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맛집

[인사동맛집] 내 인생 최고 행복한 밥상을 차려준 시화담.

모과 2012. 3. 21. 07:00

 

 요즘 세상에 환갑이라고 잔치를 하는 사람은 거의 못봤다.  가족끼리 식사를 하거나 기념 여행을 가는 것 같다.

 

동기동창 세 명이  같은 달에 환갑을 맞았다.  우리 끼리 서로 축하하는 의미에서  좀 분위기 있는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몇 달 전에 환갑을  보낸 친구 한 명과 네 명이 인사동의 시화담(詩話談)으로 갔다.

 

 

 시화담은 시와 그림과  대화가 있는 곳, 식사와 함께 국악 공연을  볼 수 있는 격이 높은 음식점이다.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갔다. '행복한 이야기(1인분 77,000원) ' 4 인분을  시켰으나 어떤 음식이 나올지 모르고 갔다.   우리는 식사 값은 1/n 로 했다.

 

나는 이날 내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밥상을 받았다.

 

 

 음식점 입구에는 박물관같은 분위기로 작가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이날 함께 간 친구 세 명이다.  나는 사진을 찍느라고 ...... 빈 자리가 내 자리이다.

 

* 시화담 한정식 '행복한 이야기(1인분: 77,000원)' 요리가 나오는 순서입니다

 

1. 홍삼삼계스프 [* 소제목은 모두 음식 이름입니다]

 

 

 삼계탕을 스프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수저에 얹어 준 것은 닭고기  냉채이다.

 

2. 건강주전부리

 

 

 조리장이 그림과 글씨는 직접 쓴 것이다. 연근, 귤, 파인애플, 우엉, 견과류, 키위등을 튀겨낸 것이다.

 

3. 수삼대추 킨롤을 곁들인 샐러드 

 

 

야채와 꽃잎에 소스를 얹어서 먹는 사라다.

  

 

상냥한 꽃미남 남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는데 나는 음식의 모양이 예뻐서 그만 이름만 기억한다.(그것도 나중에 팜프렛을 보고 ^^)

 

4. 모던  해물부추전

 

 

부추를  갈아서  해물을 넣고 만든 부추전에  꽃잎과 채소를 얹은 것  , 치즈도 뿌려 있어서 식감이 좋아 보였다. 

 

5.마음을 비워 연향으로 채우는 시간

 

 

연밥 위에 연근과 여러가지  귀한 채소를  얹은  요리, 연잎차도 제공된다.

시화담의 모든 그릇은 도기 전문가가 만든 작품이다.  

 

 

6. 어머니의 동치미 항아리

 

 

동치미가 적당하게 잘 익어서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7.코리안 런치박스

 

 

증편 속에 고기를 넣었고 나무가지는 오이지를 찍어 먹으라고 꽂아 둔 것이다.

 

 

** 국악 연주 : 가야금과  해금

 

 

우리는 조용히 대화를 하며 나오는 음식마다 감탄을 하며 먹었다. 그때 방문 밖에서  해금소리와 가야금소리가   잔잔하게 들렸다.  크지도 작지도 앉은 국악의 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더 차분하고 평화롭게 해주었다.

 

8. 김치가 파스타를 만났을 때

 

 

오징어 먹물로 만든 국수에 김치 고명을 얹은 스파케티는  참 별미였다.

 

 

9. 염전에 흩날리는 바람, 꽃소금을 그릇에 담다.

 

 

오이,호박, 당근, 배,새우 위에 겨자 소스를 얹었고 , 하얀 소금은 신안 앞 바다의 토판염이다. 모든 음식이 다 예술 작품같이 아름답고 맛도 좋아서  먹는 자세도 품위있게 하고 싶었다.

 

 

10. 장금이의 홍시소스죽순채 2012

 

 

숙주와 소고기와 몇가지 재료로 케익 모양으로 만들고 홍시 소스를 얹었다.

 

 

11. 솔잎가리병

 

 

떡 갈비에 잣가루를 뿌렸다. 호호 나는 처음에 돌이 송편으로 보였다. 실제 송편인 줄 알고 먹는 분들도 있었다고 한다.

 

 

송이버섯에 회사 인장이 찍혀있다.

 

12. 옛날 들밥

 

 

옛날 농경시대에 들에 가지고 나가는 밥을 인용해서 만든 밥상이다. 오이,김,유채나물,김치,우엉졸임,느타리버섯,견과류졸임, 오징어젓,멸치볶음......

 

 

기장밥과 사골우거지 된장국

 

13. 탈춤을 추자. [후식]

 

 

다식은 하회탈 모양이고 차는 파뿌리 효소에 생강과 대추를 넣고 달인 것이라고  했다.

 

일반 한정식 집은 한꺼번에 모든 요리가 나와서 먹는데 집중하느라고 대화하기가 좀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런데 시화담 한정식은  코스로 요리가 나와서 천천히 대화를 하면서 음식과 음악을 감상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잔잔한 대화를 나누며 오래동안 식사를 했다.

 

 

나는 60년을 살아온  나의 고달픈 몸과 영혼을 스스로 위로하고 칭찬해주고 싶었다. 나의 인생은 부족한 점은 많다. 그러나  열심히 살았으니  반성 할 것은 있지만 후회는 안 한다. 

 

 우리 가족과는  5월에 1박 2일 예정으로 강원도 여행을 할 계획이다.  친구들과 함께  시와 그림과 음악이 있는 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살면서 가끔 이 시간이 아련한 추억의 한 장면으로  떠오를 것이다.

 

 

시. 화 .담

시화담에서는 당신의 생이 작품이 됩니다.

오래도록 기억될 이야기의 샘이 솟아납니다.

시화담의 식탁에는 시가 흐르고 , 그림이 피어납니다.

 

안국동 맛집: 시화담(詩話談)

위치: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13(2,3층)

전화: 02)738-8855~6

 

메뉴:

*시한 구절  28,000원(점심 특선)

*모던 한정식 도시락 35,000원(1인주문가능)

*그림 한 점 38,000원

*건강한 이야기 55,000원

*행복한 이야기 7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