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며느리들의 가정교육이 그대로 들어나는 설날

모과 2011. 2. 6. 13:40

설날 아침, 큰 아주버님의 집에 모인 인원은 37명이었다. 아버님이 형제신데  양쪽 집안의 아들 7형제 가족이 모인 숫자였다. 차례 음식은  언제나 처럼 큰형님이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서  우리는 하루 전 날 큰형님 집에 가서 두 세 시간 전만 부치면 된다.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설날 전날 저녁을 모여서 먹고 ,  대부분  설날 아침 7시 30분까지 다시 큰형님 집에서 모인다. 며느리는  어머니 대에 2명, 우리 대에서  7명 손자 며느리가  4명이다.

 

작은 아버님은 병환이 깊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세배도 오지 말라고 하셨다.   남편과 보름 전에 미리 다녀온게 다행이었다.

 

 

1.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큰 며느리와 종손자 며느리

 

큰동서 형님은  부모님과 걸어서 7분 거리에 산다. 중간 지점에  둘째 동서집이 있다.

 

89세 시아버님은 지금까지 경제적 능력이  있으셔서 모든 제사에 10만원을  내 놓으신다.  나는 형편껏  제사 때 마다 5만원을 드리고 있다. 다른 형제들도 나보다 많이 드리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촌인  작은 집 동서는  명절에는 10만원을  ,제사 때는  역시 5만원을  큰서방님만 와서 주고 간다고 했다. 큰동서 형님의   알려 주셔서  자세하게 쓰고 있다.

 

 다른 시집에 비해서 경제적인 부담은 비교적 적은 큰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큰동서는 다른  시집과 다른  10살 위의 새어머니는 평생 몸이  편찮으셔서  근 10여 년을 매주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녔다.  큰동서 형님도 67세 허약한 노인이다. 큰 수술도 3번 이상 받았다. 지금도  어머니를 한 달에 두 번씩 병원 정기검사에 모시고 다닌다.

 

결혼 40년차인  큰동서 형님은  묵묵히 혼자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분이다. 나는 큰동서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손종한다. 이유는 단 하나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하면 나는 큰동서 만큼 못하기 때문이다.

 

39세인 종손며느리는 시어머니인 큰형님을 보고 배워서 조용히 자기 몫을 찾아서 잘 하고 있다. 말도 조용조용  참하다.

 

* 종손 딸 셋이서 절을 할 타이밍을 놓혀서   어색하게 서 있다. 큰형님은 부엌에서 일하다 말고  손녀들을  절 하라고 챙기고  들어 오셨다.^^

 

2.  설날에 시집에 와서 자기 친정  엄마 건강 걱정만 하는 며느리

 

며느리 7명중에서 5명이 결혼 전에  친정 어머니가 돌아 가셨다. 큰동서, 셋째인 나, 작은집의 동서 셋은 모두 그렇다. 시집에 일이 있을 때만 오는 동서 한 분이 늘  대화를 주도하고 싶어 한다.  

 

얼마 전까지는 집에서 키우는  늙은 애완견 걱정만 하루종일 하고 갔다.  평소에 자주 못 보니 공유할 대화가 전혀 없다.  우리 아이들과 사촌인 조카들도 제사를 모시고 나면 밥만 먹고 모두 빨리 집으로 간다 . 

 

나는 병색이 깊은 시어머니의 안부는 전혀 묻지 않고  가까운 시집에는 거의 가지도 않는 그 동서를 도저히 이해할 길이 없다. 

 

"치매보다는 암이 그래도 나은 것 같아. 치매는 끝이 없잖아.  암은 끝이나 나지. 우리 엄마는 암인데 고통은  없어.  자식들에게 화가 나면  무조건 종합병원에 입원을 해버려. 화가 풀어 질때 까지 내가 다 들어드려야 해."

 

아무도 그 동서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는 것을 모르고 올 때 마다 계속 그런다. 나는 정말 그분이 이해가 안된다. 나도 그말에 도저히 대답을 할 말이 없다.

 

전을 함께 부치는 동서들 중에 친정 엄마가 계시는 분은 그분 한 분이다.이번에는  반려동물 이야기를  안해서 궁금했는데 죽었다고 전해 들었다.

 

시어머니보다 애완견을 더 끔찍하게 여기는 태도가  상당히 불쾌했다.   그 동서는  가족이상으로 애완견을 사랑하는 분이다.나는 그분이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 오지 않고  형식적인  예의만 갖출 뿐이다. 

* 3살짜리  중건이는 절를 하느라고  엎드려 있다. 큰집 둘째 조카의 아들이다.

* 우리 세대가 세배를 하고 아버님에게 세배돈 10,000원씩을  받았다.

 **세배 하려고 서 있는 조카와 며느리들  손자, 손녀들

 

** 우리 세대가 세배를 받으려고 단체로 앉아 있다.   대부분 어린이들에게는 5.000원, 고등학생 이상은 10,000원을 주었다. 나는 어려운 시절 조카들에게 줄 세배돈이 없어서 시집에 못 온 때도 있다.

* 아버님이  10,000원짜리  신권으로  자식.며느리,손자,손녀,증손자,증손녀들에게 주고 계신다.

 

89세의 아버님같이 우리 부부도 그 나이에 자식들에게 베풀고 살지 의문이다. 나는 큰아들에게 00만원을 받았으나  부모님에게는   약소한 선물을 보냈을 뿐이다.  부모님과 자식들에게  모두 할  도리를 다 못하고 살고 있다.

 

앞으로 한 달에 두 번  부모님과 대전 맛집  탐방을 가기로 약속했다. 내가 글을 써서 번 돈으로  대접을 하고 싶을 뿐이다.

**아버님에게 세배 돈을 받고 있는 남편의 공손한 모습,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 할 것이다. 환갑에 부모님에게 세배 돈을 받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세배 돈을 받은 큰동서는 가장  고생한 분이다.  한 사람의 노고가 37명을 즐겁고 화목하게 하고 있다. 큰형님이 대표로 받아서  우리 세대 며느리들에게 10,000원씩  나누어 주었다.

우리는 서점을 하니까 도서 상품권으로  큰아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했다. 중학생까지는 5,000원권, 고등학생에게는 10,000원 권을 주었다.

 

 

3.  상황판단을 잘 하는 며느리가  지혜로운 며느리다.

 

우리 시집은  일이 있으면 4대가 모두 모인다.  동서들 중에  며느리를 본 사람이  3명이다. 나도 머지않아서 며느리 둘을 볼 것이다.  그분들의 며느리를 대하는 모습과  앞으로 내 며느리들을 대하는데는 상관관계가 있어서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다.

 

 동서들은 모두 자기 며느리는 일을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종손 맏며느리(39세)는 자발적으로  어느 곳에서든지 무슨 일든지  하고 있다.  참 대견하고 조용한 아이이다.

 

나머지는 자기 아이들을 돌보느라고  부엌 근처에는 오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동서들은 모두들 평상시에도  자식들에게 지극정성으로 하고들 있다.  다 좋은 모습이다.  각 집안의 사생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같이 모이는 날은 명절 뿐이다.

 

60이 넘은 시어머니와 작은 어머니들이  부엌에서 서빙을 하고 있으면 빨리 먹고  새 상을 차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조카들이 먹던 상에서 나머지 반찬으로 먹는 것을 거부한다.

 

새 상을 차리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 각 방에서 먹고 있던  조카 며느리들에게 내가 말했다.

 

"먹고 우리들 먹게 새 상으로 차려줘!" 

 

 사실 도리로나 배려로나 그렇게 해야 한다.  그아이들은  부엌에 가서 설걷이를 하느라고 새 상을 차려주지 않았다. 우리 세대 며느리들은   고생한 큰 동서와 함께 먹어야 도리인데 어느새  구석에 껴서 떡국 한 그릇을 먹은 동서도 있다.

 

요즘엔  못먹는 시절도 아닌데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자기가 설자리 앉을 자리를  상황파악을 잘해서  지혜롭게 처신하는 며느리가 되도록 시어머니들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둘이서 잘 사는 것이 효도지. 요즘 애들이 다 그렇지. 며느리가 아니고 상전이야 "

 

내가 지켜 본 봐로는 시어머니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  조카며느리들은 모두 친정 근처에 살고 있다. 수시로 친정에 다니고 있는데 일 년에 두 번 명절에 잠시 수고도 못하게 하는 동서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4.  놀이 문화와 대화가 단절된  충청도 보수적인 시집의 문제점 

 

우리 시집은  시골집에서 모이기는 자주 모이는데 일을 계속 하거나 늘  같은 반찬으로 밥을 먹고 잠만 자고 온다. 시골집 주변의 유명한 어른들의 생가와 관광지가 가까워도 단체로 놀러 간 게 두 번 뿐이다.

 

명절 날도  밥만 먹고 바로 자기 집으로 돌아 간다. 나는 시누이가 온다고 해서 큰동서 형님 집에서 기다렸다.부모님은 차로 3분 거리의 본가에 가셨다 다시 오셨다.

 

기다리는 동안에  내가 거기에 있는게 혹시 실례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했다. 생각을 해보니  무슨 날이 아닌 때 큰동서 형님 집에 온 적이 거의 없어서 그랬다.

 

친척들끼리 모이면 함께 어울려서 극장도 가고, 노래방도 가고 윷도 놀고, 무슨 놀이든지 했으면 좋겠다. 자주 만나야 정도 들고  서로의 형편도 알게 되고 서로 마음도 써주게 된다.

 

우리 아들대에서는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그것은 단지 나의 소망일 뿐일 것이다.

* 조카 들이 세배를 하는 모습

자기 자매들 끼리 모여서 '아이패드 "를  가지고 놀고 있는  큰집의 손녀 딸들의 모습 , 남편이 스티커 책을 주어서 한참 조용히 놀았다. 

작은 집 손자 손녀들이 모여서 자기들끼리 소근 소근  대화를 하는모습, 고3, 고2, 고3, 들이다. 부산과 안산에서 왔다.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고 작은 집으로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 간다.

 

식사 전에  아버님이 건배를 하기 전에 "토끼해'에 대한 덕담을 하셨다. 올 한 해 양보와 배려를 하며 살라는 말씀이었다.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에서  토끼가 잠을 잔게 아니고 양보를 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셨다.

 

* 큰동서 형님은 누가 가든지  한 상 가득 차려 낼 재료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맏며느리로 고생한 세월을 운명으로 생각하고 며느리는 전혀 일을 시키지 않으려고 하신다. 다행히 착하고 심성 좋은 며느리들이 형님에게로 왔다.

 

5. 시아버님이  생각하는  손자 며느리의 조건

 

여러 며느리를 겪어 보고 사회생활 속에서  친구분들 며느리도 보고 아버님이 내린  결혼관이니  신뢰감이 있다.

 

1. 부잣집 딸은 배려심이 부족하다.[ 절대 사절이시라고 하셨다]

2. 외모보다 인성이 우선이다.

3. 머리가 똑똑해야 2세 교육에 지장이 없다.

4. 체격이 좀 크면 좋겠다. (시집 식구들이 모두 키가 작아서 그러신 듯하다)

5. 밝고 명랑하면 좋겠다.

6. 부모와 아들 사이를 갈라놓는 여자는 안 된다. (친정만 중요하게 여기는 여자를 의미한다)

 

* 우리 집 아이들이 모두 혼기가 찼고 시집에서 결혼 할 차례라서 아버님이  큰아들에게 말해 준 내용이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나  어디 까지나 소망 사항이고  아들들이 선택한 배우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우리 부부는 허락 할 것이다. 

 

나도 참 궁금하다 내게 어떤 며느리들이 오게 될런지 ...기도를 할 뿐이다. 더도 덜도 말고 우리 집에 잘 어울리는 아가씨들이   우리 부부의 노년의 선물로 올 것을 믿고 있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글은 시아버님의  심사를 받은 글임을 밝혀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