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특별한 추석 숙제를 내준 초등 1학년 담임

모과 2010. 9. 20. 06:30

어제는 남편의 생모의 제사날이었다.  남편(61세)이 7살 때 돌아 가셨는데  55년이 됐다. 4남 1녀를 두고 30대 중반의 젊은 엄마가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남편은 엄마에 대한 추억이라고는 늘 아파서 누워있고 무척 엄해서 매를 맞은 기억밖에 없다고 했다. 10살에 새엄마가 오셨는데 새어머니도 평생을 병환 중이시다. 몸이 아픈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그러나 안타깝고 답답할 때가 많다.

 

1.  초등 종손녀의 아주 특별한 숙제

 

제사 전에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 종손녀  서연(8세, 초등 1학년)이  학교 숙제를 해야 한다고 했다. 10월에 학교에서 학예회를  하는데  연습한 무용을  추석에  친척들 앞에서  보여주고 소감을 쓰고 사인을 받아 오라는 내용이다.

 

 

 

 서울 위례 초등학교 1학년인  서연이의 담임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자녀둔 중년의 여교사라고 했다. 오늘 어머니제사도 있고 연휴라서 종손 가족이 다 내려왔다. 총명하고 자기 표현이 정확한 서연이는 친척들 앞에서 아주 예쁘게  율동을 하며 노래를 두 곡을 했다. 내눈에는 소녀시대의 멤버들 보다 예쁘게 보였다. 서연이 담임 선생님의 속 깊은 숙제에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추석에 할머니,할아버지 댁을 찾아뵙고  오라는 숙제였다. 부모는 무용을 하는 사진을 찍어서 몇 장 학교에 보내야 한다.

 

 * 엄마를 닮아서 팔 다리가 쭉쭉  길고 지적으로 생긴 서연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멋진 포즈를 취해 주었다. 첫번째  곡은 예쁘게 두 손을 살랑거리며 속삭이듯 불렀다.

 

사랑해요 이말 한마디

 

                    사랑해요 이 한마디 . 참 좋은 말.

                    우리 식구 자고나면 주고 받는말 .

                    사랑해요. 이 한마디. 엄마 아빠

                    일 터 갈 때 주고 받는말.이말이

                    좋아서 온 종일 신이 나지요.

                    이말이 좋아서 온종일 일맛 나지요.

                    이말이 좋아서 온종일

                    가슴이 콩닥콩닥인데요.

 

 * 열심히 율동을 하는 우리 서연양, 손에 들고 흔드는 은색털이게도 학교 것이라고 소중하게 다루었다.

 

** 가족들은 모두 정성껏 소감 한마디를 써주었다. 88세 증조 할아버지부터 .....^^

 소감을 쓰고  사인을 한  알림장이다.  맨위의 왼쪽 증조할아버지는 서연이의 글씨이다. 증조 할아버지(88세),증조 할머니(팔을 다치셔서 관람 후 사인을 못했다),친할머니(66세) ,둘째 할머니(63세) 고모할머니(63세) ,셋째 할머니( 나, 59세) ,넷째 할머니( 46세)..할머니 할아버지 참 많다.

 막내 고모 할아버지 (47세),막내 고모할머니( 47세 교사) ,에고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 듣기에는 너무 젊다.^^

 

큰 아주버님과 둘째 아주버님, 남편은 작은 방에서 아버님 88세 생신 잔치와  미국에서 귀국하는 시동생부부와   함께 할 여행에 대해서 회의를 하느라고  서연이의 무용을 못봤다.

 

2, 선생님의 말씀을 잘 지키는 서연이

 

서연이의 할아버지인 큰아주버님이  조금은 봤으니 그냥 사인을 하겠다고 했다. 서연이는 단호하게 말했다.

"  안돼요. 선생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분들에게만 사인을 해달라고 하랬어요. 추석날 시골에 가서 다시 할게요."

이런 우리 서연이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남편의 생모인 시어머니의 얼굴도 나는 잘 모른다.  사진도 별로 없다.  4살 때  엄마가 돌아 가셔서 늘 남편을 따라서 학교에 다녔던 시동생이 10월  8일 귀국을 한다.

 

내일 모레 덕산 시골집으로 추석 명절을  보내러 들어간다.  나의 유년 시절은 늘 쓸쓸한 명절을 보냈다.아버지와 큰 아버지와 두분이 6.25때 내려오셔서 친척이 없기 때문에 찾아 가야할 시골이 없었다.많은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으며 명절을 보내는 서연이는 축복받은 아이다.

 

**추석을 보내며  어른들에게 큰 웃음을 주게 해준 서연이의 담임 선생님께 고맙습니다.특별하고 아름다운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감기 몸살로 춥다고 말하면서도 열심히 율동을하며 노래 하던 서연이가 그모습 그대로 곱고 맑게 크기를 바랍니다.

교사가 조금만 깊게 생각을 하면 어린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온가족들이  크게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을 줍니다.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교사 여러분들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  다음 메인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교육에 대해서 더 고민하며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