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잘못가르쳐서 죄송하다고 아들의 담임이 사과한 이유

모과 2010. 12. 29. 13:08

큰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학부모가 된다는게 너무 좋고 설레어서  근 한 달 간 잠을 설쳤었다. 2월8일이 임시 소집일었는데  2월9일인 결혼기념일도 잊어 버릴 정도였다.한편으로는 엄마가  부족해서 아이에게 제 때 해줄 것을 못해주면 어떻게 하나? 고민도 많이 됐다.( 이야기는 25년 전  사례입니다)

 

1.  급우에 비해서 모든 것에  뒤떨어지는  큰 아들

 

생일이 12월 중순인  큰 아들은  반 친구에 비해서 키도 작고 성격도 내성적이라서 기가 죽어 있었다. 입학 후 일 주일간 공개수업을 해서 엄마들이  복도에서 지켜 볼 수가 있었다.

 

 앞에서 두 번 째 줄에 앉은 큰 아들은 자꾸 창 쪽에 엄마가 있나 돌아 보았다. 씩씩한 다른 아이들과 달라서 가슴이 아팠다. 4살까지 직장맘으로 돌봐주지 못해서 그런가 생각이 들었다.

 

입학 전에  6살 때는 아파트 안에 있는 어린이집을 보냈고 7살에는 미술학원과  피아노학원에 보냈다. 한글도 70%정도 알고 입학을 했다. 큰 아들은  남편을 닮아서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2. 공부는 성실하고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사진은 모두 다음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나는  공부는 성실하게 꾸준히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경기도에서 교편생활을 할때 자취를 한 적이 있는데 바로 옆방에 중2 전교 1등 학생이 할머니와 살았다.  그학생은 머리도 제일 좋은데 노력도 엄청하였다. 매일 밤 스스로 새벽 1,2시까지 예습,복습을 하는 모습을 봤다. 부모님들은  읍내에서 좀 떨어 진 곳에서 농사를 짓는 집안의 장남이었다.

 

나는 큰아들이 돌아오기 전에 집안 일을 다 끝냈다. 저녁 식사 재료준비까지 해놓고 아이가 집에 돌아 오는 시간에 꼭 집에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 온 아들에게  간식과 우유를 주고  학교에서 즐거웠던 일이 뭐냐고 꼭 물었다. 모든 질문을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도록 유도해서 대화를 했다.

 

그후  학교 숙제부터 시켰다. 나는 옆에서 책을 읽었다. 숙제가 끝나면 준비물을 사러 같이 갔다.집에 와서 내가 저녁을 차리는 동안  만화영화나 동물의 왕국을 보게 했다. 혹은 놀이터에 놀러 나갔다.

 

저녁 식사후  약 1시간 동안 복습위주로 암기, 문제풀이를 하게 했다. 일기 지도는  제일 신경써서 했다. 글쓰기 연습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10시에 자기 전까지 동생과 놀거나 책을 좋아 해서 독서를했다.

 

3. 방학숙제는 매일 규칙적으로 하게 했다. 

 

** 컴퓨터 강의를 받고 있는 교사들의 모습;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방학숙제 책은 나중에 알고 보니  2학기  교과서의 중요한 부분을 미리 선행학습 하는 것이었다.

나는 매일 교육방송을  들으며 공부하게 했다.녹음해서 미쳐 못듣고 놓친 부분은 다시 듣고 하게 했다. 방학 책에 나오는 모든 실험을 했고 ,만들기도 하고 ,문화유적을 답사해서 입장권과 함께  기념사진도 부착했다. 일기는 매일 꾸준히 쓰게 했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좋은 학습습관이 선행되야 하고 학생개인의  I Q 지수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보통 머리면 되면  학습습관만 좋으면 누구나 성적이 상위권이 될 수가 있다. 언젠가 I Q가 108인 학생이 서울대학교 수석 합격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개학 후 큰 아들은  1학년에서 방학숙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등을 한 셈이다. 나는 최우수상을 받은 학생은  어떤방법으로 했을까 무척 궁금했다.  2월 말에 담임에게  여쭤봤다.

 

4.  교사와 학부모 회식 방법에 문제가 심각했던 이유  

 

 

나는  학급 학부모 임원이 아니었다. 그때는 엄마들이 서로 하려고 했다. 학급임원을 해야 자기 아이에게 불이익이 없다고들 굳게 믿었다.

 

남편은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며 학교 일을 하는 것을 반대했다. 담임을 만나려면 학기가 끝나는 2월에 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라고 했다. 나는 남편의 말에 동의했다.

 

그당시만 해도 자녀가 반장 부반장을 하면 매달 촌지를 담임에게 드리는 것이 관례였다. 소풍때 목욕값이라는 명분으로 돈을 걷어 주었고 ,스승의 날에도 학급임원 엄마들이 돈을  모아서 드렸다.

 

 학년초, 스승의 날, 학기마치고 , 가을 소풍, 운동회, 학기 마치고 학급임원 엄마들과 담임이 식사를 했다. 그때마다 반장 엄마는  촌지를 모아 드렸다.

 

우리반 담임은  중년의 남자 교사였다 . 담임은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공무원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5.000세대가 살고 있었던 대단지 주공아파트였다. 지금은 재개발 되어 고층아파트 촌으로 변했다.

 

1학기를 마치고 어머니들과 회식에서 2차를  나이트 클럽에 갔다는 소문이 아파트에 퍼졌다. 어떤 엄마가   담임 선생님과 부루스도 추고 술을 마시다 만취가 됐다. 같은 아파트의 근처 동에 사니 둘이 택시를  타고 내려서 몸을 지탱못하는  학부모 엄마를 업어서 아파트까지 데려다 주는 것을  남편이 언제오나 내다 보던 다른 반 학부모 엄마가  봤다.

 

 우리반 담임이  시말서를 썼다는 소문이 다시 들렸다. 이 소문은 다른반 여고사 담임과 친한 엄마 입에서 나왔다. 당시에 학급임원을 하던 아줌마들은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집안을 치운후 한 엄마 집에 모여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다  아이들이 돌아 올 때 집으로 가는 일이 보통이었다.

 

5. 2월말  내게 "잘못 가르쳐서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한 담임 선생님

 

 

 위의 내용들이 내가 학급임원을 하지 않은 이유도 된다. 같이 다니는 엄마들도 30대 초반들이 였기에  아파트의 같은 학년 엄마들에게 당연한 듯이 촌지를주어야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학급 임원이래야  한 반에  5명 정도였다. 그 엄마들의 입을 통해서  학교 소식을 들은 다른 학부모들은 점점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없어지게 됐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든 상을 대부분 임원엄마 아이들이 받았기 때문이다. 임원 엄마들 중에는 자기 아이가 똑똑해서 할 수 없이 임원을 한다는 엄마들도 있었다. 몰려다니며  교육정보도 주고 받기 때문에 임원 엄마의 자녀가  대체적으로 잘하기도 한다.

 

2월 말 봄방학 전에 학교에 간 이유는 1년동안 지도한 큰아들에 대한 담임의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우리 용이가 방학숙제를  우수상 받은 학생과  어떤 부분이 차이가 나나요. 부족한 부분을 내년에 보충하려구요.?'

" 그게 우열을 겨루기가 어려운데 다른부분에서 우리반에서 최우수상을 받아서 방학책 부분은 우수상이 된 겁니다"

 

나는 정말 궁금해서 물었는데 담임은 무척 당황을 했다.얼굴이 벌게지기 조차 했다. 나는 담임 선생님에게 "1년동안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6년근 인삼 한곽을 선물로 드리고 왔다.

 

담임 선생님은 나를 건물 밖까지 따라나와서 90도로 인사를  하며 말했다.

"잘못 가르쳐서 죄송합니다"

" 아니, 선생님 !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아파트에 도는 소문을 듣고 교사를  평가 하기는 뭣하지만  학부모 회식은 식사로 끝나야 했다., 그후 친정 올케도 학급 임원을 했는데 담임선생님들과 회식을 하고 나이트클럽에 가는 것을  예사로 알고 있었다.

도대체 교사고 학부모고 뭐 하자는 것인지 혼란이 왔다.그 결과가 오늘의 교육현실이 됐다.  서로 협조해야 하는 관계에서 서로 불신하는 관계가 돼 버렸다.

 

**  다음뷰 메인,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노력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