노릇 한 것은 대학교 입학 할 때 까지 였다. 군대에 다녀와서는  두아들 모두 엄마를 여동생 같이 보호해주며  돌봐주었다. 친구같고 오빠 같았던 아들들이다.


나는 막등이 아들이 결혼 할 때 앉혀놓고 한 말이 있다. 큰아들은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한다. 


"  결혼 생활 하면서  만약 동글이와 내가 갈등이 생기면 동글이 편을 들어라. 엄마와는 오해가 언젠가는 풀리지만  네가 엄마편을 들면 부부사이가  나빠질 수가 있다. 엄마가 나이가 많으니까 어쩌면 오해를 할 수가 있어.그리고 보호자도 동글이로 바뀌니까. 네 가족에게 잘하고 사는게 효도 하는거야"


 나도 맞벌이를 해서 알고 있지만 직장생활과 집안일을 하다보면 양가 부모님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다행히 사돈댁이 아들집 근처에 살아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서 다행이다. 




나도 손녀가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들만 키워서 손녀를 키우면 새로운 즐거움이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소원하던대로 (동자/됴자/태명)가 태어났다. 됴자는  손녀가 말을 배우며 동자됴자 발음해서 생긴 태명이다.



태어나서 당분간 손녀는 누구를 봐도 경계의 눈빛을 했다.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인가? 저 어른 들은 누구인가?"


아가에게  가족들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같다.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표정이 그랬다. 아들을 키울 때는 사진도 자주 못찍었고 동영상도  없었기에 몰랐던 것이다.





며느리는 여동생이 6개월 먼저  조카딸을 낳아서 육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유난히 모성애가 강한 엄마지만 아들은 처음으로  경험하는 아빠 역할에 상당히 서툴렀다.






며느리의 도움으로  우유도 먹이는 법도 배우고, 목욕을 시킨 후 로션을 발라주고 있다. 부부가  함께 놀이하듯이 세수도 시키는 동영상도 보냈다. 박스에 들어가기 좋아하는 됴자를 큰 봉투에 넣아서 끌어도 주었다.




아들은 손녀가 좋아하는 뽀로로 부터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그려주면서 놀았다.




2년 전  지방선거에도 데리고 가서 손녀는 생애 처음으로  부모가 투표하는 것을 견학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손녀 앞에서 마치 어린이집 선생님 처럼 율동과 노래를 불러주었다. 됴자는 흥이 많고 춤을 잘 추는 아가로 자라고 있다. 아빠와 하루 30분을 함께 보내는 아가는 절대로 삐뚜러 지지않는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양가 조부모와  부모와 이모집의 사랑을 듬북 받고 자라는  손녀는 표정이 점점 행복해지고 웃음이 많은 아가로 자라고 있다.




나는  손녀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학교에 가게 되면 친구들에게 사랑과 미소를 전달하는  어린이가 되길 소망한다. 아빠와 할머니 닮아서 이과 머리일 것 같고,  성실과 노력으로 자기 것을 얻는 사람이길 바란다.





선유는 1월생이어서 키고 크고 (98/100) 말이 빠르다.  말을 잘하고 알아들으니 어린이집에 가서도 선생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이젠 선유가 스스로 자주 말하게 됐다.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


나는 29개월 인생 됴자를 보며 아기의 인권은 존중 돼야 하고, 사랑 받아야 할 존재인 것을 늘 확인한다.
됴자야! 할미와 하부지도 사랑해~♡♡♡


지난주에 아들집에 갔다 집에 돌아올 때 신기한 경험을 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대전으로 간다는 말을 듣더니 손녀 얼굴이 갑자기 빨개지더니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  화상 통화를 하고, 아들이 보내준 동영상을 봐서인지  자주 만나지 않아도 정이 듬북 들었다. 핏줄이 땡긴다는것이 무엇인지 실감한 순간이다.


손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모습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표현이 딱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