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덕산 시골집

초보농부 남편의 주말 채소가꾸기

모과 2014. 5. 6. 07:00

 

연휴가 계속되는  첫날 남편은 아버님을 모시고 덕산 시골집에 들어갔습니다.저는 서울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막내아들과 다음 날 함께 시골집으로 갔습니다.

결혼한 아들에게 어버이날에  할아버지를 뵈러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서울부터 덕산 시골집까지 8시간 40분이나 걸리는 고된 하루였습니다.  명절 때보다 더 교통이 정체된 것 같았습니다.

초보운전인 아들은 운전으로는 초행길인 덕산 가는 국도에서 한숨을 푹푹 쉬었습니다. 가로등도 거의 없는 국도를 초긴장을 하며 운전을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뵈러가는 것이니 너도 당연한 일을 하고 있다.  힘이 들어도 사람의 도리는 하며 살아야한다" 고.

92세 아버님은 손자가 오면 함께 먹겠다고 밤 9시까지 기다리셨답니다. 우리는 밤 10시 30분에야 고향집에 도착했습니다. 식구들이 모두 나와서 맞이해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남편은  집 앞의 밭의 잡초를 예초기로  제거하고 있었습니다. 서점에서 무거운  책을 도서관에 배달하느라고 남편의 팔은 인대가 늘어나서 침을 맞고 있습니다.

시골집에 들어오기 전 날에는 꼭 침을 맞았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그냥 들어왔답니다. 남편을 주말마다 고향집으로 이끄는 것은 무엇인지 가끔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입니다.


 남편과 아주버님들 막내시고모부님이 심은  콩잎이 많이 자랐네요.


 하지감자는 싹이 반은 나고 반은 안났습니다. 2주 만에 고향집에 온  저는 많이 자란 하지감자 잎들이 신기했습니다. 서울에서 성장기를 보낸 저는  사실 씨를 뿌리고 싹이나는 과정을 처음 보는 셈입니다. 


 이 넓은 밭에는 들깨를 심을 거라고며 남편은 땀이 흐르는 얼굴에 미소를 띄며말했습니다.


 이것은 열무입니다. 다음 주에는 열무 겉절이를 해먹을 수 있다네요.

          남편이 밭고랑을 만들며 밭에 난 잡초를 뽑고 있습니다.

 

            적상추와 잡초가 사이좋게 자라고 있네요.


 고향집은  지대가 좀 높은 위치하고 있는데 , 사방을 둘러봐도 멀리 산이 보이는 아늑하고  평화를 느끼게 하는 신기한 곳입니다.
 지금  외양간이었던 헛간을 허물고 창고를 새로 짓고 있습니다. 보리밭 사이길끝에 보이는  하얀 건물이 창고입니다. 일꾼 중에  두 명이 외국인입니다. 몽고인 과 조선족이라고 합니다. 


우리집 보리밭은 소작을 주었습니다. 한 때는 외라2리 논과 밭이 거의 다 시집 소유였었습니다. 작은 집에서 땅을 모두 팔고 난 후 사촌들이 시골집에 잘들어오지 않는 것을  아버님은 무척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리밭  위의 밭 비닐하우스 의자에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쉬고 있습니다. 굽은 허리로 밭의 잡초를 뽑다가 힘들어서 쉬고 계십니다. 얼마 전에 남편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고향마을에 가면 동네 사람 누구를 만나도 90도로 인사를 합니다. 저는 그분들을 잘모르지만 마을 사람들은 제가 박교장댁의 며느리인 것을 잘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아들들과  며느리에게도 시골집에 가면  인사를 잘하라고 말해두었습니다. 아들들도 언젠가는  고향집에 와서 살날이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언제든지 돌아 갈 고향집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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