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후회하지 않아, 남자들의 순애보를 그린 동성애 영화.

모과 2012. 10. 7. 20:09

 

나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매우 심한 보수적인 사람이다.  그동안  동성애는 성적취향이 다른 소수자의 일이라고 무관심 했다.  그러나  인터넷 세상을  알아 가면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동성애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동성애  영화도 가끔 접하게 된다. '왕의 남자', '쌍화점'. '두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서양골 동양과자점 앤티크' 을 보고서  동성애는 선택이 아니고 타고 나는 기질임을 알게 됐다.

 

영화 '후회하지 않아'는  저예산 영화인데 김남길의 데뷰 초 때의 순수함과 풋풋함을 볼 수있다.

 

1. 동성애자들의 운명적인 만남

 

 성년이 되서 고아원에서  나온 수민(22세/이영훈 역)은  낮에는  공장에 다니고 밤에는 대리 운전사 일을 하며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다.  대학에 진학을 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고아원에서 나올 때 상당히 적은 돈을 지원 (200만원정도)받는다고  들었다. 같은 고아원 출신들 끼리 방을 같이 얻어서 함께 살기 시작하는게 보통이라고 한다. 여성들의 경우는 살다가 힘이 들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술집으로 흘러 들어가기가 쉽다고 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수민도 처음에는 선배 집에 같이 살다가 옥탑방을 얻게 된다. 

 

이영훈은 '달려라 자전거'에서  한효주의 첫사랑 오빠 역을 했다. 나는  지방대학의 선배 오빠 역에 이영훈이  참 잘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한가지 단점은 발음이 짧은 편이라서  영화에 몰입하는데 가끔 방해가  되었다.

 

2.  대리운전을 하다 우연히  만난  젊은 손님.

 

수민은  대리 운전 고객으로   대기업 실장인 재민(27세/ 김남길역)을 만나게 된다.  재민은 동성애자로 수민을 본 순간  반한 것 같았다. 

 

나는 이 장면이 이해가 안되서 우연히 발견한 게이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글을  20개 정도 읽었다.  그는 동성애자들은 눈만 봐도 서로 통한다고 했다.

 

 

공장에서 계약직 사원인 수민은 재민이 자기회사의 실장인 것을 알게 되고 많이 놀란다.  회사에서 정리해고 대상인 수민을 재민은  그대로 근무하게 해 준다.  이사실을 안 수민은 공장을 그만 둔다.

 

3. 수민이 어쩔 수없이 선택한 직업은 게이바 종업원.

 

내가   이런 종류의 영화를 찾아서 보는 이유는  내가 전혀 모르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그들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싶어서이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수민이 동성애자임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가 자연스럽게 찾아간  곳은 게이바인 것은 자기가 게이이고 돈을 많이 벌고 싶기 때문이다.

 

 

수민은  고객방에 단체로 불려 들어간 곳에서  재민을 만나게 된다.

나는 이 장면에서 잠시 생각했다.  남자들이 10명 정도 죽 서서 자기 소개를  하면 그중에서 손님이 파트너를 선택을 하는 모습이 참 기가 막혔다. 남자가 남자를 선택해서 이차까지 간다.

 

 

재민은 수도 없이 수민을 찾아오지만 수민은 거절한다.   재민의 모습은 이성애자들이  사랑하는 상대방을 애타게 찾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4. 동성애자들의 사랑도 이성애자들 사랑만큼 절절하다.

 

 

재민의 끝없는 구애에  수민도 재민에 대해서 마음의 문을 연다.

 

 

 나는 남자들끼리의 키스, 섹스가 참 낯설고  보기 거북했다.  저러다가 나쁜 병이 걸리면 어쩌나 ?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머리는 동성애가  이해가 되기는 했으나 마음으로는 거부감이 든 것도 사실이다.

 

 

재민과 수민은 연인이 되서 행복한  데이트를 한다.

 

사실 동성애자들이 같이 다니면 이성애자들의 눈에도 그들이 연인인 것이 보인다. 서로 바라보는 눈이 아련하고 애틋하기 때문이다.

 

5.  재민의 집안의 반대가  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민에게는  약혼자 현우(김정화역) 가 있다. 재민의 아버지는 기업의 부사장이고 어머니는 대학교수이다.

어머니는 재민이 게이인 것을 알고 있다. 그냥 현우와 결혼만 하라고 강요한다.

 

 

현우는  재민의 무덤덤함에도 결혼을 추진하여고 한다. 재민도 부모의 간청에 어쩔 수 없이 끌려 간다.

그러나 마음이 허락을 안하는 결혼에 대한 가책으로  현우에게 자기가 동성애자임을 고백하게 된다.

 

 나는 재민이 가진 것을 모두 포기 할 만큼 수민을 사랑하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인생에서 사랑이 물론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 할 만큼  그 사랑이 대단한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남자로 태어났으면 여자를 좋아하는게 정상인데 왜  남자를 좋아하게 됐을까?

그게 많이 궁금했다.  영화가 그부분을  좀 표현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아쉬었다.

 

 

나는 '후회하지  않아'를 보고   동성애의 간절함을 알게 됐다. 자기 마음을 자기도 어쩔 수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렇다면 그들만의 세상을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성애자들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는데  무조건 혐오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본 '후회하지 않아'는 내 생각의 폭을 좀더 넓게 확장해준 것 같다.

 

**김남일군의 소집해제를 축하합니다.  다음 작품에서 만나요. 부산 국제 영화제에 제작자로  참여한 모습을 보니 변함없이 멋지더군요. 제 막내아들과 동갑이라서 특별히 눈여겨 보고 있답니다.

제가 본 영화  '모던보이'보다는 '미인도'가 '미인도'보다는  드라마 '나쁜남자'가 더 멋졌어요.

 그대는 더욱 더 진화하는 배우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