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천재자식 자랑하는 아줌마와 웬수가 된 이유

모과 2010. 9. 3. 06:30

그때만 해도 나는 40대 중반이어서  누가 말하면 "그러려니" 하고 가만히 듣지를 못했다.나에게 자꾸 자식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의논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그냥 자랑일 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고 있고  끝없이 나의 교육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던 때였다.. 누가 경험담을 말해주면 아주 좋은 정보가  되기도 했다. 다른 엄마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믿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한동네에서 12년을  책대여점을 하면서 수많은 교육서와 소설과 신문을 읽었던 시기기도 했다.

고객으로 오는 초,중,고학생들은 모두 예의가 바르게 인사를 잘했다. 학교에서 있었던 좋은 일이나 나쁜 일들을 종종 상담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와 대학까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 시기이기도 했다.

 그 학생들에게  현실의 교육현장을 많이 배웠다. 우리집 생활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수입을 주기도 한 고마운 학생들이다. 

 

1.우리 딸은 천재예요.

 

.  그 아줌마의 딸들은 내가 하던 "책대여점'에 가끔 왔다.  엄마가 얼마나 엄한지 만화책을 몰래 빌려 가곤했다. 그리 내용이 나쁘지도 않고 모든 여학생들이 보는  순정 만화인데  자식들에게 만화는 무조건 나쁘고 방해가 된다고 못보게  한 것 같다. 보다 못해  내가 조용히 권유했다.

* 영화 몽정기 2에서 : 여중생 이미지 필요해서 사용했습니다.

 

"  보영아! 엄마가 그렇게 반대를하면 보지 말아요. 내가  엄마하고도 잘 알고 있는데 입장이 곤란하지."

 엄마 몰래 책 (일반책도 안됌)을 빌려갔다 두려운 표정으로 몰래 2층 상점에 와서 책 회수함에 넣는 것을 몇번 봤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보영이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척 엄격하고 공부만 시킨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엄마 입으로 자기 딸들을 천재라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엄마는 처음 봤다. 딸 둘이  중학교 때는 모두 전교에서 3등안에 들었다.자기 딸들이 천재라고  사람들에게 말할 때는  자기 도취가 심해서 그냥 듣고만 있어야 한다.

 

 교육열이 높던  보영이 아빠는   컴퓨터 학원했는데   암으로  투병하다 죽었다

몇 달 쉬던 아줌마는 섬 출신의 여인답게 동네 시장가에 작은 가게를 내고 건어물과 생선 장사를시작했다.

 

 

*  영화 몽정기 2에서 :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2. 따님을 교대에 보내세요.

 

 시장에 갈 때마다 불러세우는 보영이 엄마에게 자주 생선을 사곤 했다. 공부 잘한다고 동네에 소문이 난 아이들이라서 내가 주로 듣곤 했다. 보영이가 남녀공학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 어느 날도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 말할 때였다.

 

나는 여러 종류의 책을 읽은 결과 우리나라 의 미래는 교대와 사범 대학교가 인기가 있을 것을 예상했다.우리 나라는 일본의 사회상과 비슷하게 가고 있는데 20년 정도 뒤떨어 졌다고 책에서 읽었다.

일본도 혼란기를  지나서 교직이 제일 인기가 있었다. 당연히 교사는 제일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모든 것이 기계화 되도 사람만은 사람이 교육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보영이는 키가  아주 작은 편이고 외모도 평범했다.      대기업도 여성을 30% 채용하는 현실에서 외모가 경쟁력인 것은 확실하다..  입사 시험에서 최종 면접은 인상과 외모가 결정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오해를하지 말기  바란다, 현실이 그렇다는 말이다)

 

나는 보영이엄마에게 진심으로 말했다. 내 말을 순수하게 받아 들여 줄 줄 알았다.

 

" 앞으로 교사가 아주 인기가 있을 거예요.  보영이를 교대나 사대에 보내면 좋겠어요. 남녀 평등한 곳은 학교이고  교사가 제일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해요."

 

" 우리 보영이는 전자 공학과에 갈 거에요. 교대에 갈 실력보다 훨씬 높아요" 

 

그러면서  아주 기가 막힌 표정으로 누구를 우습게 보냐는 말투였다.  그 후 내가 시장을  갈 때 그 앞을 지나면 미리보고 못 본 체를 하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목욕탕에서 만나도 완전히 모른 체를 했다. 1996년도  부산의 국립대학  전자 공학과는 전교 1,2등이 입학을 했었다.

 

3.   3년 후에 교대에 재입학을 한 보영이

 

 우리 막내는 동네 독서실에서 시험공부를  자주했다. 보영이도 그 독서실에 다녔다.

"막둥아 ! 보영이가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다면서 ?"

" 보영이 누나?  독서실에서 이방 저방 다니며  남자 친구들과 계속 떠들기만 하는데. 남자 방에 오는 여학생은 보영이 누나 밖에 없어"

 

* 영화 고4: 교생실습에서 교생역의 황정음양
 
중학교 때 까지는 부모가 감시가 심하고 하루종일 공부를 시켜서 최상위권을 유지했던 것이다.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어서 2년이상 새벽 1시 ,2시까지 계속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체력을 아껴두었다가 고2,3학년때만 그렇게 해야 한다.
 
보영이는 원하던 전자 공학과에 못가고 자연 과학부에 진학을 했다. 1년이 지나고 교직을 할 수 있는 수학과에 진급을 못하고 원하지 않는 학과를 가게 됐다. 보영이는 그 학과를 3학년을 하고 선배들의 진로를 지켜보다 다시 재수를 해서  경남의 교대에 진학을 했다.
 
역시 천재라고 자랑을 하던 보영이 동생은  특목고를 나와서 부산의 국립대학교  경상학부에 입학을 했다.내가  보영이 자매의 소식을 계속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보영이 엄마가  나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 자주 자랑을 했기 때문이다.   책방에 다니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줌마들이 와서 말해줘서 알게 됐다.

 

* 제가 부산을 떠날 때  보영이는 부산에서 가까운 경남 소도시의 초등학교 교사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자기 자식에 도취되서  우리 아이는 천재다. 제일 잘 생겼다. 제일 예쁘다. 착각을 하고 있는부모가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있더군요.

보영이 엄마같이 친구도 별로 없이 살면서 보는 사람마다 불러서 자기 자식 자랑을 하는 엄마는 뒤에서 웃음거리가 됩니다. 자기 자식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그래야 남의 자녀들의 장점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서 더 고심하며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