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자녀에게 공부가 제일 쉬운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모과 2011. 1. 20. 06:00

내가 만약 고3 때  블로그에 쏱은 열정만큼 공부를 재미있게 했다면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을 것이다.블로그는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 글쓰기,읽기,  댓글로 수다 떨기, 댓글로 듣기가 그렇다.

 

나는  학창시절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고 어려워 하는 수학을  제일 좋아했다.  라디오의 음악을 들으며  수학문제를  푸는 시간은 행복하기 까지 했다. 그때 내가 정신차리고  영어도 수학 공부시간의  반만  투자를 안한게 후회가 된다.

 

.결론 부터 말하면 공부는 잘 훈련된 습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인생 60세를  살아오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공부가 그래도 제일 쉽다는 것이다.

 

1. 검정고시로 여고에 입학한  친구

 

 1967년, 일차 고등학교 입시에서 실패를  한 후 2차시험을 보고 입학한 여고에서  나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 학교에 가기도 싫고 모든게 싫었다 그냥 소설책이나 읽고 있었으면 좋았다.  매일 소설만 보고 공부를 하지 않았다.  내가 공부를 안 해 놓고 세상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던 철부지였다.

 

 우리 반에는 검정고시를 보고 입학을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영순이(가명)는  집이 너무 가난해서 중학교 진학을 못했다.우유와 신문배달을 해서 돈을 모았다고 했다.1967년도에는 여자가 신문배달을 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영순이는  우리들보다 한 살 어렸으나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다.

* 내가 가 본 영순이네  판자집동네와 비슷한 사진 (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영순이는 점심시간이면 양은 도시락을  반 쯤 가리고  고개를 숙이고 먹었다. 나는 어느 날 우연히  영순이의 도시락을 보게 됐다.거무스레한  깡보리밥을 도시락의 반 가량 얇게 싸왔고 반찬은 노란 단무우지 하나 뿐이었다.. 영순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고개를 푹 수그리고  밥을 먹었다. 나는 마음이 애잔해졌다.

 

2.  가정방문 때문에  가 본 영순이네 집의  비참함

 

내가 영순이네 집에 가게 된 것은 학기 초 가정방문을 하는 기간이었다.

영순이네 다음에 우리집이 순서여서 선생님이 영순이네 집에 같이 갔다가 가자고 하셨다. 마포구 합정동 근처에 살았던 영순이와 서대문구(현 은평구) 갈현동에 살았던 우리집은 너무 멀어서 내가  담임 선생님을 따라 가게 된 것이다.

 

나는 살면서 본  첫 번 째 본 가장  초라한 집이 영순이네 집이었다. 판자집인 것은 당연하고 단칸방인데  벽에 도배도 못한 흙벽이었다.  영순이 엄마는 초라한 집을 부끄러워하고 수줍게  선생님에게 가정형편을 말했다.

" 영순이 아버지가 기집애가 무슨 학교냐며 공부를 못하게 합니다. 공부를 하는 것을 들키면 다 집어 던져요,. 아버지가 술 취해서 들어오면 숨어 있다가 잠이 들면 부엌 바닥에서 밥 상 펴놓고 공부를 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영순이 엄마에게 영순이가 얼마나 착실하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인가 한참 칭찬을 하셨다. 나는 45년이나 지난 일인데도 지금도 눈에 선하게 영순이네 집이 기억된다. 부엌바닥도 흙이었고  한 귀퉁이에 연탄을 조금 쌓아 놓았었다. 2학기 때 영순이는 투표로 반장에 선출됐었다.

 

* 이글 속의  사진은 다음 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3. 교대에 진학을 하고도 여고 교복을 입고 등교한 영순이

 

영순이는 가난한 집의 수재가 진학을 하던 서울교대에 합격을 했다. 나도 대학에 진학을 해서 다니는데  영순이에 대한 기가막힌 소문을 들었다. 교대에 다니는 다른 친구가 영순이가 모교 망신을 다 시킨다는 것이다. 여고 교복에 배지만 떼고 입고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정도의 가난을 겪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영순이가 더 대단해 보였다.

 

나는  나의 대학졸업식에 온 영순이를 만났다. 그당시에는 교대가 2년제라서 영순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내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우리 학교에 절친한 친구가 있어서  왔던 것이다.그후에 들은 영순이의 소식은  교대 동창인 교사와 결혼을 했다는 소식이 끝이었다.

 

4. 공부가 제일 쉬운 이유

 

만약 영순이가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무서워서 공부를 안하고 검정고시를 안봤으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당시에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딸을 남의 집 식모나 공장에 보내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영순이도 그렇게 됐을 가능성이 많았다.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고달픈 생활을 하고 시집도 고생스런데로 갔을 가능성이 많이 있었다.영순이가 공부를 선택을 안했다면 공부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이 고생을 하고 살았을 것이다.

 

나 역시 친정 어머니가 희생하면서  대학까지 가르쳐 주셔서 육체적으로는 편한 일생을 살아왔다.나는 아들들을 키울 때에 왜 공부가 제일 쉬운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라는 소설이 장기 베스트셀러였는데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였다.주인공이 해본 일중에 정말 공부가 제일 쉬운 것이었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