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누가 그때 그 말 한마디만 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모과 2010. 12. 3. 06:30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선생님들이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막연히 " 훌륭한 사람이 되기위해서 " 라고 집에서나  학교에서 말해주었을 뿐이다.

 

1. 학습의  동기유발이 없었던   내가 받은 가정교육

 

이북에서 6.25때  월남한 아버지는  장남 우대 교육의 희생자였다.  이북에서  초대 기독교 장로의 가정이었던  친가는 신학문을 일찍 받아들인 집안이었다. 할머니는 중학교 윤리교사였다. 큰 아버지만  편애하고 아버지는 할머니가 주로  키웠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때 집에 있는 소를 장에 내다 팔았다는 일화를 큰아버지는 가끔 이야기 해주었다.

 

큰아버지가 일본유학을 다녀온 인테리인 반면에 우리 아버지는 불량 학생으로 여러 고등학교를 전학다니다  겨우 졸업을 했다.아버지의 장점은 인정이 많고 아이들을 유난히 좋아했고 어른에 대한 예의를 중요시 했다. 아버지는 생활력이 없이 무능할 때가 많았고  자주 마작을 해서 큰돈을 날렸다  어머니는 강한 생활력과  사람에 대한  신용을 중요시 했다. 

 

내가 이제 돌아 가신 부모님의 나이가 되고 보니 무능했던 아버지에게도 물려받은 게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따뜻한 마음과 큰 키와  수학적인 머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유난히 좋아 하는 점도 닮았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는 아버지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다. 맏딸이라서 유난히 사랑을 받고 자랐다. 나 역시 동생들에 비해서 편애를 받고 자란 것이다. 외할머니와  서울에서 살면서 학교에 다니던 내가  고등학교때 경기도에서  장사를 하던 부모님이 서울로 이사를 왔다

 *순서대로 앉아서 찍은 사진 (나, 여동생, 남동생,막내)

 공부를 잘했던 나는  무학이었던 엄마의 자랑이었고   내가  말하는 것은  100% 다 믿어 주었다. 부모님의 그 믿음이 나를  더 정직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내가 받은 가정교육의 다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든가  왜 공부를 잘해야  하는 이유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자랄 때  집이 너무 가난해서  학교에 가고 싶어도 못갔다고 자주 말해 주었다. 어머니의 교육열은 대단했으나  대학을 나온 자식은 2남 2녀중에서  나 밖에 없다.  여동생과 남동생은  본인들이 공부를 하기 싫어 했고 막내는 고2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우리집 교육의 희생자였다.

 

어머니는 당신의 교육에 한계를 느껴서였는지 막내 남동생을  사립초등학교에 보냈다. 우리집에서 제일 머리도 좋고  노력도 많이 했던 막내(52세)는  고졸이지만 대기업 임원을 마지막으로 올해 명예퇴직을 했다.

 

** 어머니(42세)와 아버지(50세)  

 

그때까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한 적이 없었다. 단지 수학은 그냥 재미있어서  열심히 했을 뿐이다.  다른 과목은 하고 싶으면 했고 하기 싫으면 안했다.

 

학교 선생님들은 막연히 훌륭한 사람들이 되라고 했었다. 그당시에 훌륭한 사람은  국회위원,교수,의사,선생님, 장군, 대통령, 이라고 생각했다.나는 그 중에 되고 싶은 게 없었다.나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만약  그때 누군가  내게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다고 , 대학입학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을 것이다.

 

 

2. 누가 내게 영어가 수학만큼  중요하다고 말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나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은 교직을 왜 부끄럽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제자들을 위해서 지나치게 솔직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서울공대 가고 싶었으나  성적이 안 돼서  할 수 없이  서울대학교 사범대학교를 갔다'  고 말했었다. 나는 그때 그런 담임 선생님을 인간적으로는 좋아했으나  존경하지 않았다.

 

 

 

 그당시 선생님들은 대부분  왜 대학에 입학을 하면 싫컷 놀 수 있다고 말했을까?

왜  졸업 후 결혼을 잘하려면 학과보다는  대학 간판을 보고  가라고 했을 까?

 내게 필요했던 말들은  그런게 아니었다.

 

영어는 좋다고 하고  싫다고 안하는 과목이 아니고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대학에 가면 교재가  반 이상 영어원서로  돼 있다고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고3 때 나는 수학이 좋아서 하루에  3시간 이상 수학문제를 풀었다. 미련한 짓이었다.

담임 선생님은  나를 불러서  상담한 말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 너 수학을 아무리 100점을 받으면 뭐하니 영어가  이 지경인데 겨우 반 평균 정도 나오면 어쩌니? "

 

그때 선생님이 수학만큼 영어의 중요함을  설명해 주었다면 나는 정신 차리고 영어를 열심히  했을 지도 모른다.그랬으면 내가  대학에 가서 영어 때문에 그 고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성장기에 들은 중요한 말 한마디는  그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돌려 놓을 수도 있다. 자녀교육에 필요한 것은  강요나 추궁이 아니고   공부를하고 싶도록 동기유발을 위한 격려라고 생각을 한다.

 

나의 실패가 우리 아들들에게 좋은 경험담이 되고 아이들을  야단치기보다는  격려와 칭찬을 하게 했다.나보다 성실하고 착한 아이들에게  늘 고맙고  대견했을 뿐이다. 엄마가 자랄 때보다 잘 하고 있는 아이들을 야단 칠 명분이 없어서였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자랄 때  부모나 선생님에게 꼭 들었으면 좋았을  내용이 종종  떠올랐다.정말 자주 이쉽고 안타까운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랬었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고민하며 좋은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