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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인 부부가 힐링을 위해서 떠난 공주 마곡사

모과 2012. 7. 12. 06:30

 

올해 우리 부부는  환갑이다.  남편 생일은 구정 전 날이었고  나는 음력 2월이었다.

 

1978년 2월 결혼을 할 때 신혼 여행지를  제주도에서 부산으로 바꾼 후 , 나는 2 년 후 부산 해운대로 이사를 가서 27년을 살다 왔다.  결혼후 남편과 여행을 간 곳이라고는  별로 없다. 그저 오로지 덕산 시골집에만 열심히 다녔다.

 

나 혼자서  가까운 공주 정도는 다녀올 수도 있다. 

그런데 부부가 무엇인가? 우리는  함께 한  여행을 추억할 게  너무 없는 부부이다. 

 지난 일요일은 남편이 쉬는 날이었다. 나는 공주 마곡사에 가자고 했다.  내가 느끼기에  남편은 시골집에 더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으나  내 의견대로 함께 가주었다.

 

 

남편의 차로 한시간 거리의 마곡사를 길을 잘못 들어서서 웅진코웨이 회사가 있는 곳까지 먼 거리를 돌아 다니다  마곡사에 도착을 했다. 남편의 스마트폰의 네비양이 주책을 부려서였다.

"2시 방향으로 가세요"

"10시 방향으로 가세요"

그전의 네비양은  'OOO 미터 가다가 우회전입니다" 라고 했는데 ...... 덕분에 계곡을 따라서 드라이브를 잘했다.

 

 

마곡사는 882년된 사찰이다 이조시대 명종이 건설한  사찰로서 신라 보철화상이 법문을 열 때 모인 대중이 마치 삼밭의  삼대 같이 빽빽하게 많다고 해서 마곡사(麻谷寺)라고 지었다.

 

 

마곡사 가는 길은 오래된 나무들로 인해서 삼림욕을 하는 느낌이 좋았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시원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마곡사까지 오고 가는길이 좋고 왕복 한 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였다.

 

 

오른 쪽에는 계곡이 있어서  물이 흐르고  온 천하가 초록색의 향연으로 마음은 기쁨이 차올라왔다.

 

 

마곳사로 들어 가는 입구에는 김구선생님이 머물면서 걷던 산책로가 있다.

 

 

사랑으로서 분노를 이기고  선으로 악을 이겨라.

베품으로서 인색함을 이기고 진실로서 거짓을 이겨라.

 

돌 비석에 써 있는 글 귀이다.

 

 

나는 언제 절에서 하는 탬플스테이에 참가 하고 싶다.

 

 

해탈문을 지나면 해탈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처녀 때는 이곳을 지나면 근거 없는 두려움이 생겼었다. 이제는 그냥 덤덤하게 지나게 된다.

 

 

눈을 부릅 뜬 분의 눈을 빤히 쳐다보기도 하며 지나갔다.

 

 

남편은 내 가방을 메고 저 멀리 가고 있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온 나에게 곰같다고 한소리  했다.

나는 속으로  "내가 곰 같으니까 당신하고 살지 여우 같으면  35년을 살았겠니?" 하고 혼자 웃었다.

 

에고 ,남편을 잘 만나서 미련 곰퉁이가 된 것도 숙명이다. (팔자라는 말은 왠지 좀 허접하게 느껴져서 .....^^)

 

 

지장전이 뭔가 하고 계단을  올라 가보니 스님이 집에서 나와서 그냥 돌아서 나왔다.

 

 

이상하게 절에가서 스님을 만나면 신기한 생각이 들정도이다. 다들 어디에 계신지 보이지가 않는다.

아마 출입금지라고 써놓은 데 모두 계신가 보다.

 

 

 

돌다리 밑을 들여다 보니 작은 고기 떼가 많이 있었다. 저 작은 잉어가 커서 뚱뚱해지는지? 본래 작은 종인지 남편에게 물었더니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모르면서도 내 앞에서는 절대로 모른다고 안하는 버릇이 있다.

 

 

 

보물 799호인 마곡사 5층 석탑, 대왕보전 앞에 위치하며 다보탑 혹은 금탑이라고도 한다.

 

 

정면에서 멋지게 한장 더 찍었다.

 

 

스님들이 기거 하시는 건물이다.  출입금지 표시가 없어서 대문안으로 들어 가봤다.

 

 

조금 들어가니 역시 출입금지였다.

 

 

보물 800호인 영산전은  복원을 준비 중이었다. 현판은 세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남편에게 무엇을 생각하고 걸었냐고 물었다.

 

"무념 무상 . 절에 왔으니까 생각을 비우고  가야지"

 

그러고 보니 나도 마곡사에 와서는 아무 생각이 없이 돌아 다닌 것 같다. 무념무상이 바로 힐링이었다.

마음 속에 초록빛  맑은 기운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종교가 다르니까(천주교) 부처님에게 묵념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수 많은 연등에 소원을 적어 논 쪽지들을 보며  많은 이들의 간절한 사연을 생각했다.

 

 

 

나도 작은 돌을 하나 올려 놓고 잠시 기도를 했다.

 

 

나무 밑에서 산림욕을 하며 힐링하는 남편의 모습.

 

 

며칠 전에 온 비로 계곡의 물은  어린이들이 놀기에 적당했다.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한쪽은 죽어 가고 한 쪽은 새 생명이 생기는 신기한 모양의 소나무.

 

 

남편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니 나를 찍어 주겠다고 했다.

 

"혼자 찍으면 돼지같이 나와서 당신 뒤에 숨어서 찍을거야"

"나는 돼지하고 사진을 찍기 싫어"

 

 남편의 말에 사진을 찍어 주던 중년 남성이 재미있어 하며 웃었다.

 

내가 올해 안에 반드시 다이어트를 하리라.  남편과 아들 놈들에게 뚱뚱하다고 괄세를 그만 받으리라.

 남편이 오늘 사진을 보더니 ......^^

 

"당신 얼굴이 너무 팽팽하다. 40대로 보인다"

 

머리는 염색을 했고 얼굴은 선크림만 발랐다. 눈은 쳐졌고 볼은 복어 같구만 . 나이보다 젊게 보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그래도 환갑일 뿐이다.

 

 

남편은 김구 선생님이 머물던 방 앞에 오래 머물렀다. 모든 글을 자세히 읽었다.

 

 

저런 남편의 모습을 나는 좋아하고 존경한다.

 

 

 

김구선생님의 친필을 넣은 액자.  해석은 아래에 있다.

 

 

 

 

집으로 가는 길에는  왼쪽에 계곡을 두고 걸었다.

 

 

나는 다음에는 혼자서 다시 오고 싶었다. 남편이 바쁘니까 , 집에서 가까우니까.

 

 

나는 사실 남편과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공주의 마곡사에 갔다. 더 나이가 들면 건강 때문에 시간이 있어도  갈 수가 없다.  부부가 함께 한 추억을  대전 근방의 사찰을 여행을 다니면서 만들고 싶다.

 

다음에는 동학사, 갑사, 부여, 서천 , 대전 팔경을  남편과 같이 다니고 싶다. 그러고 싶다.

우리는 사이가 좋고 대화가 많은 부부니까 어디를 가도 지루하지가 않다.

 

 

 

 

*  이글은  충청남도 인터넷 신문 충남넷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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