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체벌 절충안"과 출석 정지 기간을 찬성하는 이유

모과 2010. 12. 30. 13:13

 나는 29일 동국대 조벽 석좌교수팀이  한국교육개발원 `학교문화선진화방안 세미나'에서  발표한 체벌을 없애는 대신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출석정지'를 내리는 방법을  찬성한다.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불량한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에 반항하는 모습이나 교사에게 막말,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사태를 참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었다.

 

 

 

1. 내가  고등학교 때 받은 교육이 체벌 절충안이었다. 

 

1967년 나는 일차 로 시험을 본 진명여고에서 떨어지고 어머니가 중3 담임선생님과 의논해서  결정한  서울중앙여고에 진학을 했다.

 

진명여중 3년동안 64명 중에서  아무리 못해도  20등 안에는 들었는데  진명여고에 진학한다니까 3개월을 그냥 놀았다. 공부가  무조건 하기 싫어서 책과 영화와 드라마에 빠져서 살았다.  그때 생긴 취미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반에서 40등까지는 다 합격을 했는데 나는 떨어졌다 

 

철이 늦게 들은 나는 자기가 공부를 안해서 본교 진학을 실패 해놓고  북청색 교복이 독특했던  중앙여고를 싫어했다.

 

* 어제밤 대전에는  함박눈이 엄청 많이 왔습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공고입니다.

 

입학식 다음날 나는 그만 지각을 하고 말았다. 청구동에서 굴레방 다리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줄 몰라서  좀 늦게 학교에 도착했다. 교문은 닫혀있고 쪽문으로 지각생들을 들어 오게 하고 있었다.교감선생님이  지각한 학생들에게  일일히 학년을 물었다.대부분 1학년 신입생들이었다. 약 20여명으로 기억이 난다.

 

" 입학식 다음날 부터 지각을 하는 놈들은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 지금부터 운동장 20바퀴를 달린다."

하시더니 교감선생닙도 양복 위도리를 벗어 놓고 함께 뛰셨다. 뒤쳐지는 학생들을 위해서 뒤로 오셔서 크게 소리 치셨다.

" 이것도  못하면서  지각은 왜 하냐?  뒤쳐지지 말고 뛰어!"

 

나는 혀가 입밖으로 다 튀어 나오는 것 같이 힘이 들었다. 목은  마르고 정말 죽는 것같이 힘이 들었다. 다음부터는 절대로 지각을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교감선생님이 함께 뛰셔서 정말 죄송했다.

 

 

 2. 이유없는 반항을 했던 나 ,그리고 소극적인 방황

 

2차 학교에 온 학생들은 참 시끄럽고 공부들도 전에 학교보다 안 했다. 나도 안하면서 친구들을 무시하고 사귀지도 않고 집에서나 수업시간에나 늘 책만 읽었다.  공부를 무조건 하기 싫었다.

 

숙제도 안해 가고 수업태도도 성실하지 못했다. 예습 복습을 전혀  안하니 수업시간에 알아 듣지 못하게 됐다.  가끔 학교에 가기 싫으면 일하는 언니에게 학교에  아프다고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냥 집에 있었다. 학교가 그냥 가기가 싫었다. 부모님은 경기도에서 장사를 하셔서 따로 살았다.

 

나의 모교는  매로 때리는  선생님들이 전혀 없었다.  교과서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교실 뒤에 가서 서있게 했고 , 숙제를 안해 오면 처음에는 용서를 해주었다. 계속 안해오면 교실 밖 복도에 서 있게 했다. 수업을 받을 자격이 없으니 나가 있으라는 벌이었다.

 

어제 발표된 "체벌절충안'을  나의 모교에서는 43년 전에 실행했던 것이다. 학생들에게 인격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하는 선생님이 없었다. 나는 그당시 그런 훌륭한 교육을 해준 모교에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을 한다.

 

* 진잠의 함박눈 내린 공원모습입니다.

 

3.  개교이후 70년간 계속 된  모교의 인성교육

 

 나의 모교 서울 중앙여고에서는 고1전체 학생들에게 가야금을 필수로 가르쳤다.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모든게 불만이었던 나는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교육인지 졸업을 하고 수십년이 지나고야 알았다.

고1전체 학생들에게 '생활관" 에서   3박4일 동안 예절, 전통교육, 식사준비,가구배치, 바로걷기, 충효등을 가르쳤다.  생활관에서 생활하면서 학교에 다녔다. 사감선생님은 독신의 40대 가정 선생님이었다.

 

 고1,2학생들에게 매달 세번째 토요일 1,2교시는 "수양회"를 했다. 외부유명인사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해주었다. 클라식 음악을 틀어주어서 묵상으로 시작했다. 교내 오케스트라는  악기를 잘 다루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학생들 중에서  연주도 꼭 하게 했다. 일 년에 6번을 수양회에 참석했다.

 

해마다  겨울방학 바로 전에 광화문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을 빌려서 "교내 음악회"를 했다. 1,2학년  전교생이 무대에 올라가서 "할레루야'를 합창 했다. 무대가 좁아서 자꾸 단상 아래로 떨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의 모교는 이 모든 것을 아직도 실행하고 있다.

 

 4. 영국유학에서 돌아 온  40대 교장선생님의 교육의지가  결정한 인성교육

 

내가 고등하교 입학을 한 1967년도에는 독립유공자였던 황신덕이사장님이 퇴임을 하시고 아드님인 윤형빈 교장선생님이 부임하신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교장선생님은 영국 유학을 다녀오신 젊고 멋진 분이셨다. 이제 생각을 해보니 유럽에서 공부를하고 오셔서  유럽교육과  우리나라 교육을 절충한 탁월한 선택을 하셨던 것 같다.

 

이사장님의 종교는 기독교인데도 기독교 학교를 설립하지  않고 일반 학교를 세우신 것도 참으로 고마운 점이다. 종교는 각 가정에서 선택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장선생님은 학생회장 을 직접투표로 하게 했다.학생회장 후보 중 한 명이  공약으로 머리를 기르게 해주고 구두를 신게 해준다고 했다.그 때 모두 머리가 단발이었다.  우리는 모두 머리를 기르기를 원했다.  그 친구가 압도적인 표를 받고 당선됐다.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머리도 기르게 하고 단화를 신게 해주었다. 체육시간 이외에는 운동화 착용이 금지됐다. 머리는 단발은 규정을 지켜야 했고  긴 머리는 땋거나 둘로 묶고 다녀야 했다. 

 

얼마 후 전체 조회가 끝난 후에 교장선생님은 운동화를 신은 학생들은 모두 남고 다른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 가라고 하셨다. 교장선생님은  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온 학생들의 운동화를 큰 물통 속으로 다 집어 넣었다. 어느 학생도 불만을 말할 수가 없었다.

  

 

5. 출석 정지기간이 필요한 이유

 

요즘 같이 학생들이 거칠어지고  은어같이 쓰이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시대에  갑작스럽게  "체벌금지"는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이 역이용해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방해 하기 때문이다. "체벌절충안'을 시행해 보고 "체벌금지"를 했으면 좋겠다.

 

뉴스에 난 여교사에게  언어로 성추행 한 학생, 교사를 구타한 학생, 동기들을 계속 빵셔틀 시키는 일진 학생들, 교내 연애로 임신을 한 학생,  교내 폭력, 왕따를 시키는 학생들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바로 "출석정지기간"이다.

 

"출석정지 기간은 무단결석으로 처리하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해 불이익을 주되 해당 학생이 방치되지 않도록 심리상담·인성교육을 받도록 한다" 고 뉴스에서 봤다.

 

특히 "학생 징계의 종류를 확대해 교내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등 단계적 징계에도 문제 행동을 계속하는 학생에 대해 출석정지를 내릴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나는 내가 받은  경험에 의해서 " 체벌절충안"을 찬성한다.그리고 언젠가는 100% 체벌금지가 되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