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위장 전입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어서 생각이 났다.
나도 위장전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때가 있었다.
1.큰 아들의 통학 시간 때문이었다.
큰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다른 학군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
부산에서 학군이 좋다는 남구의 학생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중학교를 한 달 다니고 다른 학군으로 가야했다.
우리가 입주해야 하는 새 아파트는 동래구와 북구의 경계선에 가까이 있었다. 4~5 정거장만 가면 좋은 중학교가 두 세 개나 있었다. 주소지를 제대로 쓰면 집에서 10정거장을 다녀야 했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하철 공사로 차가 막히면 한 시간 씩 걸리는게 문제였다.
부산은 항구도시라 해변을 따라서 발달한 곳이라서 차가 막히면 다른 곳으로 돌아 갈 곳이 없었다.
그냥 기다려야 했다. 지금은 지하철이 3호선까지 생겨서 그렇지 않다.
고민 끝에 지인의 주소로 동래구에 전입을 했다.
그리고 평지이며 버스 정거장이 가까운 곳의 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그 중학교에서 평생 기억할 수있는 중1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아들에게 긍정적인 학교 생활을 하게 했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게 해주었다.
2. 고등학교는 본래 학군으로 진학을 한 이유
큰아들은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학교규칙을 잘 지키는 학생이었다. 선생님들이 좋아 할 모범생 스타일이었다. 심지어 고등학교 1학년 담임에게는 전교생이 다 규칙을 어겨도 큰아들 한 명은 지킬 것이라는 말도 들었었다.
큰아들은 중3때 부반장이 됐다.
성적은 상위권이었고 학생들이 서로 부반장을 안하겠다고 해서 선생님이 큰아이를 임명을 했다.
부반장을 안하는이유가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제는 임원연수에 참여 하면서 생겼다. 반장 1명에 부반장 2명인데 12반 36이 버스를 대절해서 갔다.큰아들은 그곳에서 저절로 왕따가 됐다. 학군이 좋아서 모든 아이들이 유치원때부터 그동네에 살아서 서로 모두 알고 있었다. 두 명씩 앉아서 가는데 큰 아들반의 반장과 다른 부반장이 앉고 나니 큰아들은 어디에 앉을 줄 몰라서 당황을 했다. 아는 학생이 그 두 학생 말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집은 또 이사를 가야 했다.O구의 신도시에 내가 책대여점을 내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큰아들은 중3학년 2학기가 되자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게 있다고 했다.
나는 냉면집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서 자세한 말을 들었다. 학급담임이 우리 아이를 편애해서 학생들이 내가 촌지를 줘서 부반장이 됐다고 경계를 한다는 것이다.
" 엄마!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자기들도 나도 모두 부반장을 안한다고 해서 선생님이 강제로 나를시켰어.내가 안한다고 해도 그냥 시켜서 할 수 없이 했는데 ....나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싫어 . 지금이라도 전학을 가고 싶어. 잘 사는 동네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너무 이기주의야."
큰아들 눈에 눈물이 비쳤다.
나는 아이들의 담임을 대할때 부모님 다음으로 공손하게 대했다.진심으로 고맙고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교사이기를 바래서이다. 학부모인 내가 존경을 해야 선생님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믿었다. 대부분의 교사들도 나를 정중하게 대해 주었다.
나는 선생님 뿐만 아이라 누구를 만나도 45도로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하고 있다.
초,중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돌아 오면 준비물부터 챙겨보고 그것부터 준비 시켰다. 6년개근이었고 복장은 늘 단정하게 해서 보냈다. 방학숙제는 매일 미루지 않고 하게 지도를 했다.
개학을 하고 과제물 전시회에 늘 전시가 될 정도로 성실하게 지도를 했다.
선생님들은 큰아들의 태도를 보고 예뻐 한 것인데 학급 학생들이 보기에는 촌지를주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세상이었다.
중3 때 담임교사는 교도주임이었다. 어버이날에 "학부모 1일 교사"에 나를 시켰다. 각 학교 학부모 중에 1명이 참가하는 "자원상담교사"에 나를 보내 주었다.
" OO 어머니! 이 학교에는 부자도 많고 대학원을 나온 어머니도 있지만 이 교육에 적합한 분은 OO이 어머니라고 생각이 돼서 권유합니다."
부산시 교육청은 부산의 중,고등학교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어머니 각 1명씩 추천받아서 2주간 "공무원 연수원'에서 교육을 시켰다. 수료 후 "자원상담교사" 위촉장을 주었다.그후 나는 일 주일에 한 번씩 여상과 남중에 "집단 상담"을 하러 다녔다.
부산의 8학군이라는 동래구의 학교에서 O구의 변두리 학교로 진학을 하기로 했다. 이사간 집에서 새로 배정될 학교까지는 1시간 반이나 가야 할 것이다. 부산의 중,고등 학교들은 대부분 산등성이에 있다.
아무리 대학 진학률이 좋다는 학군이지만 장거리 통학을 시킬 수가 없었다.
큰아들과 의논을 한 후에 나는 담임을 만나서 상담을 했다.
" 모두들 동래구로 못와서 난리들인데 왜 반대로 O구로 가려고합니까? 멀어도 이곳의 고등학교에 보내시지요"
국어를 특히 잘하던 아들의 국어선생님은 빵과 우유를 사주며 적극적으로 만류를했다
" 그럼 너만 하숙을 해라. 너는 성적이 상위권인데 여기에서 계속 공부를 하는게 좋겠다"
중3, 2학기에 전학을 하려고 교육청에 문의 하니 중학교에 빈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몇군데 중학교에 전화를했다.
놀라운 것은 전화를받고 상담을 했던 모든 교사가 전학을 오는 것을 반대했다. 힘들어도 그냥 동래로 통학을 하라고 했다. 학생들 성적이 무척 차이가 난다고 했다.
우리 가족은 의논을 한 후 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진학을 하기로 했다.
새로 생긴 신도시에는 6,000세대가 입주를 했다.. 임대 아파트,주공아파트, 유명아파트 27평~51평까지 골고루 배치 돼 있었다. 나는 그 동네에서 12년을 책대여점을 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서민들의 자녀가 주로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어려운 집의 친구들을 보고 이웃을 돌아 보게 됐다. 우리 집 같이 갑자기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친구들을 보고 위로도 받았다. 막노동을 하는부모의 아들이 전교 2,3등을 하는 것을 보고 환경을 탓하지 않게 됐다.
오전 11시 부터 밤 12시 반까지 혼자 상점을 지키며 씩씩하게 사는 엄마를 보며 부모에 대한 고마움도 알게 됐다.
내신도 좋게 나왔다.
** 큰아들이 언젠가 그러더군요.
"엄마 내가 어학연수를 못다녀 와서 가정형편이 좀 불만이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그래서 내가 겸손할 수 있었어. 내가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영어를 유창하게 했다면 여기저기 이름난 대기업들만 원서를 써서 다 떨어지고 했을 지도 몰라. 나는 지금의 내가 좋아"
우리 가족들은 그때의 결정은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성실하고 착하게 살려고 해도 사업경험이 없으면 실패도 할 수 있다는것을 우리 아이들은 보고 자랐습니다.부모로 인해서 여러 면에서 많이 부족했던 10대를 보낸 우리 아이들이 오히려 그런 환경때문에 성실하고 남을 배려 하는 사람으로 자란게 고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족이 제일 중요한 존재라고 깨달은게 좋습니다.
* 다음 메인 화면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고민을 하며 성실하게 글을 쓰겠습니다.^^
** 댓글 삭제에 대해서 ...시골집에 갔다가 수덕사에 사진을 찍을게 있어서 갔는데 시아버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댓글이 엄청 비판적이라고 ...걱정하셨습니다.
위의 일은 약 20년 전이고 당시에 우리가 이사간 동네에는 고등학교가 없었습니다.지하철 1호선 공사로 막히면 기본이 1시간 에서 1시간 30분이라서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보내려고 그랬습니다.
글의 내용에도 있지만 다녀보니 적응이 어려워서 아이와 제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고등학교는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진학했으니 역시 끝나지 않은 지하철 공사로 통학시간이 길었습니다.제 글은 학군이 좋다고 모든 점이 좋은 것도 아니고 어디서나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살던 아파트의 학생들은 아들이 다니던 가까운 학교로 배정을 받아서 다니고 있습니다. 통학거리의 모순이 시정이 된 것이지요.
극우라고 자기를 밝히신 분의 댓글은 삭제,차단했습니다.저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닙니다. 감정에 몰입되서 쓴 댓글이라서 보는이가 불편해서 지웠고 그분 글에 단 댓글도 두세 개 지웠습니다. 그두 분에게는 죄송합니다.
다시 그시절로 돌아 간다면 저는 위장전입을 하지 않을 겁니다.
두 아이를 다 키우고 보니 시행착오한 부분이기에 그대로 적었습니다.저와 아이가 중도에서 깨닫고 제대로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습니다.제 글의 의도는 집에서 가까운 곳의 학교에 다니는게 좋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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