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라잇 온 미 , 오래 참고 견딘 한 남자의 헌신적인 동성애.

모과 2012. 11. 3. 06:00

 

'라잇 온 미' 시사회는  대학로에 있는  '나꼼수 벙커'에서 있었다.

나꼼수 벙커는 사회문제를 다루는 곳인데  성적 소수자의 사랑도 사회 문제일 수가  있어서  시사회 장소로 정하게 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내가  '라잇 온 미' 시사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영화 블로거로서  다양하고 폭 넓은  영화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동성애 영화만 여러 편을  봤다.  그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 '후회하지 않아" 이다.

 

'라잇 온 미'는 2012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올해 최고의 퀴어(동성애) 영화에게 주는 '테디베어상'을 수상 했다.

 

 

나는  동성애에 대해서는 불편한  시각을 가지고 있던  보수 세대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거부감까지 있었다. 그런데 동성애 영화를 여러 편을 보게 되면서  성 정체성을  그들이 선택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그들을 그대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정리  된 상태에서 시사회에 참석했다.

 

1.정체성 혼란이 없이  자연스럽게 만난 두 남자.

 

'라잇 온 미'는  아이라 젝스 감독의 자전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다른  동성애 영화에 비해서 사실적이고 섬세한 감정묘사가  인상적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뉴욕에 온 영화감독 에릭(투레 린드하르트역) 은 우연히 출판사 변호사로 일하는  폴(재커리부스역)을 만난다. 둘은  사랑에 빠져서 동거하게 된다.

 

 

 

남자들끼리의 사랑이라서 그런지 처음 만남부터 화끈하게 육체적인 사랑을 하는 모습이 내겐  낯설고   좀 불편했다.  남자들끼리의  적나라한 섹스 신에서 미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의 위치가 어떤지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한국 영화에는 꼭 나오는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없는게 특이했다.

 

 첫 만남은  그러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10년간 지속된다. 생활이 불규칙하고 자유로운 영화 감독과   회사에 규칙적으로 출근하는 변호사의 생활의 리듬 때문에 사소한 갈등을 하지만 둘의 사랑은 애틋하고  다정다감했다.

 

2. 한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

 

에릭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폴을 소개하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사랑을 받아들였다.

 미국사회 전체가 그런지 뉴욕이라는 예술의 도시가 그런지 잘 모르겠으나  동성애자들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는 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약간의 불편함은 마음 한 켠에 있으나 나 역시 그들의 사랑에 공감을 하고 있었다.  에릭의 폴에 대한 사랑이 헌신적인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여자친구도 있었던 폴은 아직 커밍아웃을 안한 상태였다. 마약 중독자이기도 하다.

그런  폴을   마약 중독에서 완치 시키려는 에릭의 노력이 대단해 보였다.  무려 10년이란 긴 세월을

그들은 사랑하고  다투기도 하며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가 돼 갔다.

 

에릭의 폴에 대한  헌신과 사랑은 이성간의 사랑에서도 흔하지 않은 형태를 보여 준다.  나는 여리고 마음이 약한 폴을 넓은 가슴으로 품어주는 에릭의 모습에 동성애보다 인간애를 느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내게 최고의 남자야.

 

 마약을 못 끓던 폴이 드디어 완치 되는 날이 왔다. 자기도 그런 날이  올지 몰랐다고 했다.

 

 사랑은 예고없이 시작이 되나 이별은 느낌으로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   폴은 에릭이 자기 곁을 떠날 것을 예감하고  자기 옆에 있어 달라고 한다. 그러나 에릭은 폴의 곁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이별하는 날도 다른 일상의 하루같이 자연스럽고 쿨하게 했다.

 

" 솔직히 충분히 사랑하지 못했던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내게 최고의 남자야"

 

 

에릭과 폴의 10년간 의 사랑이 결말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만남이 쿨 했듯이 이별 또한 그랬다.  사랑하고 헤어지는데 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성 간에도 서로 없으면 못살 정도로 좋아하다가도 헤어지지 않는가?

그들도 그렇게 보편적인 연애를 한 것 뿐이다.

 

4.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일 뿐이다.

 

나는 영화를 보고  이성에게는  성적 매력을 못느끼게 태어난 그들의 사랑도 그대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라 젝스 감독

 

나는 영화 '주홍글씨'를 볼 때는 거부감이 더 많았다. '후회하지 않아'는 김남길의 연기가  궁금해서 봤다.

그 영화를 보고  그사랑이 얼마나 절실하면 저럴까?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후  김효진의 '창피해'를  찾아봤다. 그들이 '이타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을 알게 됐다.

종족 보존을 위한 사랑이 아니고  댓가를 바라지 않고 그만을 사랑한다는 이타적인 유전자의 뜻도 알았다.

 

영화가 나의 의식을 변화 시킨 것이다.

'라잇 온 미'는   그사랑이 얼마나 절절하고 헌신적인지 알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부탁의 말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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