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일상

생애 처음 초대 받은 드라마 방영기념 홈파티

모과 2012. 1. 4. 06:30

 

 

 나는 가을 학기부터  방송아카데미에  다시  다닌다 . 드라마 기초반 6기는 대부분  대학에서 국문학이나 문예창작과를 전공한  젊은 아가씨들이었다. 만학도 중에는 이미  중편소설을 출간한 사람도 있었다.

 

나이가 제일 많은 나만 이과 출신이고 실력도 제일 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한가지 유리한 점은 60년의 인생을 살아온 경험과 수 많은 책과 영화를 본 것 이라고 생각한다.

 

10명이 함께 공부를 하는데 이번에는 모두 여자들이다.

지난 해 12월 29일에는 방송아카데미 멘토인 조현경작가의 단막극'내마음의 수선공'이 방송되는 날이었다. 우리는 극본을  미리 읽었다.  멘토의  집에서 송년회 겸 방송을 함께 보는 홈파티를 했다.

 

우리는 각자 음식 한 가지와 자기가 먹을 술을 한 병 씩들고 반포 서래 마을에 있는 멘토의 집으로 갔다. 그곳은 프랑스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아파트이름도 한 번 들어서는 외울 수 없는 '월드 메르디앙 라스칼라 ' 아파트였다.

 

나는 새로운 경험에 호기심이 많았고 마음도 살짝 설레기도 했다.  집에서 오후 3시에 출발, 대전역에서 4시 10분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역에 6시 13분에 도착했다.  대부분 기차가 매진이 돼서  그열차를 선택 할 수 밖에 없었다.  지하철 서울역 지하에 있는 파리 바케트에서 케익을 사니 샴페인을 한 병 서비스로 주었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샴페인'을 집필한 작가인 멘토가 직접  홈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탁자는  전라도 장인에게 3개월 전에 주문해야 하는 작품이었다. 평소에는 이곳에서 드라마를 쓴다고 말해주었다.

 

 

미소가 아름다운 아름양은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 작사가 반을 6개월 이수 한 후  드라마반에 합류한 학생이다.

 

각자  준비해 온 음식들이다 소고기 불고기를  재온 경화씨, 족발, 통닭구이, 캐밥, 마른 김에 누룽지, 그 위에  명란구이를  올려 논  멘토의 즉석 작품은 보기 보다  상당히 맛이 있었다. 왕 만두도 있다.

 

 

소고기 불고기를 볶고 있는 학생들, 뭔가 도우려고 노력들을 하고 있었으나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덩치가 큰 나까지 들어 설 만큼 일도 없었고 나는 어디서든지 일은 시키지 않아서 그냥 있었다.

 

술은  처음에는 주로  적,백 포도주를  마셨다.   나중에는 캔 맥주가 무한정으로 나왔다.

 

 

 멘토가 드라마를  함께 시청하려고  거실에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경인 방송의 '내 마음의 수선공' 을 함께 시청하고 모니터를 하기로 했다. 탁자 위의 꽃병에는  분홍,노란 장미와 안개꽃이 참 잘어울렸다.

 

 

왼쪽 벽에 붙은 작은  노란 스티카는 드라마 집필 계획표이다. 올해  멘토의 작품으로 영화 한 편 개봉, 드라마 두 편이 방영될 계획이다. 무척 신기하고 기대도 된다.

 

 

모두 와인 잔을 들고  건배를  했다. 올 해 환갑인 나는 블로그에 올인해서 얻은 자신감으로 오프라인의  방송아카데미에 입학을 하게 됐다.  방송아카데미에 입학을 안했으면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과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 인생은 자기가 노력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흥미롭고 즐겁게 살 수가 있다.

 

 

저 가운데   요거트 케익이 내가 사간 것이다. 나는 이 날  참  소박하나  품격이 있는 모임을 경험했다.

 

크고 파란  일회용 접시에 각자 원하는 음식을 덜어서 거실 탁자에 가서 담소를 하며 먹었다.

 

 

중간에  방송아카데미 1기였던  패션모델 두 명이 왔. 키가 186cm인 남자모델은  팔 다리가 길고 얼굴은 작았다. 대화를 해보니 큰아들 또래였다.   그남자 모델들이 들어오자 여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왜?  너무 멋이 있었으니까^^ 모델도 하고  영화에도 출연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내 눈에는 그냥 아들 친구같이 느껴졌다.   나는 자신의 우월한 외모의 가치로 밥을 벌어먹는 사람들의 세계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특히 '내마음의 수선공'에 대한  촬영 뒷이야기를 하며 음식을 먹었다.    연예인들이 많이 산다는  동네는  평화롭고  조용했다.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시청 후  우리는 모니터를 했다. 모두들 극본을 칭찬했다.

 

나는 멘토 집으로 가기 전에 드라마 리뷰를 쓰고 갔다.  물론 극본만 보고 쓴 리뷰였다.

 

방송을 보고 나니 감독이 작품 해석을 좀 다른 방향으로 한 것 같았다.  나는 중풍환자인  구두 수선공의 아버지가 너무 지적으로 나왔고 엄마는 너무 무식하게 나와서 불만이다.

 

여주인공은 연기가 서툴렀고 화면은  극의 내용과 일치감이 없었다. 나는 전에 극본을 먼저  보고 주현과 김자옥 배종옥이  출연한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은 극본을 뛰어 넘는 감동적인 연기를 했었다. 

 

 이번 드라마 품평회는 드라마에서 배우가 얼마나 중요한가 깨닫게 된 게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멘토인 조현경작가가 드라마를 보고 울었다고 할 만큼  드라마는 어설프게 나왔다.  조현경작가는 드라마 '마이걸''마녀유희'의 제작자이고 '궁1'을 기획한 유능한 사람이다.

 

2012년  나의 멘토의 영화 '홀리와 완이' 가 개봉 예정이고 , 방영될 드라마 두 편이  모두 흥행 대박을 하기를 기원한다.  내가 케익을 살 때 초를 25개 달라고 한 이유는   앞으로 시청률이 25%이상  나오기를 바라서였다. 그러나 초는 켜지 않았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에 미리 샴페인을 터트리지 않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