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아들 결혼이야기, 상견례 전 아들의 가장 큰 고민.

모과 2013. 11. 17. 07:00

 

아들과 동글이가  3년을  사귀자  동글이 부모님이 상견례는  언제 하느냐고 아들에게 물었다.

큰아들도 결혼을 안했고, 결혼에 대한 준비가 많이 부족한 막내아들은 결혼에 대해 서두를 입장이 아니었다. 

 

막내는  입사 후 대전지사에 근무하다가  서울로 발령을 받았다.  형이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서  투룸을 얻어서  함께 살게 됐다.  금융권에 근무하는 큰아들이 생활비는 거의 다 지출했고 막내는 비연고지 수당으로 나오는 돈으로 월세의 일부를 냈을 뿐이다.

 

 막내가 입사 후 3년 동안 4,000만원의 돈을 모았으니 상당히 절약을 한셈이다.   학자금 대출은  보너스받을 때마다 한 학기 분씩 갚아서 거의 다 갚았다.  나머지 학자금 700만원은 내가  갚아 주기로 했다.  

 

나중에 들으니까  동글이가 우리 막내와 결혼하기로 결심을 하고 부터는 데이트비용을 더 많이 내었다고 한다.  동글이 부모님이  빚이 있는 사위감은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글이는 학자금 대출도 빚이지만  다른 빚과 다르고, 자기는 이해한다고  빨리 빚부터 갚자고 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여자 측에서 상견례를  하기를 원하니 막내는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집은 40대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두 아들은 학자금 대출과 장학금으로 학비를 냈다. 용돈은 방학 중에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학기 중에 사용했다. 두아들 모두  대학입학 때부터 부모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살았다.  다행히 두아들 모두 대학 졸업하기 전에 대기업에 합격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막내아들이  중 1때 집안이 갑자기 기울어서 고생을 많이 한 부모가  이제 겨우 밥은 먹을 정도로 살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했다.  결혼식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도 이해를 하고 있다.

 

막내아들은 대기업에 다니기 때문에 신용카드의 한도가 1500만원 정도 된다. 그러나 스스로 한도를 50만원으로  줄여서 사용하였다.  직장에 다니면서  밥도 제 때 못먹고 고생을 많이 한 편인데  동글이를 만나고  안정을 찾고 서울생활에 적응도 빨리 한 편이다.

 

막내는  상견례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내게 말한 적이 있다.

 

" 엄마! 내가 앞으로  동글이 같이 착하고 성실하고 알뜰한 여자를 못만날 것 같아. 결혼을 한다면  동글이 하고 하는게 옳아. 그런데  결혼자금 준비가  안돼 있는 상태에서 상견례를 할 수가 없잖아. 그래서 내가 동글이 부모님을 찾아가서  솔직하게 말씀드렸어"

 

"뭐라고 했는데?"

 

" 우리 집은 전에 사업에 실패해서  부모님에게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고, 그리고 나도 돈을 많이 모아놓지 못했다고 솔직히 말씀드렸지. 나는 상견례 장소에서  엄마 아빠가 우리는 아무 것도 못해준다고 말하게 할 수가 없어. 결혼을 안하며 안했지. 내가 엄마 아빠 쪽 팔리게 할 수는 없잖아."

 

"그랬더니 뭐라셔?"

 

" 아무래도 딸 가진  부모님의 심정이 좋겠어?  아무 말씀도 안하고 표정이 좋지가 않지. 동글이 부모님은  집은 남자가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

 

"동글이는 뭐래?"

 

" 동글이는 다 이해를 한데. 자기와  결혼해서 함께 힘을 합하면 잘살 수 있다고 하지"

 

" 엄마가 미안하네. 우리 막둥이 속상해서 어쩌니?"

 

" 엄마가 왜 미안해? 엄마 그 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아빠 한테는 말하지마. 속상할 것 같아. 난 지금 생활을 하시는 것도 고맙지. 엄마 아빠도 앞으로 노후자금도 마련해야 하고"

 

우리 집은  대형마트안에서 150평 정도 서점을 했는데 계약기간 5년이 되자 서점이 있는 3층 전체를  다 나가라고 했다. 장사가 안되서 이미 나간 옷가게도 많았다.  우리 서점은 마트의 매출은 적자였고  시내의 학교와 도서관에 납품을 해서 겨우 밥을 먹고 살 정도였다. 다행이 그동안 열심히 갚아서 빚은 없다.

 

마트 측에서는  같은 체인점인 다른 마트 안의 서점을 인수해서 하라고 했다.  남편은  납품을 위한  새로운  사무실 준비와  새 사업장  준비로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앞으로 서점이 새로 오픈을 하면  경제적인 여유가  좀 생길 것 같다. 서점은 새로운 투자자와  남편이  시동생과 함께 운영하게 될 것이다.

 

막내와  대전에 함께 온 동글이는  결혼자금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하며 자기 둘이서 다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 동글이는  내게  막내가 착하고 솔직해서 좋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양가는 상견례를 하게 됐다. 이때부터 나는 막내에 대한 미안함과 속상함 때문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

 

 

 

 

* 이글은 충청남도 인터넷신문  소통 부문에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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